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는 못 참지.
다시 날이 밝았다.
에궁.
나는 너무 잠이 왔다.
혹시 오해할까 봐 말해두지만
강아지들은 잠이 많은 편이다.
결코 게을러서 늦잠을 자려는 게 아니다.
어쨌든
나는 조용히 책상 밑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곧 알게 되었다.
더 이상 잠을 자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다른 이유가 있겠는가.
그 인간 여자가
무지막지한 힘으로
책상 밑에서 나를 끌어내고 있었다.
나는 버텼다.
하지만 결국 나왔다.
아, 비참한 현실이여.
그래도 참기로 했다.
아직 어리니까.
좀 더 크면
진돗개의 위력을 보여주리라.
그러려면 힘을 길러야 했다.
그런데
그 인간 여자가
소시지를 내밀었다.
하나도 아니고
무려 두 개였다.
이쯤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소시지 앞에서
나는 한낱 미천한 개에 불과했다.
(이 말은 특정 개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밝혀둔다.)
그렇다고
게걸스럽게 먹을 수는 없었다.
품종을 속일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그 이름도 찬란한
진돗개였다.
천천히,
품위 있게
소시지를 먹었다.
쩝.
왠지
인간 여자가
조금 좋아질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