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툭 밥알이 떨어졌다. ‘아무도 못 봤겠지?’ 달복이는 양옆으로 눈치를 살피고는 커다란 밥덩이를 입으로 쏙 넣었다.
“엄마 오빠가 떨어진 거 먹었어요!”
복실이는 고자질을 했다.
“넌 밥을 푸고 있었는데 어떻게 본 거야? ”
달복이는 신기할 뿐이었다. 머리 옆에 눈이 달렸나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숙이고 있어도 다 보여. ”
복실이는 눈을 아래로 위로 옆으로 막 굴리며 말했다.
사실은 나도 봤다. 눈치 보는 달복이가 안쓰러워 모른 채 했다. 떨어진 음식을 입에 쏙 넣을 줄을 몰랐지만 말이다.
사람의 시선은 좁은 것 같으나 180도 정도 된다고 한다. 좁은 곳을 집중해서 볼 수도 있지만 엄마라는 사람은 늘 넓은 시야를 가지게 마련이다. 어느 곳에서 사건이 발생할지 모르니 눈을 넓게 가져야 한다. 마음도 넓게 만들면 좋겠다. 시야 넓히기는 부모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때로는 눈감아줄 줄 아는 미덕도 포함이다.
그래도 지저분한 것은 입으로 넣지 않으면 좋겠다.
손가락을 다친 달복이를 위해 오랜만에 손수 밥을 떠 먹여주었다.
숟가락으로 밥을 푸고 깍두기를 올렸다. 달복이는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숟가락이 상승하며 입으로 향한다. 들어간다, 들어간다. 밥은 들어가고 깍두기는 떨어졌다. 깎아지를 듯한 높은 벼랑과 같은 가슴은 지나쳤다. 배를 거쳐 바닥으로 추락한 깍두기. 배에 빨간 자국을 남겼다. 달복이가 깍두기를 손으로 들었다. 깍두기는 떨어지면 절대 먹지 않는다. 김치를 먹고 싶지 않을 때도 가끔 이 방법을 사용한다. 떨어진 깍두기는 식판 빈칸에 올렸다. 고춧가루 하나와 벌건 국물 자국이 바닥에 보였다.
“네가 애야? 떠먹어.” 복이가 흘겨보며 말했다.
“앞으로 썩 들어와 먹어.” 내가 말했다.
달복이는 엉덩이를 앞으로 들이밀었다. 고춧가루와 벌건 국물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5학년 달복이에게 밥을 떠먹여 주는 일은 나의 욕심이다. 이제는 놓아야 한다. 달복이도 싫어하고 복이도 싫어한다. 나만 좋아한다. 미련한 어미의 숟가락을 참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