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_어디로 가는 거예요?

by 혜성
“아저씨, 이 기차는 어디로 가는 거예요?”
“아이야, 이 기차가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네가 이 기차를 탈 건지 말 건지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단다.”
[영화 애니메이션 - 폴라 익스프레스 중]


위의 대사가 명확하게 동일하다 할 수는 없지만, 영화 애니메이션인 [폴라 익스프레스]에서 나오는 대사이다. 한 때 나는 영화 CG 그래픽 디자인 분야에 관심을 가졌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대학교 방학 시즌이 되면 고시원 쪽방에 잠시 묵으며 컴퓨터 그래픽 학원을 다녔었다.


가진 게 없던 대학생 시절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비와 생활비를 충당하였고, 꽤 열정적인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것들에 늘 확신이 없었다.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을 배우면서도 함께 하는 수강생들과의 실력 차이 때문에 자신감을 잃어갔다. 막연한 미래를 조금 더 선명하게 바꾸고 싶은 욕심만 컸다. 하지만 좀처럼 그 방법을 깨우치지 못했다. 계속되는 좌절감의 화살은 나 자신을 향하게 될 뿐이었다.

그럴 때면 재능이라는 건, 노력보다 항상 앞서가는 듯했다.


한숨 섞인 불평만 내뱉었다. 그때 당시에 나는 진로를 명확히 정하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 좋아하는 것을 하자니 내 실력이 형편없어 보였고, 적당히 잘하는 것을 하자니 그 장벽이 너무 높아 지레 겁을 먹고 포기했었다. 나에게 기차를 타야 할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지만, 나는 목적지도 정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저 망설임 속에서 초조함만 커질 뿐이었다.


내가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을까?


지금에서야 나는 그 질문이 얼마나 쓸데없는 걱정이었는가를 깨달았다. 하지만 그 당시의 나에겐 아주 중대한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평생직장이란 없다지만, 사회에 내딛는 그 첫걸음이 성공의 한 발자국이길 바랐다. 그렇게 내 고민은 꽤 오랜 시간 이어졌다.


그때 우연히 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폴라 익스프레스]이다. 멍하니 별생각 없이 보던 영화 중의 한 대사가 마음에 와서 꽂혔다. ‘기차가 어디로 가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탈 지 말 지 선택하는 내가 더 중요하다’는 그 대사가. 결과가 명확하게 좋을 것만 골라서 한다면, 그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어찌할 것인가. ’아, 내가 생각이 정말 짧았구나.‘ 문득 그 스쳐가던 짧은 장면에 머리를 얻어맞은 듯했다. 그때 이후로 나는 마음가짐을 고쳐먹었다. 내 짧은 생각으로 예측하는 결과로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무엇보다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아직도 어디에 도착할지 모른다. 그저 긴 여정 중에 우연한 간이역에 내려 뜻하지 않은 행운 같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계획 없이 탑승한 기차 안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을 수도 있고 말이다. 인생이란 내가 예측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아무리 거창한 계획을 세우더라도 그 계획이 성공적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니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내 선택에 집중하자.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순간에는 행동해라.

그 행동의 결과가 좋다면 뜻밖의 행운이 될 것이고,

그 행동의 결과가 나쁘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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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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