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능력을 객관적인 지표로 평가할 수 있다고 믿은 심리학자들
마음관찰자, 잘 지내고 있니? 풍랑 속에서 고요함을 느끼는 요즘이야.
그래도 마음관찰 학습은 계속된다~~~
요즘엔 유치원 때부터 한다고 들었어. 뭐를?
바로 지능검사야. 지능검사는 심리학이 현대인에게 미친 강력한 인식 전환 중 하나야.
인간의 능력을 객관적인 지표로 측정화한다니..'심리학은 과학이다'라고 주장한 분트의 영향과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표현되고 기능하는가'에 집중했던 제임스의 영향을 받아 세 명의 학자가 등장해.
오늘은 심리학의 또 다른 거장, 스탠리 홀(Stanley Hall)과 알프레드 비네(Alfred Binet), 그리고 루이스 터만(Lewis Terman)에 대해 얘기해 보자. 이들은 분트, 윌리엄 제임스와는 또 다른 길을 걸으며 심리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어. 특히 이들이 만들어낸 연구와 도구는 지금도 우리 삶에 깊이 자리 잡고 있지. 그럼 천천히 살펴보자.
스탠리 홀은 윌리엄 제임스와 비슷한 나이에 함께 미국에서 활동했던 학자인데, 제임스와 다르게 '심리학자'로 불리는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겼던 사람이야. 그는 미국 심리학회를 창립했을 뿐 아니라, 아동기, 청년기, 노년기 연구를 통해 교육 심리학의 중요성을 강조했지. 그의 연구는 ‘유전심리학’이라는 분야로 분류되는데, 인간 마음의 발달과 진화에 대한 연구로 현재 발달심리학의 기틀을 마련했지.
흥미로운 점은 홀은 독일의 진화 생물학자 에른스트 헤켈의 ‘발생반복 가설’을 심리학에 도입했다는 거야. 이 가설은 간단히 말하면, “우리 한 사람의 태아 발달 과정이 인류의 진화 과정을 반복한다”는 거야. 홀은 이걸 마음의 발달에도 적용하면서 어린아이의 발달 과정을 연구하면 인류의 진화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했고, 반대로 아동기의 발달 과정을 통해 우리 조상들이 어떤 단계를 거쳤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어. 홀의 이런 독특한 접근 덕분에 발달심리학의 토대가 마련되었고, 오늘날 우리가 아동과 청소년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어.
다음은 프랑스에서 온 알프레드 비네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능 검사’를 처음 만든 사람이 바로 이분이거든. 그런데 비네가 지능검사를 만든 이유는 꽤 실용적이었어. 그는 학교에서 수업을 따라가기 힘든 아이들을 선별하려는 목적에서 정신수준검사를 개발했어. 이 검사가 바로 오늘날 IQ검사의 시작이 된 거지. 그런데 비네는 수업에 따라가기 어려운 아이들을 선별해서 따로 교육을 수행하기 위해서였지, 차별하기 위해서 검사를 개발했던 건 아니야.
비네의 검사는 처음으로 '정신연령'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어. 예를 들어, 7세 아이가 평균 7세 아이의 인지적 능력을 보이면 100점, 8세 수준을 보이면 120점, 6세 수준을 보이면 80점이 되는 식이야. 이런 방식은 지금도 우리에게 익숙하지? 그런데 이 검사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하게 돼.
터만이 없었다면, '지능'이라는 표현이나 '능력주의'라는 말은 없었을지도 몰라. 터만은 비네의 정신수준검사를 개조해서 미국 내에서 스탠포드-비네 IQ검사를 개발했어. 터만이 개발한 스탠포드-비네 검사는 지능을 수치화하는 기준이 되었고, 오늘날 우리가 아는 지능검사의 기본 형태를 갖추게 했지. (물론, 지금은 더 정교한 지능 검사가 개발되어 있지. 병전 지능과 현재의 지능 수준을 비교해서 알츠하이머나 파킨과 같은 질병이나 다양한 심리 장애로 인한 지능의 감소를 알아볼 수도 있고, 연령에 맞는 발달 수준을 면밀하게 바라볼 수 있지.)
터만의 연구는 지능의 유전적 요소와 능력주의 사회라는 미국적 신념과 결합해 큰 반향을 일으켰어. 터만은 단순히 지능을 측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어. 그는 우수한 학생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어떻게 성공하는지 장기적으로 연구했지. 그의 연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심리학에서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어. 그런데 당시에는 군대에서도 비네 검사를 개조해 신병 선발 검사로 사용하기도 했다는 사실! 얼마나 명령을 잘 따르는지 측정하려고 했다고 하니, 심리학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면서 무섭기도 하지?ㅠㅠ
홀, 비네, 터만의 연구는 미국 심리학의 전통인 기능주의와도 맞닿아 있어. 독일 심리학이 마음의 구성 요소를 분석하는 구성주의에 집중했다면, 미국 심리학은 마음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활용될 수 있는지를 탐구했지. 그래서 심리학은 점점 더 실용적이고 대중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게 되었어. 어쩌면 이런 기능주의적 접근 덕분에 심리학이 오늘날처럼 폭넓게 사랑받는 학문이 되었을지도 몰라.
비네와 터만의 지능검사는 심리학을 교육, 군사, 사회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줬어. 특히 미국에서는 터만의 연구가 군대의 신병 선발 검사로까지 발전하며 실용성을 인정받았지. 하지만 이런 검사들이 단순히 인간의 지능을 수치화하는 데 그치며, 개인의 잠재력이나 환경적 영향을 간과한다는 비판도 함께 따라왔어. 그리고 인간을 생애라는 긴 시간의 연속선상으로 바라봤을 때, 여러 이유로 지능 또한 변화하거든. 그래서 너도 어릴 때 학교에서 했던 지능 검사 점수를 가지고 지금의 널 평가하지 마. 특히 학교에서 한 검사는 약간(?) 기분 좋게 평균을 105나 110으로 살짝 높여놓고 측정해. 100을 기준으로 하면, 발달 단계에서 낮게 나오는 아이들이 꽤 많아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그렇게 했거든. 심리학자라면 양심상 그렇게 안 했겠지만, 검사 라이선스를 산 회사에서는 그랬다 하더라고.
개인의 지능을 수치화하고 환경적 영향을 간과한다는 비판은 심리학이 지금도 풀어나가고 있는 숙제야. 개인의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 어떤 게 더 중요한 것인가. 미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전과 환경의 싸움은 무승부로 끝났어. 둘 다 중요하다는 것으로. (치열한 싸움이었던 것에 비해 너무 싱거운 결론이지? ㅎ)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능검사는 그 비판을 수용하면서 굉장히 복잡하고 고도화됐고, 현재 숙련된 임상심리학자만이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 세분화된 검사 덕분에 아이들이 여러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양육 방식 또한 아이 맞춤형으로 고도화(?)되었다고 보여. 문제는, 차별이야. 한국을 포함한 교육열이 치열한 몇몇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능력으로 줄 세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한계를 지어버리는 것 같아. 우리도 어렸을 때 그랬었지. 나에게 주어진 한계 또한 벗어버리는 게 우리의 인생 과제가 되어버렸지.
마음쿠션 7번째 이야기는 발달심리학과 지능검사를 개발한 홀과 비네, 터만, 이들의 연구를 통해 우리는 심리학이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구라는 걸 배울 수 있어. 심리학은 여전히 발전 중이고, 우리가 새로운 도구와 관점을 더해갈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오늘의 이야기에서 너는 무엇을 느꼈을까? 홀의 발달심리학, 비네의 지능검사, 터만의 IQ 연구는 심리학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야. 이제 너도 너만의 마음관찰을 통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 항상 응원할게!
(+) 지능 검사+뇌 기능 향상에 대한 심리학 연구의.한계를 표현한 소설이 있어. [앨저넌에게 꽃을]이라는 소설인데, 리뷰 영상을 참고하면 이해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