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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Dec 02. 2022

무모한 용기

2일 차. 현실

결심을 했으니 작업에 돌입해야 하는데, 막상 쓰고 싶은 내용만 있었지 그림책을 만들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선 아는 게 없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쉬운 방법으로 그림책 만드는 방법들에 대해 검색을 해보고 관련된 책을 읽고, 관련 인강을 찾아 공부를 했습니다. 얼마 만에 해보는 공부인지… 새삼 어려서는 그렇게 하기 싫던 공부가 즐겁기까지 하다니,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인강 속 그림책 작가님들의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라, 따라만 오면 누구든 다 할 수 있다.’와 같은 몽글몽글한 따듯한 격려가 용기를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내 방법은 내가 찾아야 한다.’였습니다. 물론 기초적인 배움을 얻긴 했지만 그림책이 다양하듯 이야기를 표현해 내는 방법은 참 다양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그림책 속 그림은 또 다른 언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림책을 구성하는 요소나 스토리 작성법과 같은 이론에 빠져 그림책을 파헤치고 있다 보니 정작 독자로 그림책을 보며 느꼈던 부분들을 잠시 잊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통해 알게 된 것들을 바탕으로 내가 왜 그림책을 좋아하는지,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껴서 직접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던 건지, 다시 내가 생각한 그림책의 본질에 대해 스스로 되물어 보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은?

1. 그림책 속 주인공(캐릭터)은 성격, 표정, 행동이 매력적입니다.

2. 글이 적거나 아예 없어도, 그림만으로도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3. 다시 보아도 새로운 점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곱씹으며 제가 만들고자 하는 그림책 속 캐릭터를 고민하게 되었고 페이지에서 글과 그림의 구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으며, 글귀 하나 그림 하나에도 ‘그냥, 예쁘니까’가 아닌 저(캐릭터)의 의도와 의미를 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업하는 내내 잊지 말자 다짐해봅니다.


하지만 진짜 현실적인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아내와 엄마라는 본업상 실질적으로 제가 집중할 수 있는 작업시간을 얼마나 마련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제가 옆에 없으면 잠을 못 자는 ‘우리 집 2호’가 복병이지만, 그래도 이 무모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함께 작업할 그림작가를 맡아줄 든든한 짝꿍이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만든 그림책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도전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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