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매장 운영, 꼭 제품 판매만 할 필요가 있나요?

by 글쓰는 천사장

2개의 무인매장을 운영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임대료. 정해진 제품만 팔기에는 이 공간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 말입니다. 도소매업으로 사업자 등록도 되어 있는데, 무엇이든 더 채워 넣고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조용하던 마음에 즐거운 파문이 일었습니다.


물론 생각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반려동물용품점이니 당연히 관련 제품이어야 했죠. 처음엔 수제 간식을 떠올렸지만, 복잡한 허가 절차에 이내 마음을 접었습니다. 일반적인 용품은 가맹 본사와의 관계 때문에 시도조차 어렵습니다.


그렇게 고민의 꼬리를 물다 마지막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펫 가전'이었습니다.


특히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펫 드라이어 같은 제품은 선뜻 구매하기 어렵습니다. 고객은 높은 가격 때문에 망설이고, 저 역시 팔릴지 확신할 수 없는 고가의 전시 상품을 덜컥 들여놓을 수는 없었죠. 과거 비슷한 경험으로 몇 달간 재고를 끌어안고 마음고생을 했던 기억이 스쳤습니다.


이대로 포기할까 하다가, 생각을 조금 비틀어보기로 했습니다. '내가 직접 사서 파는' 방식이 아니라면? 펫 가전 업체에 흥미로운 제안을 해보는 겁니다.


"제품을 직접 보고 경험하고 싶은 고객들을 위해, 제 매장 한편을 '체험 부스'로 내어드리면 어떨까요?"


고객은 비싼 제품을 직접 써보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업체는 별도의 쇼룸 없이 제품을 홍보할 수 있습니다. 제 매장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고요. 모두에게 이로운 그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늘, 두 곳의 펫 가전 업체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리기 위해 최근에 했던 인터뷰 기사도 함께 첨부했죠. 회신이 올지, 온다면 어떤 내용일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어쩌면 이 도전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해 보기 위한 작은 실험에 가깝습니다. 이런 작은 시도와 도전이 성공의 경험으로 쌓일 때, 그다음 걸음을 내디딜 용기가 생기니까요. 무인매장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으로 인터뷰를 하고 책을 썼던 것처럼, 모든 것의 시작은 '일단 해보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제 메일함에 반가운 소식이 도착할까요? 결과가 어찌 되든,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이 과정 자체가 즐겁습니다.


기회는 언제나 예기치 않은 곳에서 찾아온다고 믿으니까요.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에 저의 유쾌한 실험을 응원해주실 업체가 있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여러분 제품이 누군가의 소중한 반려 생활을 바꾸는 첫걸음을, 제 작은 공간에서 함께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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