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되어 날아 가야지.
연남동 인식 기간 2015.3 - 현재
연남동 거주 기간 2016.10-2017.5
벌써 연남동을 안 지. 벌써 연남동을 떠난 지. 3년, 1년 반이 되었다.
연남동은 나의 터전이자, 자부심이었다.
연남동은 감성이 있다. 연남동은 사람이 있다. 연남동은 공원이 있다. 연남동은 휴식이 있다. 에서
연남동은 갬성이 있다. 연남동은 많은 사람이 있다. 연남동은 쓰레기가 있다. 연남동은 피크닉 인증샷이 있다. 로 연남동은 변했다.
내가 연남동을 알게 된 것도 이미 연남동은 그 색을 잃어 가고 있을 때였다.
나는 2015년 3월 연남동의 분위기 좋은 펍에서 알바를 했다. 사장님은 멍때리기 대회 1회 기획자셨고, 그만큼 사고방식이 재밌는 분이었다.
우리는 회식날 연남동을 헤집고 다니며 술을 마셨고, 마지막은 가게 건너편에 있는 노래방에서 작렬했다. 연남동이 좋았다.
연남동은 내가 닮고 싶은 동네였다. 그 속에는 예술과 나만 알고 싶은 무언가가 있었다. 당시 나는 그런 것들을 동경했다.
연남동으로 이사를 간 건 2016년 10월이었다. 비록 7평이 되지 않는 원룸이었지만, 나는 우리 개와 재밌게 살았다. 하지만 너무 좁은 터라 갑갑하기도 했다.
우리집 밑에는 "거북이 조합"이라는 독특한 방식의 술집이 있었다. 한 가게에 세명의 주인이 각자의 작은 공간에서 다른 안주류로 운영을 했다.
종종 가곤 했다. 취해서 계단만 오르면 누울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나는 매일 힐링타임을 가진다. 지금은 홍대로 이사와서 힐링타임의 방식이 달라졌지만, 당시에는 조금 더 로맨틱한 방식으로 가졌다. 바로 연남동 방향 홍대입구역 출구에 있는 '카페 꼼마'라는 곳에 가서 아이스 라떼와 바싹하게 구운 베이글을 먹으며 책을 읽었다. (왜 그때는 이렇게나 바람직했을까)
그리고 또 다른 힐링 방법은 4, 5월의 광합성이었다. 연남동에 있는 쥬시에서 아이스라떼를 사서 우리 개와 아직은 말라있는 잔디위에 풀썩 앉아 있는 것이다.
돗자리 따위 없다. 당시에는 우리 개가 지나가는 개를 봐도 시큰둥한 반응을 해주어서 가능한 힐링타임이었다. 지금은 개만 보면 미친 듯이 짖어서 같이 하는 건 힘들 것 같다.
좋았다 그때.
올해 말쯤 나는 다시 이사를 할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니 연남동으로 다시 가고 싶다. 하지만 가지 않을 것이다. 연남동은 변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저렇게 느낀 때는 지금처럼 변하지 않았을 때다.
망할 젠트리피케이션. 퉤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