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해질 시간이다!

by 힙스터보살


이 글을 읽고 계신 대부분의 독자님들이 학생시절을 거쳤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 학생으로 지내는 동안에는 여러 선생님들로부터 이것저것 뭔가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또한 많은 '문제'를 풀었다. 나는 뭔가를 배우고 익히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봐야하는 시험에 서서히 지쳐갔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에는 '배우는 건 신나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급기야 '공부는 시험 보려고 하는 거지'라는 말을 내뱉고 말았다.


그래도 그거 한 가지는 깨달은 것같다. 어떠한 형태로든 배움은 고통 내지는 수고로움을 수반한다는 것. 때문에 성장을 바라는 사람은 뭐라도 계속 도전을 하게 되고, 필히 고통과 수고로움을 겪어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삶은 굳이 배움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디폴트로, 시시때때로 고통을 느끼니, 차라리 배움을 추구하는 삶이 좀 더 가성비 좋은 삶이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6차 교육과정을 거친 사람인데, 그건 좀 아쉬운 게 있긴 하다.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나 모르겠는데) 뭔가를 학습하는 과정이 대부분 '문제풀기'에 매몰되어 있다는 것. 문제풀기, 달리 말하면 '시험'에 촛점이 맞춰진 교육에서는 필히 아이들이 등수로 서열을 가르게 된다. 잘 하는 아이는 그 지위를 빼앗길까봐, 못하는 아이는 그 지위를 갖기 못하여 고통을 받는다. 그렇다고 등수를 아예 없애는 것이 답인지는 모르겠는데, 등수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좀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ducation-Empowers-Life-of-Every-Students.png 진챠... 배움은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밑거름이라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고시픈데!! 왜 햄보카지를 모태~!!!


나는 내가 받았던 교육에서 크게 아쉽다고 생각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내가 주도하는 진행'을 겪어본 경험이 적었다는 점이다. 똑같이 배우고 시험보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기는 하긴 하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내가 관심있는 분야가 뭔지 찾아보고, 내 관심에 기초하여 기획을 하여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경험을 더 많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어른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어서야 블록코딩을 배움으로써 내가 생각해낸 것을 구현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지금 즐기고 있을 그 때도 즐겼더라면....!


내가 주도하는 기획은 당연하게도 품이 많이 든다. 처음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우물쭈물하고 방황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뭐라도 실마리를 발견하면, 그 실마리를 바탕으로 이리 생각하고 저리 생각하면서 문제를 구체화 해 나간다. 그래서 '이거다!' 싶은 뭔가가 떠오르면 거기에 마구마구 살붙임을 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래서일지 모르겠지만 대학교 때 공모전을 하거나 프로젝트 동아리 활동을 해본 게 좋았다. 마찬가지로 코딩수업을 배우면서 수업시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꽤 즐거웠다.


그런 덕분에 여전히 배움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리지는 않은 것같다. 그래서 코딩교사 양성과정도 무사히 끝마친 것같다. 그 열정이 남들 눈에 띄어버려서 디딤돌 동아리 대표자가 되어버린 것은 덤이지만...? 그 열정 덕분에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다가 헬로우 메이플 선도사업 강사로 발탁되어 차로 1시간은 가야 하는 학교를 배정받아 당장 8월 20일부터 출강을 나가야 하는 것은 덤에 덤이고....?! (네 그렇게 제가 취직이 된 셈입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말 그대로 'Full time'이다. 정말 오랫만에 가르침의 현장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설레면서도 두렵다. 내 코딩실력이나 교수학습 실력도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점,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노하우는 거진 없다는 점이 두려움에 가중치를 싣어준다. 게다가 방금 전에 최민준쌤의 아들TV를 보다가, 관계를 지키면서도 통제를 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겁도 난다. 내가 과연 이 아이들을 잘 이끌 수 있는 강사가 될 수 있을까??


Depositphotos_79930840_m-2015-min-e1547154111611.jpg 내 오함마 어디가쓰....?


제대로 된 문제해결력은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내리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사실상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마주하는 상황은, 이미 정리된 문제에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문제라고 할만한 것인가를 찾는 것이라고 한다. 대단히 옳은 말이라 생각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두려움이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일지. 아주 현실적으로 내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아이들의 상황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반사적으로 드는 두려움일 수도 있다. 전자라면 뭐라도 열심히 배우면 되겠고, 후자라면 일단 겪어보면서 재빨리 적응 해 나가는 게 필요하리라.


찐문과생에서 경영학도로, 경영학도에서 뭔가 IT인 비스무리한 커리어로, 그러다가 상담원으로 지낸 내 뒤죽박죽 인생 커리어. 남들에 비해 뒤쳐지는 것같아 답답했던 순간이 있었다는 게 떠오른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위기가 찾아왔고, 또한 그 위기의 순간이 성장의 기회였다. 이전의 내 경험을 돌아보자면, 뭐라도 일단 뛰어들면 많은 두려움이 해소되리라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역시 안다. 뛰어들고 난 다음에 몸으로 부딪히는 현실적인 어떤 어려움에 힘들어하는 순간이 있을 것임을. 이미 경험해 본 두려움과 이미 경험해 본 극복의 경험이 미묘하게 덩어리를 이룬다.


어찌되었든 8월 20일부터 시작하는 퀘스트는 이미 시작됐다. 낙장불입이다. 8월 20일이 시작되기 전까지 뭐라도 정진할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이 용맹정진해야 하는 그런 순간인가보다. 어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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