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움과 비움으로
성장하는 가게 이야기

by 글쓰는 천사장

매장 오픈 이래 가장 많은 물건을 들여온 날입니다. 선반마다 상품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그만큼 많은 손님들이 찾아주셨다는 증거니까요.


저희 본사 창고는 경기도 광주에 있습니다. 주문량이 많을 때는 직접 다녀옵니다. 택배로 받으면 몸은 편하지만, 그 시간만큼 매대가 비어 있게 되니까요. 손님들이 헛걸음하시지 않게 하려는 마음에 이번에도 SUV 트렁크 가득 박스를 싣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렇게 물건을 받으러 가는 날이 참 좋습니다. 무인매장을 운영하며 일주일에 한 번, 상품을 주문하고 직접 매장을 채워 넣는 시간은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분당과 광교, 두 곳의 매장을 오가며 반나절 이상이 꼬박 걸리지만, 땀 흘린 뒤의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특히 정성껏 진열한 상품들이 바로 판매될 때, 그때가 가장 뿌듯합니다. 손님들의 필요를 미리 채워드렸다는 만족감이랄까요.


하지만 가게 운영이 늘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자영업자가 그렇듯, 재고 관리는 가장 어려운 숙제 중 하나입니다. 특히 반려동물 용품을 다루는 곳은 유통기한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가게를 운영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니, 초기에 의욕적으로 들여놓았던 상품들 중 일부는 유통기한이 임박해 옵니다. 안타깝지만 판매되지 않는 제품은 폐기해야 합니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실수이기도 하고, 경제적인 손실이기도 해서 마음이 아픕니다.


본사에서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은 90% 할인을 해서라도 판매하라고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상품은 할인해도 잘 나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반려동물 용품은 집사님들의 취향보다 실제 사용하는 반려견, 반려묘의 선호도가 절대적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아이들이 먹거나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죠. 게다가 유통기한이 임박한 사료나 간식을 선뜻 급여하기는 어려운 것이 집사님들의 마음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들은 직접 가게를 운영하며 몸으로 부딪혀 배우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브랜드 인지도가 높거나 좋아 보이는 제품이 아니라, 실제로 반려동물들이 선택하는 제품이 꾸준히 판매된다는 사실을요. 이제는 어떤 제품이 잘 나가고, 어떤 제품이 재고로 남게 될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동네 상권에서 대형 매장들과 경쟁하려면 이런 작은 부분 하나하나를 고민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요즘 제가 내린 결론은,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동네 가게가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손님들이 더 찾아주시지는 않더군요.


결국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깨끗하게 관리된 매장에서, 반려동물들이 정말 필요로 하고 좋아하는 좋은 제품을 갖추는 것. 이것이 동네 장사의 기본이라고 믿습니다. 물건을 정리하는 중에도 매장에 들러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단골손님들을 뵐 때면 힘이 납니다.


어제는 새로운 물건을 가득 채우는 뿌듯함과 유통기한이 지난 물건을 정리하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하루였습니다. 곧 가게 오픈 1주년이 다가오는데, 그동안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손님들께 어떤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그렇게 또 하루, 저의 장사 경험치가 쌓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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