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날보다 짧은 남은 날, 그냥 이대로 보낼 건가요?
송년회는 하지 말고, 인생 송년회를 준비할 때입니다.
김종원 작가가 쓴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에 있는 괴테 시입니다.
<인생이 덫 없는 이유>
"아, 제우스여.
제 인생은 왜 덧없는 건가요?"라고
'아름다움'이 물었습니다.
그러자 신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덧없는 것들만
내가 아름답게 만들었거든."
매년 12월이 되면 송년회를 합니다. 한 해를 보내며 새롭게 새해를 맞이하자는 모임이 때로는 흥청망청 술 마시며 보내기도 합니다.
이번 주 토요일 부산큰솔나비 송년회가 있습니다. 임원진이 만나 줌으로 진행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사회, 진행 순서, 시상, 영상 제작, 식사 장소, 진행 방향 등. 모임이 끝나고 단체 톡 방에 안내문을 공지했습니다.
망고보드 디자인 툴로 송년회 배너, 현수막, 포토존 시안을 만들어 현수막 조제하는 곳에 실사출력 의뢰했습니다.
송년회 시상식 상장 문구를 고민하고 컬러 프린트로 출력했습니다. 2026년 한 해 동안 나를 이끌 ONE WORD(원워드) 워크시트를 만들었습니다.
송년회 진행 워크시트 PPT를 만들던 중 회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선배님 영상제작할 시간이 없어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주세요!"
연말이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만들 시간이 없다네요. 독서모임 회원 2명에게 돈 빌리러 가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부탁했습니다. 단칼에 거절. 두 사람 다 역시 바쁘다고 하네요.
'내가 하는 수밖에 없지요.' 커피포트 물 끓는 소리가 삐~ 뚜껑이 덜썩거리며 물이 넘치고 있습니다.
사무실 현관 벨 소리에 나갔더니 주문했던 2026년 바인더가 도착했습니다.
2025년 사용했던 바이더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데, 제일 첫 장에 내 꿈과 사명이 보였습니다. 호기롭게 작성했던 삶의 목표가 빛바랜 종이처럼 흐릿해 보입니다. 이게 내 삶의 목표가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환갑이 지났습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인생이 참 덫 없습니다.
2026년도로 바이더로 교체하다가 대통령 표창, 훈장, 승진패 이미지를 물끄러미 바라봤습니다. 그 시절, 그 사람들, 열정적으로 추진했던 일들......, 인생 덫 없이 느껴졌지만 지나고 보니 참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매년 다가오는 송년회는 내년 이맘때면 또다시 찾아옵니다.
송년회를 준비할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마지막 달, 인생 송년회를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요?
내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나는 어떨 때 가장 '나'다운지?
나는 어떤 삶을 살 때 후회하지 않을지?
지인이 보내온 영상이 이 질문에 답을 주었습니다.
"나는 가난한 나라에 의료선교를 가야 한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닥터 피터슨 선교사는 1937년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선교하러 왔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며 환자를 치료하는 삶을 살았지요.
https://youtu.be/zHegX1Avacw?si=1eKZZs_w5K9Oi4bA
그와 함께 했던 사람들 표정에서 배도선(한국이름) 박사에 대한 참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인이 추천한 책도 주문했습니다.
1983년,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마케팅 강화를 위해 펩시콜라 CEO 존 스컬리를 영입하려 했지만 처음에는 실패했습니다. 스컬리가 신생기업 애플에 관심을 보이지 않자, 잡스는 마지막으로 그를 맨해튼 자택으로 초대해 “남은 인생을 설탕물이나 팔며 보낼 건가, 아니면 세상을 바꿔볼 건가?”라는 말로 설득했지요. 이 말에 감명을 받은 스컬리는 결국 애플로 이직합니다.
다가오는 송년회, 여기저기 휘둘리지 말고 차분하게 내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매년 있는 송년회를 준비할 게 아니라 내 인생의 송년회를 준비하는 12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누구나 이 땅에 소명을 갖고 왔습니다. 신이 내게 준 소명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인생 송년회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