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공부를 하는가
이유는 생각해보고 합시다.
출처: pexel.com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한다. 어떤 사람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어떤 사람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사람은 지식을 쌓기 위해, 또 어떤 사람은 시험 자체를 잘 보기 위해 공부하기도 한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은 학창 시절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 사람들은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한 학점 취득을 위해, 즉 시험을 잘 보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아 공부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 갑자기 30여 년 전 중학생 시절 시험 점수가 좋지 않게 나온 나를 포함한 몇 명이 학습도구실에 갇혀 수학선생의 풀 스윙으로 엉덩이를 얻어맞던 생각이 난다. 문을 열고 나왔을 때 놀란 얼굴과 함께 측은해 하면서도 자신들은 그런 꼴을 당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던 친구들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체벌은 사라지고 선생들의 매를 대는 행위는 ‘학대’라는 인식이 일반화되면서 많이 나아진 것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사회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청년들의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예전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공부라는 것의 인식이 시험을 위한 것이다 보니, 시험의 결과가 좋게 나오면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는 시간이 드라마틱 하게 줄어든다. 이는 공부를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시적인 수단으로 보는 것이며, 스스로의 성장을 위한 계속적인 과정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 듯하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일시적으로 공부하는 기간을 ‘인고(忍苦)의’ 시간으로 보기 때문에 원하는 바를 달성하면 성장을 멈추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지식수준이 점점 퇴보하는 문제들이 나타난다. 사실 애초에 시험을 위해 공부했던 거지 그 분야에 대한 궁금함을 가지고 공부한 것이 아니어서 공부한 시간이 아깝기는 하지만 머릿속에서 좀 지워져도 아쉽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공부는 한자의 의미를 그대로 풀어보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지식이나 기술을 완성 시키는 과정 혹은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나는 공부란 다른 사람들의 시간과 고민의 대단한 결과물을 설령 내 머리가 그들보다 조금, 아니 많이 나쁘더라도 짧은 시간과 적은 비용으로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르는 당신이 가족들을 위해 치킨을 만들어주기로 결심하고 스스로 치킨 만드는 법을 터득하겠다고 했을 때, 당신은 많은 시간 치킨 만드는 법을 연구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하겠지만, 최고의 맛과 식감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그런 과정들을 거친 수많은 고수들의 결과물이 다양한 매체로 전파되고 있고, 당신은 그들 중 가장 반응이 좋은 방법 몇 가지만 몇 번만의 시행착오를 거쳐, 만약 운이 좋으면 한 번 만에도 맛있는 치킨 만드는 법을 익힐 수 있다. 이렇게 같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그들만큼 고민할 필요도 없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좌절할 필요도 없다. 심지어 그들만큼 요리를 잘 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그들이 쏟아부은 시간이나 비용, 정성보다도 훨씬 적은 노력으로 비슷한 수준의 지식을 당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물론 많은 고민과 실험을 했던 그들만큼 깊이 있는 지식이나 다양한 응용은 어려울 수 있다는 약점도 있지만, 당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깊이에 따라 직접 고민할 것인지, 남의 것을 얻어올 것인지 선택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들이 이뤄놓은 위치부터 고민을 시작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도 발전하고 치킨 맛도 점점 맛있어지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표하기 위해 공들인 시간보다 훨씬 더 적은 시간을 투입해 상대성 이론을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조선시대의 역사를 알기 위해 수많은 역사학자들이 사료를 모으고 해석하고 여러 자료를 비교하느라 투입한 시간들을 단 몇 시간 만에 그 일부라도 당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가성비가 높은 일이다. 우리가 어떤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면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면서 대단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기업을 경영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경우 그런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런 상황마다 똑같은 고민을 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엄청난 고민과 이런저런 시도들을 통해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블로그나 책으로 정리해놓았다면, 당신은 그 사람만큼 많은 시간을 들이며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그리고 사실 그만큼 고민한다고 해서 해결책을 찾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인생의 무수히 많은 크고 작은 고민들의 답을 찾아간다는 측면에서 공부는 일시적인 수단이 아닌 성장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을 탐구하려는 자세와 지식에 대한 겸손이다. 문제에 닥쳤을 때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해나갔는지, 왜 그렇게 했는지, 우리는 더 좋은 방법을 쓸 수 없는지를 탐구해야 한다. 나보다 더 많은 상황을 경험하고 더 오랜 고민을 한 사람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면, 일단 그 사람이 해왔던 것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남들이 고민한 결과물들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그들의 시간과 노력은 아주 쉽게 우리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