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싸움이 났다.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현장을 지켜본다.
학생은 신발 한 짝을 주워 든 채 차를 가로막고 있었다. 차에 타고 있던 차 주인은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학생에게 달려들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구경꾼이 되고 싶지는 않아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경찰서에 신고라도 했어야 했나.”
“싸움을 말려야 했을까.”
길에서 불미스러운 장면을 또다시 목격한다면, 그땐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대처방법이라고 한다. 휴대폰으로 녹음이나 영상 촬영을 해서 증거자료를 남겨주거나, 목격자로서 연락처를 넘기는 방법도 있었다.
사건현장을 다시금 떠올려보았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신고한 사람이 있었을까. 전화하는 사람을 본 것 같기도 한데. 그 전화는 경찰에 신고하는 전화였을까. 현장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꽤 많았다. 별 볼일 없는 구경거리가 그렇게 관심을 가질만한 일인가. 싸움 현장을 가만히 지켜보는 게 당사자들을 위한 행동이었을까. 현장을 지나쳤다고 해서 나라고 다를 건 뭐람?
내겐 부정적인 상황을 맞닥뜨릴 때면, 희화화하는 버릇이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짓궂은 상상력을 발휘해 보았다.
1) 타원형 모양으로 현장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8‘자 형태로 당사자들을 둘러싼다.
2) 강강술래를 부르며 주변을 맴돈다.
그들도 내심 싸움을 말려주길 원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
본래 글의 취지는 ‘방관자’로 남은 것에 대한 성찰과 비판이었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어 ‘싸움의 원인’을 짚어본다. 애초에 싸움은 당사자들의 의지로 관둘 수 있는 것이니까.
서로에게 보다 관대할 순 없었느냐고.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는 게 어렵냐고. 자존심 좀 지키자고 경찰서 가는 것을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느냐고. 저들끼리 원만하게 합의를 보는 건 어떠하냐고. 상대를 제압해 보겠다고 길에서 악을 써봤자, 누군가의 눈요기가 될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