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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Dec 09. 2022

그대 이름은

8일 차. 존재

아이를 가지면 여러 의미를 담아 태명을 짓고,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신고 전에 이 세상에서 살아갈 멤버로서의 이름을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 속 주인공은 이름을 짓기 전에, 겪어 나갈 설정 속 상황들을 먼저 정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채워질수록 캐릭터의 외모나 성향은 확실해지는데 이름을 지어줘야 할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이 둘을 낳은 엄마로서 어떻게 태명을 짓고, 이름을 지었는지 다시 곱씹어 봅니다.


첫째의 태명은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서 가족을 채우고 행복도 채우고, 사랑도 가득가득 채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채움’이라고 지었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의 이름은 태어난 날과 시를 고려하여 부모님께서 지어주셨죠. 둘째의 태명은 단순하게 간절히 딸을 바라는 저의 사심이 가득 담긴 ‘딸기(딸이기를)’라 지었고, 간절한 소원은 감사히도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딸의 이름은 작명원에 원하는 이름 후보 몇 가지를 보내고 그중 하나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이름을 짓는 과정이 점점 현실적으로 바뀌었네요.


우리는 부모님이 정해주신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갑니다. 간혹 성인이 되고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이름은 나를 대변하고 대표합니다. 그래서 이름을 지을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해 정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야기 속 주인공 이름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섣불리 이름을 짓기가 어렵게 다가옵니다. ‘의미를 담은 이름? 성격이 드러나는 이름? 재미있는 이름?…’, 어렵습니다. 이름은 좀 더 이야기를 진행시켜본 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름’을 고민하다 보니 갑자기 김춘수 시인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꽃’ 중에서)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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