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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경화 Mar 11. 2024

일이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내가 미쳤지 2


일이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가족 모두의 성원을 받으며 아일랜드식탁을 치우기로 결정을 했다. 



아일랜드식탁을 철거하고 일반 식탁을 들이기로 단순한 결정 하면서부터 뭔가 일이 잘못되어가고 있었다.  

애초의 계획은 식탁만 변경하는 것이었다. 아일랜드식탁에서 일반 식탁으로. 




우리 집 주방은 평수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한 싱크대 동선이 나온다. 

ㄱ자로 꺾인 싱크대의 옆자리에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함께 놓을 수 없어 이사 올 때에 김치냉장고를 주방 베란다에 놓았었다.  

베란다에 있다 보니 김치냉장고는 음식물 창고가 되어갔고, 미쳐 손이 못 미쳐 썩는 음식이 자주 생겼다. 


이번 기회에 김치냉장고를 주방 안으로 들여놓기로 했다. 

김치냉장고를 주방으로 불러 냉장고 옆으로 옮기기로 결정을 하나 더 얹으면서 일이 더 커졌다. 

현재의 구조와 사이즈에서는 도저히 실현이 불가능한 배치였던 것.  





싱크대를 떼기로 했다.


냉장고들의 사이즈를 줄여야 했다. 


작아진 보관용량은 냉장고의 순환율을 높이고 미리사서 냉동실에 쟁여놓는 음식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모처럼 가족회의 대동단결. 


사용할 만큼 사용한 (하지만 아직 작동은 잘 되는) 900리터 큰 냉장고를 600리터 키친핏 냉장고로 변경하고 김치냉장고도 작은 2 도어의 키친핏으로 바꾸기로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그럼에도 지금 상태의 구조에서는 방법이 없어 싱크대 사이즈도 줄여야 했다. 새로 한지 3년 반 된 싱크대를 떼어내고 새로 제작하기로 했다. 주방 많은 공간을 차지하던 수납장도 떼어 내기로 했다.


그래, 한 번 하는 일이니 제대로 하자. 

나중에 다시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 암.. 그렇고 말고. 





이래도 되나... 


처음엔 식탁을 하나 들이기로 한 예산은 넉넉 잡아 150만 원이었다.

그런데, 일이 커졌다.



1. 주방가구 제작 - 500만 원

냉장고장, 싱크대, 주방베란다 펜트리창고 제작. 사장님께 읍소해서 뒤 금액은 할인을 받았다. 


2. 철거비 25만 원

싱크대, 수납가구, 아일랜드식탁 철거비. 

철거비는 생각도 못했다. 


3. 냉장고, 김치냉장고 구입 350만 원

조카 찬스로 임직원몰에서 구입했다.  


4. 식탁 - 150만 원 

식탁을 산 지 오래돼서 물가를 몰랐다. 세상은 넓고 디자인은 다양하며 가격은 너무 비싸다.  게다가 의자가 이렇게 비쌀 일인가? 마음을 다스려 예산에 맞춰 구입했다.


5. 마루 부분 공사 - 70만 원

철거하기로 결정한 수납장을 들어내니 바닥에 마루가 없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사 와서 발생한 누수 2곳의 보강공사를 포함하여 마루를 부분 보수해야 했다. 고민스러웠던 것은 우리 집 마루폭이랑 같은 폭의 자재들은 단종이 되었다.  장인정신을 가진 사장님을 설득해 심미적인 것을 포기하고 폭이 맞지 않는 보강공사로 실속을 선택했다. 


6. 김치냉장고 이동 - 15만 원

베란다에 있는 김치냉장고를 거실로 꺼내는 비용. 

도대체 이 아이는 이사올 때 어떻게 베란다로 나갔던 걸까? 사이즈가 커서 주방 문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냉장고 제작 업체에서도 할 수 없다고 해, 사설 업체를 수소문했다.  문을 모두 떼고 서랍도 빼고 분해해서 새로 조립했다.  




예산 초과



아... 내가 미쳤지.. 이게 맞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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