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에서 빛을 설계하다

반도체 여성 엔지니어의 일과 삶

by 서하



낯선 땅 낯선 사람들 속에 여나

달라스의 아침은 한국과는 다른 색을 품고 있겠지? 여나야

너무 보고 싶구나

늘 시차가 있어 한국 아침이면 달라스는 밤이잖아

언제쯤 보게 될까?

작년에 여름 날씨는 너무 무덥고 뜨겁고 짙은 햇살로 고생 많았지

그리고 ‘굿모닝’이라며 인사를 건네는 외국인 동료들.

엄마는 상상이 안 갈 때가 많아요

그저 영상통화 하며 우리 둘째 여나가 웃으면 잘 있구나 그 정도지

반도체 회사를 대표해 주재원으로 파견된 여성 엔지니어 여나!

한국을 떠나 타국에서 살아간다는 건 매일 작은 전투와 같은 일상 속에서

조금씩 우리 딸을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겠구나


한국에서도 잦은 외국 출장 속에 엄마가 안쓰러움을 보이면


“그래도 나는, 이 일을 좋아하잖아.”

그 대범함은 누굴 닮은가요~~~


반도체 라인, 그 정밀함 속의 여나

처음으로 한국에서 회사대표로 유튜브를 찍었을 때 엄마는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몰라 여성 엔지니어로서 정말 그 힘든 일을 해갈수 있을까?!

그때 여나 가 인터뷰했던 말 기억하니?


" 기억나는 일화는 출장 가서 셋업 하는데 2주가 지나도록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저를 포함한 한국 엔지니어와 현지 엔지니어 10명 이상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어렵게 해결하게 되었어요.

귀국 예정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던 상황이었는데 그래서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정말 다행히도 기공난 이슈가 해결이 되어서 정말 뿌듯하고 보람 있는 것 같아요.

발생한 이슈로 인해서 셋업 일정이 딜레이 되며 스케줄 관련해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고요.

그게 만약 크리티컬한 이슈라면 그 이슈가 언제 해결될 거라고 예측을 하기가 어려워서 확답을 못 내리거나 그런 부분에서 조금 부담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계획을 열심히 세웠어요

습관적으로 플랜 b 플랜 c까지 그래서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일정으로 작업이 딜레이 되면 바로 생각했던 플랜 b를 꺼내서 진행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첫 번째도 두 번째도 " 세심함"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 우리 딸 이야기를 엄마의 수첩에 적어 놓았지

기억하고 싶어서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만은 해결되지 않는 순간들이 있는 거 같아

사람들은 각자의 처한 상황이 가장 어려운 거잖아

그럴 때마다 엄마는 “나만의 시선”을 꺼낸다.

" 인생에는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난다

변화 또 변화의 연속이다

결국 무슨 일이 있어도

지지 않는 것! 노력하는 것!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I.D




달라스의 밤, 여나를 돌아보는 시간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달라스의 붉은 노을 아래에서 불 꺼진 집에 혼자 들어설 우리 여나

아플 때도 의기소침해질 때도 우울할 때도 있기 마련이잖아

최고의 청춘 시절에 이방인의 도시에서,


한국에서보다 더 ‘여나 ’에 대해 생각하길 바란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단다


좋은 엔지니어가 되기 이전에

행복한 여나가 되기를

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닌

삶을 느끼고 너 자신을 소중히 하는 여나가 되기를 기원한단다


사랑합니다

온 힘을 다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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