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습관, 그리고 나의 아멘.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예— 당신도 좋아한다고요?
알죠. 누가 싫어하겠어요.
잠에서 깨면 좀비.
커피믹스를 수혈하면 인간.
카페를 하는 동생 앞에서는 커피믹스를 ‘커피맛 음료’라고 부른답니다.
엄연히 다른 장르라나.
물론 그 장르의 커피도 즐기죠. 차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고인물들처럼 에스프레소의 풍미를 논하진 못하지만, 쓴 물도 제법 마실 줄 알죠.
아쉽게도 내 미각 기능이 처참한 수준이라 맛의 깊이는 잘 모르지만,
“으… 딱 좋네.” 정도의 말은 할 수 있어요.
아, 그 녀석은 에스프레소를 마시려나?
그쪽은 고인물 정도가 아니라 썩은물이거든요.
커피에 한해서는 인간이 아닌, 예술가.
장사꾼이 아니라 장인이라 불러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여기서 ‘썩은물’이란 나쁜 뜻이 아니예요.
그 분야에 오래 몸담아 경지에 오른 사람을 뜻하는 말이거든요.
게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쓰이는 말입니다.
잠깐 밝히자면, 내 자식들도 중독자에요.
게임에.
남매가 나란히 페이크처럼 멋지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도 컨트롤 좀 해 본 사람인데
날 닮은 모양이네요.
유전자의 무서움이란... 하하.
췌장이 내게 말해요.
“천천히 각성하라.”
하지만 습관이 호통을 쳐요.
“당장 달콤한 커피를 대령하라.”
췌장이 무슨 수로 습관을 이기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책이 나왔나 봅니다.
이기는 습관.
습관의 힘.
오늘도 경건한 마음으로 다짐을 합니다.
췌장의 조언을 무시하지 말자고.
“니 나이를 생각해라.”
아멘.
이쯤 되면 문득 궁금해집니다.
나는 커피 중독자인가.
설탕 중독자인가.
아무래도 인생은 달고 쓴 게 섞여야 제맛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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