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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Dec 17. 2022

한 방

극적이거나 소소하거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람에 따라 그 형태와 기회는 다르게 나타나겠죠. 또한 그 전환점이 나에게 해가 될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환점을 나도 모르게 지나쳤을 수도 있고, 뒤늦게 어떤 계기로 인해 내 삶이 이전과는 다른 삶이 되어 있다면 그때가 내가 지나친 전환점이었을 것입니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를 먹은 저를 돌아보면서 지금까지 겪었던 전환점이라 할만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되짚어 보았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대학 졸업 후 혼자 독립해서 서울 생활을 시작했던 20대 초반에 맞은 전환점은 사회인의 시작과 독립생활을 겪게 하며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젊은 시절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었고, 20대 후반 평생의 동반자를 맞이하겠노라 약속한 결혼으로 아가씨에 종지부를 찍으며 확실한 유부녀로서의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피가 섞이지 않은 가족과 호칭은 ‘남편’이지만 평생 ‘내편’이 생겼죠. 그리고 가장 큰 전환점은 아이를 낳은 일입니다. 아이를 낳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이 낳기 전과 후로 나뉠 만큼 삶 자체가 달라졌으니까요. 그리고 빼도 박도 못하는 진정한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겪은 전환점들을 들춰보니 소소했던 쨉 정도는 많았던 것 같은데, 격정적인 한 방이 있던 것 같지는 않네요. 그림책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면서 사건들은 있는데 극적인 ‘한 방’이 무엇일까…, 풀리지 않는 숙제로 골치가 아팠었는데 꼭 ‘한 방’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은 소소하다고 생각했던 저의 지난날들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울고 웃었던, 그땐 그게 전부였던 ‘한 방’이 있었을 테죠. 소소한 사건들 속의 한 방, 그 감동 포인트는 무엇일까…, 다시 주인공을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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