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통영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하면서 배운 삶의 교훈들
2018년 내 생의 숙원이고 버킷리스트인 42.195km 마라톤을 완주했다. 연습하는 과정이 친구들과 즐거웠기에 훈련도 장거리로 산에도 올라다니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 근육 운동도 하면서 운동을 그 자체로 즐겼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체력이 좋아지는 걸 느낀다. 마라톤만 뛰는 지루함에서 벗어나고자 2019년에는 직감이 나에게 이제 철인 3종을 도전해보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도전은 무모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2개월 준비를 하면서 수영장의 70세 할머니들, 나이 드신 60세 아저씨들, 팔이 없는 분들, 주니어들, 많은 분들이 철인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젊은 내가 40대인데 못 할 것이 뭐가 있냐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도전하는 멤버들이 20대이지만 그들도 처음이라서 우리는 함께 3명이 준비를 하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나누면서 2개월 동안 준비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동우님은 수영을 숨을 쉬지도 못하고 한 바퀴 가지도 못했던 분이 한강에서 오픈 워터 연습하고 규태님의 도움을 받아 일대일 레슨을 매주 받으면서 한강을 금방 건너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 실제 경기에서 36분에 수영을 1.5킬로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시작할 때 동우님은 철인 통영이 제일 힘든 코스라고 알고 있고, 실제로 사고도 많이 나고,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 수영을 하다가 못 하면 보트에 실려 나올 각오로 시작을 그렇게 했다.
웻 슈트라는 특수 장비가 있어야 하고 자전거도 필요하고 준비물이 여러 가지이지만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물어보면서 준비를 했다. 특히 수영을 17년 전에 배운 거라서 나도 준비를 하려면 2개월 동안 컷 오프 50분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수영장 25미터 lane을 30번 왕복을 해 1.5km 수영 연습을 해야 했다. 시간의 제약도 있고 장소의 제약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매일 사이클, 수영, 달리기를 연습한 듯하다. 도전을 미룰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 생애 숙원인데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하랴’는 생각으로 그냥 했다. 그리고 실제로 철인 하시는 분들의 충고 중에 “그냥 하면 됩니다.”는 조언은 걱정을 많이 내려놓았다.
TMC철인 클럽에서 팀 리더분께서 처음 오픈 워터 경험을 할 때 한강 수영을 함께 해주시면서 코칭을 해주시어 무사히 건넌 게 2개월 연습의 시작이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사이클은 업힐이고 낙타 등이고 깔딱 고개가 많아서 힘들다고 하던데 그저 매일 거의 40킬로를 싸이클로 한강을 라이딩 갔다 왔다. 평지를 연습하는 것과 산길을 올라가는 것이 다른 느낌일 텐데 그저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고 매일 자전거를 탔다. 유명산에 가서 한번 오르막을 올라보고, 자전거 연습은 평지밖에 하지 않았다. 평소에 근육 운동 피티 레슨을 받으면서 유산소를 버핏으로 하면서 지구력을 키웠다. 매일 운동을 하기에 운동을 하는 것이 재미있었지만 함께 철인에 참가하는 팀이 없었더라면 정보교류나 대회 날 전에 자전거 검차를 받거나 루트를 기억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잘 챙기지 못했을 것이다.
팀의 중요성, 사람들의 도움이 중요하단 것을 느끼면서 이미 먼저 도전하신 분들의 조언들을 모아서 나의 상황에 맞게 경기를 하였다. 클릿 슈즈는 2개월 연습하는데 나에게는 맞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40대 박미혜 님께서 은총이 대회 후에 조언을 클릿 수즈 신지 않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원래대로 연습했다. 유튜브에서 클릿 슈즈와 운동화와 업힐을 올라가는데 별로 차이가 없다는 영상을 보고 만약 너무 업힐이 높으면 내려서 끌고 가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그런데 실제로 미리 경기 코스를 시뮬레이션해보니 생각보다 아주 높은 언덕이 계속되었다. 어떻게 저길 다 올라가지 하면서 걱정하는 것보다 그냥 마인드 컨트롤로 다 해낼 수 있고 골인하는 장면만 시각화했다. 그랬더니 자전거를 평지 할 때 보다 더 빨리 탄 것이다. 남자들도 헉헉 거리면서 올라가는데 나는 자전거도 좋은 것도 아니고 100만 원 이하이고 큰애 자전거를 달라고 해서 연습해서 그것으로 나갔는데 멤버들이 기름칠해주고 바람 빵빵하게 넣어주니 너무나도 잘 나갔다. 자전거에 속도를 내시는 어떤 남자분은 몰랐는데 낙차를 해서 어깨가 나갔다고 한다. 그 정도로 위험한 경기다. 스키 상급자 코스에서 활강을 하면서 내려와야 하는데 코너를 도는 구간이 아주 가파르다. 나는 속도에 욕심이 없어서 뒤에서 비켜 달라고 하면 양보하고 계속 브레이크를 잡으며 안전에 집중했다.
아무도 없는 길을 죽 내 달리면서 내려오는 그 기분이 세상에서 최고였다. 통영 해안도로를 질주하면서 옆의 경치도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속도를 내는지라 그 모든 순간들을 뇌에 마음에 뼛속에 각인시켰다. 걸어서 여행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에너지가 많아서 항상 달리고 싶은 내 안의 열정이 멋진 자연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만들었다. 날씨는 얼마나 좋은지 여름휴가 온 것처럼 따뜻하고 덥고, 수영하고 나서 지금이 가을이 아니라 여름처럼 느껴졌다. 해안도로를 달리는데 마지막 10킬로 코스가 왜 이리 긴 것인지 평소에 마라톤 연습을 하느라고 10킬로를 많이 달렸는데도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인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서 다들 저렇게 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연습을 하고 마음을 내면서 도전에 임하는 건지를 직접 느껴보니까 마음이 숙연해졌다.
철인 경기를 준비할 것은 별로 없다. 수영복과 웻 슈트, 수경, 자전거, 헬멧, 운동화 이것과 열정만 있으면 된다. 다들 장비가 수천만 원이라서 어렵게 생각하는데 그렇게 준비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은 돈을 투자해도 좋다. 장비가 좋으면 좋을수록 기록도 좋고 힘이 덜 들 테니까. 하지만 열정과 정신력이 있다면 몇만 원짜리 자전거라도 충분하다. 도전은 장비가 아니라 열정이다. 만약 정말 간절히 원하는 게 있다면 상황이 어떨지라도 해보게 되어 있다.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나도 즐거웠고 힘들어도 다 교훈이기 때문에 이 과정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함께 하는 팀들이 챙겨주고 도와주지 않았다면 완주를 못 했을 것이다. 결국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도전을 사람들의 중요한 가치를 느끼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철인 클럽의 리더분의 “괜찮아요.” 이 한 마디와, 동우님의 “작가님, 약해지실 거예요? 다 하실 수 있을 거면서.” 수영장의 많은 분들이 “그냥 하면 되니까 나가서 해봐.”라는 격려의 말씀과 주변의 응원과 지지 덕분에 나의 버킷리스트, 철인 3종 경기 출전, ‘언젠가는 하겠지...’하면서 죽기 전까지 미뤘을 것을 선포를 공개적으로 했고, 함께 하자는 팀이 나왔고, 수영을 강습받으라는 수영강사이자 수영선수인 규태님의 조언을 들어 바로 수영 등록을 해서 연습을 했고, 달리기는 매일 365일 달리니 따로 의식하지 않았다. 사이클을 가장 걱정했는데 대회 때 무슨 힘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자전거에서 시간을 단축해서 컷 오프 당하지 않고 목표한 시간보다 13분 빨리 들어와 완주했다.
철인 경기, 정말 한 번 도전해도 괜찮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