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

by 글쓰는 천사장

머리를 하러 가는 날이면 저는 늘 동네 이발소를 찾습니다. 그곳은 요즘 세상에선 보기 드물게도, 단돈 6,000원입니다. 한 끼 식사도 힘든 가격에 머리 손질이라니, 믿기지 않으시죠?


하지만 그곳은 단순히 ‘싸다’는 이유로 가는 곳이 아닙니다.


늘 대기를 해야 합니다. 오픈 시간에 딱 맞춰 가도 20~30분은 기본이죠. 저 같으면 원래 이런 기다림을 잘 못 견디는 편인데요, 이상하게도 이발소에선 그 시간이 불편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반갑습니다.


왜일까요?


머리를 참 잘하십니다. 손님이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하면, 긴 설명도 필요 없이 척척 해내십니다. 가위질은 정확하고, 기계는 필요한 만큼만. 손놀림은 빠르지만, 결코 성급하지 않습니다. 딱 10분이면 끝. 그리고 거울을 보면, 언제나 깔끔한 내 모습이 반겨줍니다.


저도 어린 시절부터 미용실이란 공간과 가까웠습니다. 어머니께서 미용실을 하셨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남의 가위질을 보면 대강 감이 옵니다. 잘하는 집인지 아닌지. 그 이발소는, 단연코 ‘잘하는 집’입니다.


그분은 여전히 6,000원을 고수하고 계십니다. 주변 물가는 매섭게 오르고 있고, 다른 이발소는 하나둘 가격을 올리지만 그분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생각해보면, 이게 바로 ‘전문가의 여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실력은 이미 검증되었고, 손님은 늘 많고, 장사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가격을 올려 조금 더 남길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이발소 얘기를 하면서 문득 ‘가격’이란 게 얼마나 민감한지를 다시금 느낍니다. 장사를 하다 보면, 단 100원을 올려도 손님은 “비싸졌다”고 느낍니다. 나야 100원이지만, 손님에겐 감정입니다. 그 감정이 누적되면 매출로 이어지죠.


저도 작게나마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지금 가격을 조정해야 할까?’, ‘올리면 얼마나 더 남을까?’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가격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가격을 올려서 이익이 늘어도, 손님이 줄면 그게 무슨 소용일까요?


요즘은 커피 한 잔도 가성비를 따지게 되더군요. 저의 데일리 커피는 메가커피입니다.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 맛도 좋고, 가격도 착하고, 매장도 많아서 편합니다. 스탬프도 금방 쌓이고요.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들이 하나둘 가격을 올릴 때, 메가커피는 가장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그 속도가 저는 참 좋았습니다. 천천히, 손님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전해졌달까요. 예전엔 스타벅스를 주로 찾았지만, 이제는 메가커피가 제 루틴이 되었습니다.


장사를 하다 보면 가격은 늘 고민거리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손님들의 마음을 통해 배웁니다. 지금보다 조금 덜 남더라도, 손님이 다시 찾아오는 가게가 결국은 오래 남습니다.


혹시 장사를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오늘 제 이야기처럼 ‘조금 더 기다려보는 장사’도 있다는 걸 전하고 싶습니다. 경쟁업체가 가격을 올렸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한 발짝 멀리서 바라보며 상황을 보는 것이, 더 큰 장사의 길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장사는 결국, 돈보다 마음으로 남는 일입니다.

장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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