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것은 내 최후의 주먹

팀 게나르 - 열린

by 하이진

[용서하지 마. 용서가 ‘되어질 때’까지.]


책 속의 내용은 아니고 순전히 내 사심이다.


이 책은 팀이라는 사람의 자서전이다.
오래전에 수녀님에게 선물 받았지만, 사실 별 관심이 없었다.
솔직히 제목도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가톨릭 신자의 간증집쯤 되겠거니.


예상대로 간증집이긴 했다.

어떤 부분이 사실일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책 속 이야기가 주는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기였던 그를 나무에 묶어놓고 떠났다.

아버지는 두들겨 패서 2년 반 동안 병원 신세를 지게 했다.
법원은 그 부모에게 ‘부모의 자격 없음’을 선언했다.


그의 어린 시절은 영화라고 하기에도 비현실적인 폭력의 연속이었다.
남이라고 해도 그렇게 모질게 할 수 있을까 싶은 사람들이
그의 가족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왜 그토록 비정했을까.
그의 신은 대체 어디 있었던 걸까.

죽음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시절,
연약한 아이는 견딤을 강요당했다.


폭력, 추위, 배고픔, 고독.
그 모든 것을 버텨낸 인간에게 경외감이 들었다.


읽는 내내 나는 분노했지만, 문득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

나는… 그들을 욕할 자격이 있는가?

나는 폭력적이지 않아.
나는 잔인하지도 않고…


하지만 착각이었다.
책을 덮으면 사라는 감정은 너무나 싸구려였다.


그는 물어봤을까. 그의 신에게.

“그때… 어디 계셨습니까?”


그는 책 속에서 ‘용서’를 말한다.


누군가
용서는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 같다.


영혼을 파고드는 독임을 알지만
자격 없는 사람이 내뱉는 말은
그저 가식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용서하지 마.
용서가 ‘되어질 때’까지.”



이 글을 올리기 전, 저자의 최근 행적을 찾아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여러 논란이 있었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그럼에도, 그의 이야기가 불러낸 감정과 질문은 여전히 내 안에 남았다.
현실은 더 복잡했고, 진실은 어딘가 흐릿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이상’을 꿈꾸려 한다.


용서는 강요가 아닌,
언젠가 자연스레 되어지는 것이기를.
그렇게 회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소감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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