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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아무개 Jun 14. 2018

고흐의 죽음

내가 빈센트였다면,

동생 테오가 날 지켜주고 있다. 

난 이틀 전 밀밭에서 날 향해 총을 쐈다. 

살고 싶지만, 살고 싶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살고 싶은 순간은 내가 총을 쏘기 직전이었다. 

테오는 늘 날 지켜주었다. 

그런 동생에게 고마웠지만, 난 동생이 그러지 않기를 바랬다.

다 소용없다. 날 지배하고 있는 건 내가 아니었으니까.

두 평이 안되는 이 방에서 많은 그림을 그렸다. 동생이 옆에 있고 나는 누워있다.

누가 이 상황을 좀 그려줬으면.

볼품없는 이 상황을.

별이 빛나는 밤 하늘에 내가 그린 샛별이 지금도 그렇게 밝게 빛나고 있을까.

나는 이제 그 별에 다다르기 위해서 죽을 것이다.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것을 지킬 것이다. 

테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건강히.


drawing by 안녕낯선

#러빙빈센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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