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가는 시간
아니 벌써, 뭘 했다고 2021년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걸까.? 시간이란.. 더디 가는 것 같다가도 과거가 되어버리는 순간, 순식간이 되어 버리는 것 같다.
아직 12월 한 달이 남았지만… 남은 한 달에, 올해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 숨을 고를 시간을 가져본다.
결혼 전에는 홀로 서울 월세살이에 야근이 잦은 직업 특성상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아등바등~ 늘 바쁘게 살았었고 그렇게 사는 게 당연했었다. 그러다 같은 직업군의 신랑을 만나 바쁘게 지내는 날들을 당연시 여기며 결혼을 했고, 결혼 후 바로 함께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갔었다. 어학연수에 온 학생들 중에서도 둘의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기도 했고, 우리가 번 돈으로 갔으니 역시나 그곳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들어왔다.
한국으로 들어오자마자 나와 신랑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다. 어학연수 기간 동안 고스란히 벌었던 돈을 까먹고 돌아왔으니, 잠시라도 쉬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 같다.
이런 나의 조바심이 보이셨는지…, 어느 날 아버님께서
“은경아, 너희들에게 1~2년은 인생 전체를 두고 보면 아주 작은 시간이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단다. 너희들 곁엔 우리도 있고!”
그 말씀을 듣고 잠시 멍… 했던 것 같다. 늘 바쁘게 나를 다그치며 지내왔던 것이 당연했던 나에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면죄부를 받은 것 같았다.
그 덕에 괜한 죄책감에 어느 누가 뭐라고 질책한 것도 아닌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괜히 불안하고 도태되고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 스스로의 옥죔은 많이 유연해질 수 있었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고, 때론 크게 숨을 고르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져도 된다고….
그래도 이렇게 연말이 다가오면 올해를 돌이켜 보며 반성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계획만 세우고 실행하지 않았던 나의 게으름을 반성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올해 내가 해냈던 일들을 찾아내 스스로에게 용기도 줘야겠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