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쩔 수가 없다'

by 정글


오늘 개봉한 영화 박찬욱 감독의 "어쩌는 수가 없다"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화려한 출연진을 보고 바로 결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이 영화는 스릴러‧블랙코미디 영화로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배우 이름만 들어도 영화 무게가 느껴집니다.


감독 : 박찬욱

각본: 박찬욱, 이경미, 돈 맥켈러, 이자혜

원작 :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 소설 「액스(The Ax)」


참여진 및 주요 배역

이병헌: 유만수 역 (평범한 회사원, 해고 이후 재취업을 위해 고군분투)

손예진: 이미리 역(가족을 원하는 아내)

박희순: 최선출 역 (주인공과 충돌을 일으키는 부분)

이성민: 구범모 역 (제지 업계 베테랑, 만수의 파트너)

염혜란: 이아라 역 (구범모의 아내)

차승원: 고시조 역 (유머와 완급조절의 군대)

유연석: 오진호 역 (치과의사, 미리의 직장동료)

오달수, 김해숙, 윤가이, 안현호, 이석형 등 조연

장르: 스릴러, 블랙코미디


2025년 제82회 국제영화제 참가 초청

박찬욱 감독의 12번째 장편 영화. 제82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제50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국제관객상 수상작입니다.

가장의 무게, 종이에 깃든 삶의 희망

이 영화는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은 한 가장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25년간 한길만을 걸어온 유만수(이병헌)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으면서 겪는 고난과 재기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실직의 아픔을 넘어, 가족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깊이 있게 되돌아보게 합니다.


가장의 삶을 흔드는 '도끼질', 그리고 가족의 위기

영화는 주인공 유만수(이병헌) 해고 통보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평생을 바친 회사에서 25분 만에 짐을 싸야 하는 현실은 그에게 엄청난 모욕감을 안겨줬을 겁니다. 미국에서 해고를 '도끼질'에 비유하고, 한국에서 "넌 모가지야"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해고는 실직을 넘어 한 개인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뿌리째 흔드는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해고는 곧바로 가족의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물론이고, 아내가 타던 차를 바꾸고, 딸의 첼로 레슨을 중단하고, 집안의 물건들을 하나둘씩 마켓에 내놓는 절박한 상황에 놓입니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가장의 마음은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영화는 한 가장의 실직이 가족 전체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키는지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깊은 공감을 자아냅니다.



"나는 가장이다!" 종이에 깃든 삶의 열정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유만수(이병헌)는 "나는 가장이다!"를 외치며 다시 일어서려고 노력합니다. 수많은 면접에서 거절당하고 좌절하면서도, 그는 '종이'에 대한 자신의 깊은 애정과 전문성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종이를 만지며 행복을 느끼고, 종이를 '예술'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일'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비록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자동화 공장을 구축해야 하는 현실에 부딪히지만, 자신의 삶과 같았던 종이를 향한 그의 열정은 희망의 불씨가 됩니다.



가족의 믿음, 어디까지?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바로 가족의 믿음이었습니다. 딸의 "우리 집 안 없어져, 아빠 약속할게"라는 용기, 아내의 "나도 새 출발 했잖아. 당신도 할 수 있어"라는 든든한 지지.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려 했던 가장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아내의 말에 함께 힘을 모으기로 하면서, 가족은 진정한 한 팀이 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살인까지도 감행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끝까지 믿고 지지하는 가족의 모습은 가족애의 경계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아들의 절도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몸까지 허락하려는 어머니의 사랑을 보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삶


영화 제목처럼 우리 삶은 때때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나아가는 한 가장의 모습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건넵니다. 내가 힘들다고 절대 포기하거나 좌절하면 안 됩니다. 포기하는 순간 내일은 예측 가능한 절망이 되어버리니까요.


우리 인생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며, 내일 어떻게 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예측 가능한 인생은 최악입니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내일을 함부로 장담할 수 없습니다. 예측 불가한 내일을 마주하는 것이 인생이고,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 영화가 일깨워 줍니다.


미래에 대한 성찰

마지막 장면에서 유만수(이병헌)가 완전 자동화된 제지 공장에서 홀로 일하는 장면이 씁쓸했습니다. 움직이는 로봇들 사이에서 걸리적거리는 존재가 된 주인공의 모습, 로봇 혼자서 벌목 작업을 해내는 장면들은 미래 우리의 쓸모가 무엇일지 생각하게 합니다. 이것 역시 '어쩔 수 없는' 미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변화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모든 가장들, 가족을 위해 묵묵히 버티고 있는 분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권합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이병헌을 비롯한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어우러져, 재취업 스토리를 넘어 인생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거나, 새로운 도전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이 영화가 작은 용기와 희망을 건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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