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글, 길, 목표는 토막내야 제맛이다

by 정글


글쓰기는 냇물에 징검돌을 놓은 것과 같다.

돌이 너무 촘촘히 놓이면 건너는 재미가 없고,

너무 멀게 놓이면 건널 수가 없다.

-이성복.

은유.《쓰기의 말들》. 필사. 94.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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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한 번에 내달리는 것이 아니라, 잘게 나누어 가는 것입니다. 밤길 운전할 때 헤드라이트 불빛이 닿는 거리만 보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습니다. 책 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권을 통째로 쓰겠다고 덤비면 막막하지만, 단락 하나, 꼭지 하나씩 쪼개어 쓰다 보면 어느새 완성에 가까워집니다.


부산에서 서산 아들 집까지 400Km입니다. 손주가 보고 싶지만 자주 가지 못하고 한 번씩 올라갑니다. 내비게이션을 찍으면 화면에 '400km!, 4시간 30분 소요!'라고 표시됩니다. 출발도 하기 전에 힘이 빠지고 맥이 풀립니다. 그러나 청도, 금강, 망향 같은 휴게소를 정해 '거기까지만 가자'라는 생각으로 나누니 천 리 길도 한결 수월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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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그랬습니다. 40여 년 마셔온 술을 하루아침에 끊을 수 없었습니다. 몇 번을 시도하다가 굴복했지요. 그러다가 "오늘 하루만 마시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3일이 되고,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었습니다. 체크리스트에 표시가 늘어날수록 자신감도 커졌습니다. 결국 40년간 마셔온 술을 끊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 8년째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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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엔 쓰기 싫었습니다. 하여 처음 손바닥 크기 메모수첩에 세 줄만 적었습니다. 감사한 일 세 가지. 작았지만 꾸준히 썼습니다. 그러다 두 쪽 쓰고, A5 수첩 한 권을 3개월마다 채웁니다. 작은 시작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이 기록으로 이어졌습니다. 지금 5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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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성경 한 권을 필사했습니다. 하루 한 장씩, 3여 년에 걸쳐 해냈습니다. 성경 한 권을 통째로 필사한다고 생각하면 엄두도 못 냈겠지만 하루 한 장씩만 쓴다는 생각으로 썼기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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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종원 작가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이다》 책을 필사 완료했고, 지금 은유 작가 《쓰기의 말들》책을 필사하고 있습니다. 오늘 209페이지까지 썼습니다. 이 책 필사도 거의 완성되어 갑니다. 매일 한 챕터씩 썼기에 크게 부담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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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책 한 권을 쓰려고 하면 막막합니다. 단락 하나, 꼭지 하나, 메모 몇 줄은 가능합니다. 하루 10분 글쓰기. 그렇게 작은 단위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책 한 권'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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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지하철 계단을 올라가는 데 계단에 수명이 연장된다는 표시가 있었습니다. 한 계단 오르는 데 수명 4초 연장. 나도 모르게 발에 힘이 들어갔고 쉽게 계단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뇌는 이미지 밖에 생각하지 못한다고 하지요. 목표를 잘게 쪼개되 체크리스트에 결과를 표시하면 동기부여가 되고 목표를 더 쉽게 달성할 수 있습니다.


목표는 언제나 멀어 보이지만 잘게 나누면 당장 닿을 수 있는 거리로 바뀝니다. 생선도 토막을 내야 먹기 좋듯, 책 쓰기도 목표도 길도 토막 내야 이루기 쉽습니다.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

당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미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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