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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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챗지피티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동이 트는 이른 새벽녘, 순자는 자신이 돌보던 길고양이 해바라기, 코스모스, 순자 등에게 밥을 주고 출근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며칠 전에 준 사료가 그대로인 채 사료 그릇에는 곰팡이가 펴있다. 걱정스러운 순자가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순자가 기준의 자리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서류함에 가득한 서류 뭉치를 꺼내 들어 힘겹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데 한과장이 순자를 부른다.
한과장
순자씨, 여기 잠깐 와 봐요.
무거운 서류 뭉치를 들고 힘겨워하며 대답하는 순자.
순자
네 잠시만요.
자신의 자리에 서류를 내려놓고 과장에게 달려가는 순자. 과장 앞에 선다.
한과장
여기 앉아요. 손은 괜찮아요?
순자가 의자를 끓어 자리에 앉자, 과장은 순자의 손을 요리조리 살핀다.
순자
네.
한과장이 순자의 손을 놓고 순자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본다.
한과장
기준씨가 뭐 특별한 이야기 한 거 있어요?
순자
별말씀 안 하셨는데요.
육아 휴직 끝나고 만나자고…
그동안 잘 지내라고.
한과장
순자씨, 그럼…
나한테는 뭐 특별히 다른 질문 있어요?
순자
질문이요?
한과장
네, 질문. 뭐 궁금하거나.
순자
질문은 아니고 궁금한 게 있기는 한데.
한과장
(순자의 말을 끊고) 순자씨, 기준이가 왜 모난 돌인지 알아요?
궁금한 게 많아서 그래.
그래서 다들 피곤한 거고.
순자
아. 궁금한 거 없냐고 하셔…
한과장
다시 물어볼게요, 순자씨 궁금한 거 있어요?
순자, 어색하게 자신의 머리를 만진다. 커피잔을 탁자에 내려놓는 한과장.
한과장
그래요. 순자씨.
순자씨 요새, 현장 나가고 하면서
너무 힘든 것 같아서.
조금 쉬어야 하니까.
오늘은 창고에서 서류정리만 하세요.
창고에 가면 기한 지난 서류들이 있고 그거 파기하면 돼요. 오늘 중으로 다 파기하시고,
날짜가 남은 서류들도 다시 정리하세요.
그냥 날짜(숫자)만 확인해서 분리만 잘하면 돼요.
알겠죠?
순자
네. 알겠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채 방치된 창고. 창고를 바라보는 순자의 난감한 표정이 보인다. 분명 과장은 쉬면서 서류를 정리하라고 했지만 이게 쉴 수 있는 일인지 모를 만큼 창고는 엉망이다. 창고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서류 상자들이 가득 차 있다. 상자들을 들추자, 먼지가 날린다. 연도별로 상자를 정리하는 순자. 서류 보관 규정 매뉴얼을 살피고 있는 순자. 연도별로 분류한 서류들을 파기와 보관으로 나누고 서류 파기를 시작한다. 조금씩 창고에 자리들이 보이고 발 디딜 틈도 없던 창고의 공간이 조금씩 넓어진다. 쌓여있는 검은 쓰레기봉투. 창에서 비추던 해가 사라지고 어두워진 창고 형광등 불빛이 켜진다. 졸음이 밀려오는 순자. 파기되는 서류들을 유심히 보는데, 분쇄기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서류를 감긴 눈으로 보던 중,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종이를 잡아 뺀다. 반쯤 잘려나간 종이가 순자의 손에 들려 있다. 잘려나간 구겨진 문서에 담겨 있는 고양이 순자의 사진을 보고 놀라는 순자.
자신이 밥을 주던 길고양이들을 찾으러 온, 순자. 한 손에는 손전등이 들려 있다. 작은 목소리로 길고양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순자.
순자
순자야, 해바라기야, 코스모스야. 어딨어?
제발 나와봐.
그때 멀리서 순찰을 돌고 있는 경비원의 모습을 바라보는 순자, 황급히 나무 사이로 몸을 숨겨본다. 천천히 순자쪽으로 다가오는 경비원, 무언가를 찾는 것 같아 보인다. 순자 들키지 않으려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 조심스럽게 경비원을 주시하고 있다.
경비원이 음산한 목소리로 고양이들을 부르며 순자가 있는 방향으로 가깝게 다가온다.
경비
나비야. 나비야.
경비원이 가까워오자. 순자 동공이 커지고 심장이 크게 울리기 시작한다. 긴장한 순자가 자세를 바꾸는데 나뭇가지를 밟고, 소리에 반응한 경비원은 손전등을 순자에게 비춘다. 순간 순자의 눈에 악마처럼 보이는 경비원.
경비
누구야!!
순자에게 빠르게 다가오는 경비원. 놀란 순자 랜턴을 휘두르며 비명을 지른다.
순자
꺅!
아파트 경비실에 따뜻한 찻잔을 손에 쥐고 있는 순자, 찻잔에서 김이 올라온다.
차가운 수건으로 머리를 문지르는 경비아저씨, 측은하게 순자를 바라본다.
순자
죄송합니다.
경비
괜찮아요. 다친 데 없어요?
순자 네.
경비아저씨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사진을 검색하고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순자에게 보여준다.
경비
예쁘죠?
순자
(순자 환하게 웃으며) 강아지랑 고양이네요.
경비
저희 식구들이에요.
강아지는 남이, 고양이는 이남이. (미소)
순자
이름이 비슷하네요.
경비
우리 딸이 엄마 성하고 아빠 성을
앞뒤로 부쳐서 지어줬어요.
순자
너무 이쁘네요. (환한 웃음)
순자는 사진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경비원은 경비실에 들어온 벌레들을 잡고 있다.
경비
고양이 찾으러 오셨죠?
순자
네.
경비
저도 한 참 찾아다녔어요,
오늘도 혹시나 해서 녀석들
자주 오는 곳을 가 봤는데,
선생님이 있었던 거고.
녀석들이 계속 안 보이네요.
순자
아저씨도 못 보셨구나.
혹시 어디 잡혀가는 것도 못 보셨나요?
경비
…그런 건 본 적이 없는데,
요새 들어 자꾸 동물들이 없어지네요.
저번에 하얀 강아지랑 같이 있던
괴팍한 아주머니 보셨죠?
순자
네. 강아지와 함께 계셨던 분 기억해요.
경비
그분도 강아지를 잃어버려서
한동안 아주 시끄러웠어요.
경비 아저씨, 서랍에서 전단지를 꺼내어 순자에게 건넨다.
전단지 내용
‘우리 마틴을 찾아주세요!’라고 쓰인 호소문과 마틴과 행복해하는 아주머니의 사진이 중앙에 크게 박혀있다.
내용 - 이름, 마틴. 특징, 하얀 털에 윤기가 흐름. 연락처 등등
순자 사진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 며칠 전, 보호센터 직원들에게 포획된 강아지(포악이=마틴)가 떠오른다. 더 유심히 바라보는 순자. 깜짝 놀라서 경비 아저씨를 바라본다. 순자 손에 든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메모지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 경비 아저씨에게 전달하는 순자.
순자
아저씨, 혹시 고양이 친구들 보시면
꼭 연락 좀 부탁드릴게요.
순자 자신의 자리에서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서류뭉치를 만지며 과장의 눈치를 살피다가 결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과장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선다.
순자
실례합니다. 과장님.
한과장
어, 왜?
순자
… 다름이 아니라, 어제 제가 서류를 보다가,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어서요.
한과장 짜증스럽게 순자를 바라본다.
한과장
뭔 데?
순자
다름이 아니라, 포획대상이 아닌 고양이들이
포획된 것 같아서요.
아마 센터에서 무슨 착오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리고 사진을 유심히 보니까, 전에 제가 돌보던…
한과장 갑자기 탁자를 치며 순자의 말을 막는다.
한과장
순자씨. 내가 서류 파기하라고 했지.
잘못된 문서 찾으라고 했어?
순자 어젯밤에 파기하려던 서류들을 과장의 책상에 늘어놓고 설명을 이어가려 한다.
순자
그건 아닌데요.
여기 보시면 중복된 문서들이 있고
제가 돌보던 고양이들과 비슷한 친구들이
여기 있어요.
순자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과장, 순자에게 조곤조곤 협박하듯 이야기한다.
한과장
순자씨, 아직 정식 공무원 아니야! 시보기간이라고.
… 튀지 말라고.
시보기간, 공무원 시보기간은 공무원 임용후보자가 정식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 그 적경성을 판정받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거치게 되는 시험기간 중의 공무원 신분을 의미한다.
64-1 보호센터 밖
과장의 ‘튀지 말라고.‘가 메아리를 쳐 64 씬으로 넘어온다. 순자의 얼굴 클로즈업으로 보이고, 비밀스럽게 어딘가를 둘러보는 순자. 보호센터 담 너머로 보호센터 직원들의 동향을 확인한다. 보호센터 직원들은 몇몇이 모여 볕을 쬐고 있다. 그 옆으로는 이동용 케이지 안에 유기견들이 힘겹게 늘어져 있다.
보호센터 직원1
아, 따~뜻~하다.
보호센터 직원2
(케이지 안 유기견들을 보며) 우리보다 애네가 더 상팔자다.
(직원1에게) 얼른 차에 실어.
보호센터 직원2, 직원1에게 말하고 케이지를 실은 직원들은 차에 시동을 켜 밖으로 나간다. 차가 멀리 모퉁이를 돌아 사라진 것을 확인한 순자는 벽에 붙어 보호센터 안으로 진입한다. 그때 걸려 온 전화 상철이다. 깜짝 놀란 순자가 전화를 수신거절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다시 울리는 상철의 전화. 순자가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는다.
순자
오빠, 왜? 나 바빠.
상철(V.O)
더는 못하겠어.
순자
오빠. 술 먹었어?
상철(V.O)
순자야, 나 너무 힘들어.
너한테, 짐만 되는… 나는…
전화를 끊어버리는 순자, 보호센터에 집중한다. 천천히 문을 열고 창고와 사무실 방향으로 이동한다.
64-2 보호센터 사무실
유난히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보호센터. 진료실로 들어서는 순자.
원장이 기다렸다는 듯 순자를 바라보고 있다. 원장의 무릎 위에는 아기 고양이가 올려져 있다.
원장
(고양이에게) 아이고 귀여워라.
맘마 줄까요?
(뒤늦게 순자를 보며)어! 순자씨, 왔어요?
얼음처럼 얼어붙은 순자는 민망해하며 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원장
거기 서 있지 말고 여기 앉으세요.
순자
지나가는 길에 들린 건데, 계셨네요.
원장은 순자를 빤히 쳐다보며 고양이를 어루만진다.
차가운 미소를 띠며 고양이를 만지는 원장.
원장
지나가는 길인데, 왜 몰래 들어오셨을까?
순자의 표정이 굳는다.
원장
농담이에요. 농담. 뭘 그렇게 정색을 하세요.
(다시 고양이에게) 아이고, 이 녀석, 귀여워.
순자씨 어때요? 예쁘죠?
순자
…원장님, 다른 건 아니고요.
사실 궁금한 게 있어서 왔어요.
원장
(날카롭게) 제가 먼저 물어봤잖아요.
고양이 예쁘냐고?
순자, 원장의 반응에 당황해한다. 원장이 고양이를 케이지 안으로 넣고 자리에 다시 앉는다.
원장
(차분하게) 그래요. 뭔데요?
순자
제가 서류정리를 하다 보니,
보내 주신 서류들에 중복된 유기동물 리스트가 있었고요
그 안에 제가 아는 친구들 있었어요.
원장
친구?
순자
네.
원장
저희가 수거하는 유기동물들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그리고 사진만 보고 어떻게 알아요?
순자
원장님, 말씀 중에 죄송한데, 수거라는 말을
다른 말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원장
… 어이가 없네. 그럼 뭐? 수집? 채집?
순자는 가지고 온 서류(고양이 순자, 해바라기, 코스모스의 사진 등)와 포획 규정집을 꺼내 탁자에 올려놓고 원장을 바라본다.
순자
이 친구들은 제가 돌보던 길고양 친구들이고요.
(규정집을 원장에게 보여주며) 보시면,
길고양이는 포획대상이 아니잖아요.
원장
뭐야, 이거? 기준씨가 인수인계로 의심병만 주셨네.
순자씨, 민원이 오면 포획을 하는 것도 규정인 거
아시죠?
순자는 다시 가방에서 마틴의 전단지를 꺼내 들어 원장에게 보여준다.
원장
이건 또 뭐야?
순자
잡아 온 유기동물 중에 마틴(포악이)이라는 강아지예요.
원장은 사진을 유심히 보고 있다.
원장
(태연하게) 비슷하기는 하네요.
순자
원장님, 비슷한 게 아니라, 이 친구가 맞는 것 같아요.
원장
진짜, 피곤하게 구네. 따라오세요.
64-3 유기견 격리실
유기견들이 모여 있는 격리실로 들어서는 순자와 원장. 형광등이 깜빡이며 켜지고 구석진 곳의 케이지 안에는 처음 잡혀 왔을 때의 기개와 사나움은 사라지고 축 늘어져 힘없는 포악이(마틴)가 보인다. 케이지를 잡고 포악이를 바라보는 순자, 포악이(마틴)를 불러본다.
순자
마틴, 마틴.
미동도 없는 포악이 감고 있는 눈을 살짝 떠보지만, 다시 눈을 감는다. 전단지를 들어 사진을 확인하는 순자. 포악이가 마틴임을 확신한다.
순자
마틴이 맞아요. (다시 마틴을 불러보는 순자) 마틴, 마틴.
원장이 전단지를 낚아채 사진과 포악이를 번갈아 본다.
원장
순자씨, 여기 뒷다리 보세요.
이 사진 점이 없죠?
그런데 저 녀석(포악이) 점이 있어요.
(귀찮아하며 서둘러) 그만 나갑시다.
순자는 다시 전단지를 확인한다.
순자
아니에요, 털이 더러워져서 점처럼 보일 수 있잖아요.
원장
(화를 내며) 아무리, 관리 감독 기관 직원이라도
이러시면 안 되죠. 빨리 나가세요.
원장에 의해 끌려나가는 순자. 순자는 마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64-4 유기묘 격리실
유기묘 격리실로 자리를 옮긴 순자와 원장.
고양이 순자, 해바라기, 코스모스등 자신이 돌봐준 고양이들을 찾는 순자.
하지만 순자가 찾는 고양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원장
순자씨, 다 보셨죠? 그런데 이렇게 다니는 거 과장님이
아시나? 오늘은 눈감아 드릴게요. 우리 잘 좀 지냅시다.
순자 낙담한 표정으로 바닥에 고개를 떨군다.
컴퓨터로 포획 근거 자료(민원인 정보)를 살펴보는 순자. 길고양이들이 사라진 장소에서 민원인 한 사람이 수십 통의 전화를 건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순자, 결심한 듯 수화기를 들어 크게 숨을 고르고 조심스럽게 민원인에게 전화를 건다. 잠시 후, 전화벨이 울리고 힘없는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혜옥(V.O)
여보세요.
익숙한 목소리(혜옥)에 당황한 순자. 혜옥이다. 서랍 속에서 마틴 실종 전단지를 꺼내는 순자.
전단지에 기록된 전화번호가 민원인(혜옥)과 일치한다.
사육장 뒤, 아무도 없는 공터에 보호센터 직원들이 서 있다, 곧이어 사육장 사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나타나, 보호센터 직원에게 봉투를 건넨다. (개 짖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육장 사장
(봉투를 건네며) 여기.
보호센터 직원1
예.
사육장 사장
별일 없지?
보호센터 직원2
별일 많죠. 새로 온 공무원이 피곤하네요.
사육장 사장
똥냄새나는데 똥파리 끼는 게 당연하지.
그냥 잘 피해 다녀야지.
보호센터 직원1
저희 갈게요. 사장님. 수고하세요.
사육장 사장 발길을 옮기는 직원들을 불러 세운다.
사육장 사장
어이, 밥 먹고 가.
보호센터 직원2
차 막혀서 빨리 가야죠. 갈게요!
사육장 사장
왕진 일정 이야기도 해야지. (차에 타는 직원들)
보호센터 직원1
(차창으로 고개를 내밀려) 그걸 저희가 결정하나요.
원장님이 따로 전화드릴 거예요. 들어가세요. 사장님.
저희 가요.
보호센터 차량이 먼지를 일으키며 공터를 빠져나간다.
사육장 사장
에이, 정 없는 새끼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