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뚫고 달려본 자만이

아침 실내 자전거 20분

by 눈항아리


아침을 밝힌 하늘에 붉은 기운이 털끝만치 남았다.

밝으니 늦게 일어났나 싶다.

하루 만에 이렇게 해가 빨리 뜨는 건 아닐 테고...

오늘 일출시간은 6시 8분,

어제는 6시 7분,

내일은? 6시 5분,

그다음 날은 6시 4분.

하루마다 1분 2분씩 차이가 난다.

하지까지 일출 시간은 점점 빨라진다.

어스름한 새벽하늘을 보려면 더욱 서둘러 아침을 깨워야 할까.

산안개가 까만 산을 뿌옇게 비추고 있다.

하얀 서리 내려앉은 까만 차 지붕.

이미 밝아진 마당에서 볼거리를 찾아 헤맸다.

눈은 늘 반짝이는 무언가를 좇는다.

​​

자전거에 올라 막 페달을 밟기 시작하는데

가로등이 점멸의 순간을 맞았다.

가로등은 정말 한순간에 ‘픽’하고 꺼졌으나

전구 필라멘트에 열기가 남아 있는 것인지

붉은 불씨를 잠시 간직하고 있다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흡사 저녁 하늘이 붉게 번지며

하루의 마감을 아쉬워하는 것처럼


자전거를 달리며 팔 운동을 한다.

양팔을 양옆으로 쭉 펴고 비행 모드!

오늘은 힘차게 활공하는 앨버트로스다.

어둠이 물러간 아침이라는 시공간에서

움츠러듦 없이 맘껏 날개를 펼쳐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밝음과 함께하는 건 축복이다.

아침이 이렇게 밝은지

지난 며칠 어둠 속에서 달려 보고 알았다.

등불 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것

온 세상을 골고루 밝혀주는 태양이 있다는 것은

감사다.​

어둠을 뚫고 달려본 자만이 아침이 밝은 줄 안다.


천천히 20분 달렸다.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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