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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k Mar 30. 2017

#02. 나는 나를 지켜본다

“이것은 오키나와 다이빙 가이드가 아니다”

프리다이빙은 별도의 호흡보조장치(가령 스쿠버다이빙의 공기통) 없이 한 번의 호흡을 하고 수중으로 잠수하는 무호흡 잠수이다. 경기로써 다양한 종목이 있고 놀이로서의 다이빙을 즐기는 이도 많다. 자신의 한계를 넘는 일이든, 레저로 즐기든 각자 원하는 방법으로 물에 몸을 담그고 바다 여행을 한다.


많은 사람이 프리다이빙을 명상에 비유한다. 자신의 컨디션, 신체 능력을 파악하고 수련해서 한계에 도전하고 호흡이 제한되는 특수 상황에서 평상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일련의 과정 동안 자신에게 극도로 집중해야 하기 때문인데 이를 통해 평온함을 느끼기도 한다. 


자신에게 집중하라는 많은 목소리를 들어왔다. 자기계발서, 심리학 강연들은 자신에게 집중하고 본인의 상태를 살피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타인의 시선에서 나를 살피곤 했다. ‘그들이 날 어떻게 볼까,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것들에 옥죄었고 다이빙을 시작하면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이빙 라이선스 레벨이 어떻게 되세요.’, ‘최대 수심이 얼마에요?’, ‘숨을 얼마나 참을 수 있어요?’. 숫자로 환산되고 쉽게 비교할 수 있는 결과에 변명 같은 사족을 달곤 했다. 크게 의미 없는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잊히거나 숫자로 나를 기억하거나 비교당할 수도 있다. 확증 없는 가정에 스스로 들어가 자신을 재단한다. 중요하지 않은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는 것은 쓸모없다. 


어디까지나 나로서 나를 지켜볼 뿐, 타인의 시선에 빙의하여 바라볼 필요는 없다. 1%도 확인되지 않은 99%의 추측으로 만들어진 마음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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