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우린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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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챗지피티의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길고양이가 통 덫 안에서 울고 있다. 통 덫은 설치한 지 이틀이나 지났다. 인근 주민이 통 덫에 걸린 길고양이가 이틀 내내 울었다고 말한다.
보호센터 직원1
아이고 혼자 심심했겠네, 친구들 있는 곳으로 가자.
순자, 미리 준비해 온, 천으로 덫을 가리고 간식도 주지만 경계를 풀지 않는 길고양이.
보호센터 직원2
뭘 그렇게 줘요, 버릇만 나빠지지.
순자
상태가 안 좋은데, 지금 그런 말씀을 하세요.
보호센터 직원1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러면 정들어요.
그리고 자칫 방심하면 우리가 다친다니까요.
순자
이틀이나 지나서 포획하시니까.
친구들이 힘들어하잖아요.
보호센터 직원2
친구는 무슨.
보호센터 직원, 통 덫을 차량 안으로 들어 올리는데 원장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보호센터 직원1
네, 원장님, 저희 지금 길고양이 수거 끝났고요.
지금 들어가려고 합니다.
원장(V.O)
야, 그건 그렇고, 삼목 아파트 쪽에 개가 한 마리
있나 봐. 지금 주소 보내 줄 테니까.
바로 이동해서 수거하라고.
보호센터 직원1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차에 타는 보호센터 직원들 순자를 바라보며 조용히 이야기한다.
보호센터 직원2
저거(순자) 계속 달고 다녀야 되나?
보호센터 직원1
너랑 둘이 다니는 것보다 좋은데 왜? (웃음)
빨리 타.
차에 타려는 보호센터 직원2 순자가 들으라는 듯 싫은 소리를 한다.
보호센터 직원2
왜 귀찮게 달고 다니라는 거야.
보호센터 직원1
(순자에게) 빨리 타요!
순자, 고양이가 들어가 있는 통 덫을 천으로 꼼꼼하게 가리고 차에 올라탄다. 순자가 차에 올라타자 급하게 출발하는 차량, 순자가 휘청이며 안전띠를 맨다.
검게 때가 탄 유기견 포악이(마틴-헤옥의 잃어버린 강아지) 으르렁거리며, 다리를 절뚝거린다. 다쳐서 경계심이 심해졌다. 접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으르렁거리는 포악이. 포획직원, 포획에 어려움을 겪는다.
보호센터 직원1
이 녀석, 아주 성질이 더럽네.
(강아지를 달래며) 우리, 조용히 가자.
포획 망을 던지자, 재빠르게 피하는 포악이, 보호센터 직원2 바닥에 구른다.
보호센터 직원2
아, 개새… (순자 눈치 보며)
마취 총… 마취 총 꺼내자.
보호센터 직원들 감정이 격해지자, 순자, 용감하게 포악이에게 다가선다. 포악이는 계속 으르렁거리며 경계한다. 주머니에서 천천히 간식을 꺼내 포악이에게 다가가는 순자, 하지만 포악이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순자
괜찮아, 이거 먹자, 천천히, 천천히.
무서워하지 말고.
순자, 환하게 미소를 띠며 다가가자, 조금씩 경계를 푸는 포악이 순자에게로 천천히 다가오는데, 크게 기계음(철컥) 들린다. 포악이, 소리와 함께 포획직원이 마취 총을 장전하는 걸 보고 놀라 다시 크게 으르렁거리며 순자를 공격한다. 순식간에 순자의 손을 무는 포악이.
순자
악!
그 순간, 포악이에게 마취 총을 발사하는 포획직원. 마취 주사를 맞은 포악이의 저항이 잠깐 격렬하게 일어나다 이내 힘없이 비틀거리며 바닥에 쓰러진다. 센터직원2이 다가가 나무 막대기로 포악이의 엉덩이를 몇 번 찌르고 잠잠한 포악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입마개를 씌워 케이지에 안으로 넣는다. 포악이는 정신을 잃고 케이지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발길질을 하며 반항해 보지만 힘이 빠진 다리는 그저 허공을 차고 있다. 센터직원1이 차에서 긴급 의약품을 꺼내 순자에게 다가간다.
보호센터직원1
손 줘보세요.
순자, 상처 난 손을 숨기려 한다. 보호센터직원1, 순자의 손을 당겨 상처를 확인한다.
보호센터직원1
보셨죠? 이게 굉장히 위험해요.
저 녀석들은 이제 반려동물이 아니라, 야생 동물이에요.
원장님하고 과장님께 말씀드릴 테니까.
앞으로 현장 나오지 마세요.
순자 바닥에 앉아 손을 치료받으며, 차에 실리는 포악이(마틴)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순자, 붕대를 맨 손을 바라보며 복도에 앉아 있는데 보호센터 간호사가 순자를 진료실로 안내한다.
간호사
안락사 보시는 게 처음에는 힘드실 건데.
과장님도 지독하시네…
순자
…
진료실 안에는 보호 공고기간(2주)이 지난 유기동물들이 안락사 준비를 하고 있다. 강아지 한 마리고 차가운 철제 다이에 올려져 오들오들 떨며 순자를 바라보고 있다. 순자가 안타깝게 강아지를 바라본다. 순자는 안락사 현장을 참관하라는 과장의 지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안락사를 참관하고 있지만 순자의 표정은 몹시 어둡고 두렵고 우울하다. 원장과 간호사가 주사기에 주사약을 천천히 삽입하고 약물이 주사기에 들어가는 소리가 끔찍하게 순자의 귓가에 들려오고, 주사기에 약물이 가득차자 간호사가 원장에게 주사기를 건넨다, 원장은 바늘에서 주사약이 잘 나오는지 확인하고, 유기동물의 뒷다리 잡는데 강아지가 힘없이 '낑낑'대며 순자를 바라본다. 강아지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원장이 강아지 다리에 주사기를 꽂고 약을 주입한다. 주사약이 들어가자, 강아지는 천천히 의식을 잃어간다. 순자를 바라보던 눈은 힘없이 풀리고 이내 눈을 감는다. 원장이 다시 근육이완제를 놓자, 심장이 약하게 뛰며 완전히 의식을 잃는 강아지. 강아지의 몸이 파르르 떨린다. 곧 온몸이 축 늘어지는 강아지고, 순자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순자는 강아지에게 천천히 다가가 체온을 느끼며 안아 준다. 하지만 원장은 순자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원장
순자씨. 괜찮아요?
순자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괜찮을 수가 없잖아요, 원장님.
그때 간호사가 원장에게 석시콜린(근육이완제-안락사 약품)가 거의 떨어져 간다고 이야기한다.
간호사
원장님, 석시콜린(근육이완제) 다 떨어져 가는데요.
원장
(짜증) 그걸 왜 지금 이야기하나!
그거 오래 걸리는 걸 알면서 주문을 안 해!
요새 왕진 많은 거 뻔히 알면서 말이야.
2주치 주문해…(소리 작아지며) 다음 왕진 때
한꺼번에 해결해야 하니까.
간호사
죄송합니다.
원장
그리고 이제 그런 건 알아서 해야지.
원장과 간호사. 가벼운 일을 마친 듯 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에 넣고 진료실 밖으로 나간다. 진료실 안, 칠흑같이 어두워지며 순자와 강아지의 주변이 원형으로 밝아진다.
순자
미안해.
순자가 눈물을 흘리며 강아지를 꼭 안고 있다. 그때 강아지 아무런 일이 없는 듯, 눈을 떠 순자를 핥아준다. 그리고 순자에게 말을 건넨다.
안락사 강아지
고마워요. 함께 해줘서.
우리 다음에는 더 좋은 세상에서 만나요.
강아지 천천히 공중으로 뜨더니, 진료실 천장이 뻥 뚫리고 까만 밤하늘로 변한다. 수많은 별이 빛나고 있는 밤하늘. 강아지 반짝이며 별이 되어 날아간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순자가 눈물을 닦으며 강아지에게 손을 흔든다.
'안녕~!!'
온몸에 힘이 풀려 귀가하는 순자. 문을 열자, 상철이 순자를 기다리고 있다.
상철
왔어? 자기야. 나 할 이야기 있는데.
순자
오빠. 나 너무 힘든데. 내일 이야기하면 안 될까?
상철
음. 요새 왜 그래? 나 하고는
이제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은 거야?
순자
오해하지 마. 그런 거 아니야.
상철
지금 오해라고 했어? 내가 오해하는 거야?
순자와 상철 사이에 어색한 공기가 스친다. 순자, 상철의 손을 잡아준다. 순자의 손에 붕대가 감긴 것을 본 상철 놀란다.
순자
미안해. 오늘 너무 힘들었어.
상철
어? 그런데 이 손은 뭐야?
순자
아니야. 일하다가 조금 다쳤어.
오빠. 공부는 다시 시작하고 있는 거지?
상철
시험이 문제야, 순자 네가 이렇게 다쳤는데.
산재 신청해야 하는 거 아니야?
순자
아니야, 괜찮아.
상철
아닌데, 산재 신청해야 하는데. 산재 신청해!
(버럭 화내는 상철)
상철 순자의 손을 입으로 '호호' 불며 매만지고 있다.
상철
나 같은 놈이 다쳐야 하는데…
순자의 손을 꼭 잡고 말없이 순자를 바라보던 상철이 무언가 고민하다 말을 꺼낸다.
상철
순자야 나... 그냥 공시생활 접으려고.
그냥 빨리 취업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순자 너한테 짐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순자가 상철의 이야기에 놀라, 상철의 두 뺨을 잡고 이야기를 한다. 상철 약간 아픈 듯 미관을 찌푸린다.
순자
오빠, 지금까지 공시 준비 오래 했잖아.
지금 포기하면 안 돼.
올해만 잘 버텨보자. 내가 월세하고 낼 테니까.
그리고 우리 원래, 먼저 붙은 사람이 월세랑 생활비 데고
꼭 같이 공무원 하자고 약속했잖아!
순자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1년만 공시생 생활을 해보라며 상철을 설득한다.
하지만 상철은 자존감이 떨어진 듯, 풀이 죽어있다.
상철
자기는 몰라, 내가 얼마나 지금 힘든지.
순자
힘들지, 오빠는 더 두려운 거 알아.
상철
나도 빨리 취직해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어. 공무원 아니라도 뭐라도 하고 싶다고.
혼자 방에 있으면 죽고 싶어.
죽고 싶다는 상철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순자, 불현듯 보호센터에서 안락사당한 강아지가 떠올라 눈물을 흘린다.
순자
오빠 그런 무서운 말 하지 마, 우리 살아 있잖아.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