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탠드업 라이프 쑈우

by 힙스터보살


나는 개그 프로그램을 꽤 좋아한다. 남편이랑 유튜브에서 예전 개그콘서트나 코메디 빅리그도 종종 찾아서 본다. 코메디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장르는 스탠드업 코메디이다. (한국은 스탠드업 코메디가 외국만큼 활성화되어있지 않고 한국인 감수성에 좀 맞지 않아서 남펴니는 그닥이라 하는게 아쉽!) 그래서인지 유튜브 쇼츠에 스탠드업 코메디가 종종 뜬다. 무대에 서는 코메디언들의 순간적인 재치와 비틀어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나오고 무릎을 탁 친다.


내가 스탠드업 코메디언들만큼의 말빨은 아니더라도, 나도 어디가서 말을 못한다는 소릴 들어본 사람은 아니다. 초등학교 때 내가 내 스스로에 대해 소개할 때 '언변이 뛰어남'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당돌했군 나자신 ㅋㅋㅋㅋ 초등학생이 언변이 뛰어나다는 말이 뭔 말인지는 알고 썼을까 ㅋㅋㅋ) 선생님께서 직접 작성해주신 평가서에서도 말을 조리있게 잘 한다는 평이 있었다. 엄마가 나한테 '말은 잘해'라면서 사랑과 빈정을 함께 담은 말을 던진 적도 있었다. 그래서 스탠드업 코메디가 더 멋져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Lauph up이라는 코메디쇼도 진짜 재미있게 봤었다 ㅋㅋ 어쩜 그리들 재기가 넘쳐 그래?? ㅋㅋㅋㅋㅋ


내가 요근래 글쓰기가 너무 재미있다고 느끼는 가운데, 글을 쓰면서 유머를 곁들이고 싶어하는 개그욕심이 있다는 것 또한 매우 잘 알게 되었다. (여러분 글쓰기가 이렇게 좋은 겁니다. 자기성찰하기 딱 좋다니깐요?ㅋㅋㅋ) 아무리 무거운 글을 쓰더라도 약간이라도 유머를 곁들여서 변화 균형 통일을 이뤄내는 게 좋았다. 수필은 메소드가 '글'인지라 말로 전달하는 코메디만큼 역동적인 메시지 전달이 힘든 면은 있지만, 가끔씩은 글쓰다보면 내 스스로가 스탠드업 코메디언에 빙의하는 순간도 있다. 그래서 글쓰기가 더 재미있나보다.


내가 당장은 사회로 복귀하면서 경제생활을 하기 위해 방과후 코딩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있지만서도, 한편으로는 글을 써서 먹고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한다. 나의 이 재미진 글들을 모아서 전자책(종이책 말고 꼭 전자책으로!)을 내고도 싶고, 이 재미진 생각을 실시간으로 청자들과 나눠도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역사 문화 경제 정치 심리 등을 불교적 관점으로 실타래 꿰듯 묶는 그 재미진 놀이를 여러 사람과 함께하면 너허무 재미있을 듯한데!!


말하다 보니까 예전에 재미삼아 봤던 사주에서 했던 말이 번뜩 떠오른다. 기억에 남는 게 크게 두 개였는데 :


1. 스님사주다.

어... 네... 제가 종교가 불교이긴 한데요. 출가해서 비구니까지는 못되겠고, 대충 재가수행자는 살고 있긴 합니다. 근데 대체 스님사주가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지 모르겠네요? 나는 우리 남편하고 알콩달콩 잘 살고 있는뎅?ㅋㅋ 남편에게 앵겨있는 거 너무 좋응뎅? 님이 생각하는 '그러한 스님'으로 살기는 글른 거 같은뎅... ^_ㅠ


2. 사주에 돈이 2개나 있어서 빌어먹고 살진 않는다.

내가 예전부터 싫어했던 말 중에 하나가 '열 재주 있는 놈이 빌어먹고 산다'였다. 이것저것 잡기가 많은 내가 대한민국 취업난에 밀려 겨우 작은 회사에 취직하고 근근하게 먹고 살아서 그런가 싶다. 사는 게 매우 근근하여 어떤 사건이 터지면 사회에서 나락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어느 덧 지금 나는 프로그래밍과 글쓰기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인생을 풀려고 한다. 풀리고 있는 건 맞겠지? (저 좀 섭외 해 가실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이켜 보니까 그 분 용한 분이네...? 저 사주 좀 다시 봐주세요! 저 사주 어디서 봤더라? ㅋㅋㅋㅋㅋㅋ


내가 통계를 좋아했는데, 거 때문인지 공자 선생님 영향인지 언젠가 주역도 배웠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나중에 내가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스탠드업 코메디같은 인생을 살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내 무대는 여기다. 브런치라는 글판에서 글자를 가지고 비틀고 꿰뚫는 놀이를 당분간은 지속하지 싶다. 재미있다고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독자님들한테도 고맙고, 구독 해 주시며 인연을 이어나가 주시려는 독자님들도 고맙다. 또한 글을 다듬는데 놀라운 도움을 주는 AI한테도 고맙다. 당장은 무료로 AI를 쓰게 해주는 구글도 고맙다. (아닌가? 경제적인 지불을 안하다 뿐이지 보이지 않게 내가 구글에게 뭔가 지불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꾸준히 받고는 있는데...ㅋ Don't be evil, Google~)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마저도 내 나름대로는 자유의지를 발현하면서 사는 것 같은데. 그런데 또 내가 걸어온 인생의 행로를 보면 거기에는 다 이유가 깃들어 있었음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과거의 발걸음을 참고삼아 미래를 예측 해 보는 것도 가능하지 싶고. 우리 파인만 오빠의 경로분석(Feynman Path Integral)적 사고를 곁들여 보자면, 내 하고싶은 거 다 하면서도 종국적으로는 내 생이 어떤 한 지점에 수렴 해가는 '운명'이 있는 것도 같고. 여하튼 인생을 재미지게 살고 있음에 감사한 하루다. Carpe Diem!


keyword
작가의 이전글왜 우리는 유쾌함을 좋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