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이야기 1

진돌이가 왔다.

by 하이진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다.
챗바퀴를 돌리듯 부품으로 살아가는 인생에 좀처럼 없는 종류의 소식이었다.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었지만 그 여자에게는 분명히 호였다.


희소식은
회장님 댁에서 키우던 진돗개가 새끼를 낳으면서 시작됐다.
지금까지 아무도
그 집에서 진돗개를 키우는지,
풍산개를 키우는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했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늘어난 개체를 감당하지 못해
새끼 한 마리를 회사 경비실로 보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경비 아저씨를 소개해야 할 것 같다.

그는 경비업계의 베테랑이었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대단했다.
아저씨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쉽게 회사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첫 출근 날,
여자는 그 깐깐했던 확인 절차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첫인상은 별로였지만
여자는 누구보다 발랄하게 인사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아저씨와는 제법 친해졌다.

여자는 다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달렸다.

고교 시절 백 미터를 28초에 끊었던 실력처럼 보이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어이, 이주임. 소식 듣고 왔나?”

“어딨 어요?”


경비실 문을 열고 두리번거리다 노란 박스를 발견했다.


너구나.


여자는 강아지를 안아 올렸다.


“에헤이, 그렇게 막 안으면 싫어하는데!”

“괜찮아요, 아저씨. 다 계획이 있습니다.”


녀석은 작고, 따뜻했고 생각보다 얌전했다.
조물조물 너무 귀찮게 굴었는지
강아지는 여자를 탐탁지 않게 보는 눈치였다.


"이렇게 있어도 되나?"


안 되죠.
가야지.
부장님이 화내실 거야.


더 놀고 싶었지만 업무시간이었다.

내일 점심시간에 보자.
여자는 퇴근 후
계획에 없던 쇼핑을 할 생각이었다.


넌 날 좋아하게 될 거야.
진돌아.


아저씨와 여자의 합의로
강아지의 이름은 진돌이가 되었다.

좋아하는 것치고
너무 성의 없는 이름 아닌가 싶었지만
여자는 몰랐다.


진돌이는
작명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매거진의 이전글진돌이 이야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