나에게 운동이라는 약을 팔았다

아침 운동 실내 자전거

by 눈항아리

세탁기와 나란히 새벽을 달린다. 어두운 공간을 홀로 달리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으나, 오늘은 무서움을 데리고 달리기 보다 새벽을 달리는 기계들과 그들을 비춰주는 전등불을 벗 삼아 함께 달리기로 했다. 함께 달리니 더 좋다.

심박수 104

케이던스 50

5분이 지나간다.


자전거를 타며 준비운동을 할 수 있다. 설렁설렁 5분을 탄다. 페달을 가볍게 움직인다.

​20분 짧은 시간 운동을 하면서 ‘가볍게’와 ‘무겁게’로 나눌 수 있겠는가 하겠지만, 짧은 시간도 쪼개기 나름이다. 혼자, 내 마음대로 하는 운동이라 가능하다. 새벽의 운동은 코치도 참견쟁이들도 하나도 없다. ​​


5분이 지나 속도를 높인다. 팔 운동을 한다. 양팔을 어깨 높이로 옆으로 쫙 편다. 심장에서 출발한 혈류가 다리 펌프질의 탄력을 받아 손끝까지 전달된다. 찌릿함이 손가락 끝에 퍼지는 순간은 탄산수가 목으로 넘어가는 듯 짜릿한 느낌이 든다.


팔을 쫙 펴고 정면을 바라본다. 새벽의 창은 밤의 창과 마찬가지로 나의 전신을 비추고 있다. 어둠 속 두 팔을 펼친 나는 거대한 날개를 펼친 고고한 두루미 한 마리 같다. 생각은 자유. 내 모습이 고고하다는데

이 새벽에 누가 뭐라 할 것인가. 호호.

팔을 귀까지 붙여 손을 하늘로 치켜든다. 오십견이라 생각했던 왼팔에 아직 통증이 있으나 예전보다 더 잘 펼 수 있다. 쫙 펴진다.


​몸은 계속 나빠지는 게 아닌지도 모른다. 일상을 살면서 상처가 생기면 새살이 돋아나며 스스로 치료가 되는 것처럼 몸은 스스로 나아지기도 하고 아파지기도 한다. 당장 오늘 아프다고 골골대지 말자. 내일은 자가 치유가 ‘짜잔’하고 될지도 모른다. 다만 나으려면 시간이 필요할 뿐일지도 모른다. 새 살이 돋아날 시간.

며칠 전 보다 팔 저림이 확실히 좋아졌다. 고작 하루 20분 운동으로 아픈 게 멀쩡하게 나을 리가 있겠는가. 운동을 했다는 마음이 약이다. 그렇다. 나는 약장수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약을 판다. 운동은 강력한 자기 최면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력한 플라세보효과! 나는 운동이라는 약을 먹었으니 건강하다! 약이 되는 20분 실내 자전거 탈만하다.

​오늘은 일찍 일어나서 30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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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달리는 이유> 짧은 아침 운동으로 나에게 ‘나는 건강한 사람이다.’라는 강력한 최면을 건다.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