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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아무개 Sep 07. 2017

김영하 <오직 두 사람> '신의 장난'

결국 우리의 오늘도 신의 장난이다

김영하 <오직 두 사람> '신의 장난' 리뷰


 어떤 공간에 갇힌다는 것은 상상만으로 갑갑하고 두렵다.
 당장이라도 숨쉬기 힘들 것 같다.

「신의 장난」에서는 취직을 원하는 네 명의 남녀가 입사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철벽으로 둘러싸인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방 탈출 게임 같은 미션이다. 단서를 찾으면 방문이 열린다. 그러나 이방에는 단서가 없다.
그들은 노아의 방주에 올라탄 마지막 인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방에 있던 두 명의 남자가 잠든 틈을 타서 하루아침에 거세 되어 왔다.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은 번식이 아니었다.
기도하는 사람, 철문을 두드리는 사람, 단서를 찾기 위한 사람, 가만히 있는 사람. 네 명은 각자 다른 방법으로 방을 나가려고 한다.


그들은 가둔 사람을 자신들도 모르게 ‘주인’이란 칭호를 써가며 토론한다. 노예가 있던 시절 이후로는 인간에게 주인이란 존재는 없다.
그런데 소설 속 네 명은 고양이와 집사마냥 방에 갇히자 주인의 존재를 두기 시작했다.
죽은 척해서 실려 나가는 것이 마지막 방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잠이 들어 실패한다.
정은은 꿈에서 깨어난다. 소설은 ‘그렇게 그들의 일상은 다시 시작되었다.’로 끝난다. 갇힌 것이 당연시되었다는 점이 소름 돋았다.
기도 하고, 나머지 세 명을 한심해 하며 가만히 있고, 단서를 찾고, 철문을 온몸으로 미는 것이 그들에게 일상이 된 것이다.

작가는 왜 제목을 「신의 장난」이라고 지었을까.
자신들을 가둔 주인이란 존재는 모두 믿었지만, 신의 존재를 끝까지 믿는 건 수진뿐이었다.
우리가 사는 모든 일상이 신의 장난이란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같은 공간에 있어도 주인공 네 명의 일상은 다르다.
인간도 같은 지구 안에서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소설대로라면 사람이 행복하게 살든 불행하게 살든 이 모든 게 신의 장난이다.
네 명의 주인공을 방에 가둔 것이 신의 장난이 아니라, 그 방에서 다 다르게 행동하게 만드는 것(다른 일상)이 신의 장난이라 생각된다.


결국, 우리의 오늘도 신의 장난이다.   


일상, 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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