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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외로운 건,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

by 정글


인간은 자기가 손에 넣고 싶다고

바라는 것을 우선 다른 사람에게

증여함으로써만 손에 넣을 수 있다.

-우치다 타츠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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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한 편 뚝딱 올린다.

수시로 블로그에 들어가 본다.

혹시 누가 '좋아요' 눌렀을까? '댓글'을 달았을까?


블로그 앱을 열었다.

좋아요 하트 표시 한 개.

반갑다. 얼른 들어가 누구인지 본다.

모르는 이웃이지만 반가웠다.

그의 블로그에 들어가 닉네임을 보고,

프로필 사진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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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댓글이 하나도 없었다.

서운했다. 야속했다.

누구한테 하는 '서운'인지 '야속'함인지도 모른 채.

어쩌다 댓글 알림 메시지에 숫자가

표시되면 반갑다. 얼른 열어본다.

광고성 댓글이다.


성경 마태복음 7장에는

"남에게 대접하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

황금률이다.

사랑받고 싶으면 먼저 사랑하고,

존경받고 싶으면 먼저 존경하고,

인정받고 싶으면 먼저 인정하고,

용서받고 싶으면 먼저 용서하라고.

댓글을 받고 싶으면..., 먼저 댓글을 달아야 했다.


우치다 타츠루는 말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줌으로써만 얻을 수 있다."

은유 작가도 댓글을 쓰는 걸' 감응 훈련'이라 했다.

글을 쓰는 일도 결국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일인데

나는 그동안 벽 뒤에 숨어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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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에 댓글이 안 달리는 이유는 뭘까?

먼저 내가 댓글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뼈아프지만

내 글이 공감, 감동을 주지 못해서다.

웃기든, 울리든, 화나게 하든 감정을

건드리지 못한 글이어서 그렇다.

공감, 감동의 글. 나는 아직 부족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내가 가서 댓글을 달아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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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지 않고 받기만 바라는 도둑놈의

심보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었다.

아내가 종종 하는 말이 떠올랐다.

"당신은 막내라서 그런지 받기만 좋아해."

정말 그랬다.


남의 SNS 계정에 먼저 찾아가 댓글을 단 적이 있었던가?

대부분, 나에게 달린 댓글에 답글만 달았을 뿐이다.


하여, 오늘부터 글쓰기(댓글 달기) 연습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하루 10명에게 댓글 달기!

먼저 다가가고, 먼저 표현하고, 먼저 감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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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을 읽고 느낌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글쓰기 훈련이 된다

은유 작가는 말했다.

글공부 선생도 시도 때도 없이 하는 말이다.


손자는 스파이더맨에 푹 빠져 있다.

온갖 옷이며 신발, 장난감이 스파이더맨 천지다.

스파이더맨 이야기만 나오면

금세 표정이 밝아지고 두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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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가 스파이더맨에 빠진 것처럼

나도 하루 한 문장이라도 갖고 놀자

댓글 한 줄이라도 진심을 담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글쓰기가 지금보다

훨씬 더 즐거워지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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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고 싶다면 먼저 주는 연습을 해야겠다.

내일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글쓰기든 인간관계든,

결국 모든 건 마음이 닿아야 이어지니까!

댓글 한 줄이 내 글의 첫 독자가 될 수 있다.

그 첫 번째 손길을 내가 먼저 내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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