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힘이 전달되면~
누가 나를 위해 <이해인 수녀님>
누가 나를 위해 조용하고도 뜨겁게
기도를 하나 보다 오래 메마르던 시의
샘에 오늘은 물이 고이는 걸 보면.
누군가 나를 위해 먼 데서도 가까이
사랑의 기를 넣어주나 보다
힘들었던 일도 가벼워지고
힘들었던 사람에게도
먼저 미소 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으로
내가 달라지는 걸 내가 느끼는 걸 보면
넷플릭스 드라마 무빙을 재미있게 봤었다.
특히 장주원(류승룡) 장희수(고윤정) 프랭크(류승범) 역을 실감 나게 보여주었던 빠르게 회복하는 힘을 가진 초능력자의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처음엔 육체적 상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장면이 신기했고 감정적 쾌감도 느끼게 했다.
몇 회를 거처 초능력자들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대단한 회복력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마음의 상처는 초능력의 힘으로 흔적 없이 지워낼 수 없구나.
평범한 우리들의 몸에 상처가 생기면 그 흔적은 착실하게도 그 자리 그대로 남겨진다.
하다못해 자신의 실수로 남긴 손톱자국도 남는다고 한다.
마음의 상처는 부작용이 더 크다. 상처받은 즉시 의욕이 없어지고 원망과 미움, 분노를 거쳐 자기 비난으로 이어가며 상처의 깊이와 크기를 더 키워가기 때문이다.
잊히지도 않아 발짝 버튼이 눌러지면 그 순간 그 감정 그대로 다시 소환해 또 다른 상황에서 상처 위에 다시 한번 상처를 내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활센터 근무 시 대상자를 사회 속 일터로 안정적인 복귀할 수 있도록, 정서적, 신체적 일상생활의 흐름을 만들어 내보내야 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마음이 힘들었다.
깊이 공감하지 않아야 하는 부분까지 감정이 연결되고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하는 부분에서 흔들렸다.
자활대상자의 우울과 무기력함에서 끌어내 주어야 하는데 그들의 아픈 사연들이 현재 그들의 삶을 얼마나 무겁게 눌러 버렸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공감되어 생활을 위해 일해야 하는 근로자로서 성실함을 요구하는 것이 어려웠다. 버텨낸 것이 대단했고 기다려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매몰차게 몰아세울 수가 없었다.
어떤 하루는 그들이 관리자로 나는 근로자의 위치에서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말지 싶은 마음에 그만 나의 역할을 단호히 하지 못하고 다른 영역에 서있는 시간이 꽤 많았다.
단호함, 현실을 직시하고 대상자들을 위함을 이성적으로 판단해 선을 지켜야 하는데 참 어려운 시간이었다.
심리상담을 공부하며 이론적인 부분을 학습했으니 실전에서 적용하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나 다양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에 적용한다는 것은 아주 많은 경험과 데이터가 필요했으며, 자신의 기준이 선명해야 자신도 지키며 대상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었다.
미약한 능력을 인정하며 다시 요가강사로 수업을 준비했다.
누군가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일은 그 시간 나의 그릇으로는 너무 벅찬 일이었다.
무빙에서 보여준 신체 회복 능력자들의 초능력과 같을 순 없지만, 마음의 상처를 정서적 상처를 회복하는 힘, 회복탄력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꾸준히 하고 싶다.
이해인수녀님의 시속에서 조용하고 뜨겁게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순간 회복의 힘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 시를 여러 차례 낭독하며 가슴이 따뜻해지고 온몸에 온기가 돌았다.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말처럼 허기가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나의 부모님이 나를 위해 조용하고 뜨겁게 기도했듯이 친구들이 나를 향해 뜨겁게 응원을 보냈듯이 그 힘으로 나 또한 힘든 시간을 극복해 냈듯이 나의 기도가 누군가의 메마른 삶의 한 모금 물이 되어 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싶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 아이들에게 건강한 쉼터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