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색

그래도 천년의 사랑, 판타지는 영원하다.

by 하이진

사랑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색일 수 없다.

계절도 바뀌고, 몸도 변하고, 마음도 달라진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처음의 색’만 기억하려 한다.

달라졌다고 슬퍼하지만, 사실은 잘 익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야 그걸 조금 알겠다.


핑크빛으로 물들어 붉게 타오르던 마음이

어느 순간 짙어져 검붉어지면

시들어 가는 것 같고

말라버릴 것만 같다.


아니야.

그건 그냥 색을 갈아입는 것뿐이야.

나보다 연배가 있는 남편이

현자처럼 말했다.

그이도 가끔은 현자타임이 오나 보다.


핑크색이라 설레고,

붉은색이라 떨리고,

검붉게 대립하다가,

다홍색으로 안정을 찾고,

그리고

따뜻함이 노랑으로 남는 거야.


그래서 어르신들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양지바른 곳에 나란히 앉아

햇살을 함께 받으시잖아.

나이가 들수록 손을 꼭 잡고 걸어 다니시는 것도.


“진짜?”


직장 생활할 때 모시던 회장님이

늘 사모님 손을 꼭 붙들고 다니셔서 참 보기 좋았다.

관절염 때문에 서로 의지하는 줄 알았는데.

물론 그것도, 사이가 좋을 때 이야기지만.


천년의 사랑을 꿈꾸지만

현실은 호적 메이트.

관절염이 오면 의지할 수 있는 소울메이트.


그래서

오늘도 소설을 쓴다.

이 변화무쌍한 ‘사랑의 색’을 오래오래 관찰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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