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반드시 성공해야겠어.

by 하이뽀영


학원과의 인연은 수료와 함께 끝이 났다.


상담 후 여기저기 이력서를 꽤 많이 넣었는데

돌아오는건 피드백도 없는 노대답.


한 숨만 엄청 나오기 시작했다.


‘내 나이 28살인데

언제 취업을 하고 언제 경력을 쌓지?’


‘같은 학과 친구들이 복지사로 경력을 쌓고 승진하는데’

‘나 아직도 이력서 넣고 있어’


답답한 시간만 흘러갔다.

남들처럼 취업을 빨리 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매일 근심걱정인 나에게 설날연휴라는 것이 다가왔다.


나의 친가는 할아버지가 6.25때 이북에서 내려오셔서

아버지의 형제 한명 작은아버지가 전부였다.


항상 만나면 기분 나쁜말을 하지 않는 작은 아버지.

이제 어른인 조카에게 용돈도 주시고 좋은 형편은 아니지만

늘 나에게 여름방학선물, 용돈을 만나면 무언가는 꼭 주시고 가셨다.


친가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먹고 놀았다.

잠시, 취업이라는 생각을 지우고 말이다.


설날 당일 어김없이 외가댁에 저녁쯤 가게 되었다.


외가댁은 친가와 다르게 대가족이다.

어머니가 첫째로 어머니 밑으로 이모가 5명이나 있다.


이모 5명, 이모부 5명, 이종사촌 10명, 할머니,할아버지 2분.

우리 가족까지 합하면 26명이다.


할아버지는 내가 23살에 돌아가셔서

안계셨지만 우리 외가댁은 대가족이다.


이모들이 많지만 다들 결혼을 늦게해서

이종사촌과 나는 나이차이가 꽤 있다.


항상 오빠와 나는 나이가 많아서

그 아이들과 많이 어울리기 쉽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은 아직도 학교를 다니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였을까

세번째 이모가 이모부 덕분에

브라질로 일 때문에 나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취업의 고충을 몰랐던건지 아니면

아직 자기 아이들은 대딩, 고딩이라서 그런지.


나에게 갑자기 용돈을 주면서

이런말을 했다.


“아빠한테 용돈 받으면서 집에만 있지말고

취업을 해서 사회생활을 해야지”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거야”

“어른인데 원래 안주는게 맞는데”

“너 백수니까 용돈주는거야”


순간 나는 얼음이 되었고

안줘도 된다며 손사래를 했다.


실랑이 끝에 결국 용돈을 받았다.


정말 기분이 안좋았다.


‘수많은 말 중에 저말을 했어야 했을까?’

‘응원의 말을 해줄 수 없었을까?’

‘내가 뭘 하고 있고 어떤걸 준비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 날 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맥주도 마시기도 했지만

아빠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중에 저 이모딸, 아들도 나와같은 일이

꼭 생겨서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런 순간이 반드시 왔으면 좋겠다’


‘그때까지 나 무조건 성공 해야겠다’


스케가 했던 말 잊지마.


‘가치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어’

‘할 수 있을까 없을까 누구도 판단할 수 없어’

‘저 사람이 가능해? 그럼 너도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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