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클래미
솔직히, 유튜브 몇 개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을 법한 얕은 수준이었다. 마치 유튜브 검색하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요약해줬다는 듯? (그런데 유튜브보다 책 읽는 게 더 귀찮지 않나?)
저자의 인사이트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수박 겉핥기식 지식으로 채운 걸 보며 '아, 유명인이면 누구나 책을 낼 수 있구나' 정도가 내가 얻은 유일한 인사이트랄까.
혹평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책 내용에서 딱히 발췌할 만한 부분이 없어서 이 책을 읽고 난 후 지하철에서 끄적인 글을 올려본다.
1. 출산율이 이번 분기에 0.1 상승했다는 뉴스를 봤다.
사실 작년부터 출산율 반등에 대한 조짐이 보였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특별한 정책 때문이라기보다는, 80년대 말에 태어난 세대가 결혼을 많이 하지 않은 세대인 반면, 90년대생부터는 결혼과 출산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실제로 90년대생 친구들을 보면, 남녀를 막론하고 결혼과 출산 소식이 점점 더 자주 들려오는 게 사실이다.
80년대 말 세대가 결혼을 많이 하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IMF 세대라는 특수한 배경 때문일 것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닥쳤을 당시, 이들은 초등학생 시절을 보내고 있었고, 부모 세대가 겪는 좌절과 어려움을 눈앞에서 지켜보며 성장했다. 이는 그들 세대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90년대생은 IMF 시기를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겪으며, 이를 극복한 사회적 분위기를 더 많이 체감했을 것이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80년대 말 세대는 비교적 풍족하지 못한 청년기를 보냈고, 가정을 꾸리고 출산을 선택하는 데도 심리적 걸림돌이 되었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흔히 MZ세대가 하나의 세대처럼 묶이지만, 미국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거의 물과 기름처럼 다르다.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모습을 보며 꿈과 희망을 품고 자랐던 반면, Z세대는 2001년 9/11 테러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겪은 부모 밑에서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우울하고 냉소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20~30년 후를 예측하려면, 지금 부모 세대의 태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현재 부모 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어떤 가치를 유산으로 남길까? 이를 통해 다음 세대의 모습과 사회적 흐름을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2. 일본이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을 버텨내고, 최근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고 한다.
그 비결은 간단히 말하면, 오랜 기간 돈을 쥐고 있던 노년층이 세상을 떠나면서 유산이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로 넘어간 것과, 정부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낮추어 돈이 시장으로 풀리기 시작한 데 있다.
만약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면, 이러한 변화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시간이라는 요소가 가장 큰 해결책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버텨낸 것은 일본이기에 가능했다. 거의 0%의 경제 성장률로 30년을 버티면서도 세계 GDP 순위 3~4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1980년대에 일본이 쌓아올린 경제적 성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인들이 일본의 경제적 약진에 대해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자면, 일본은 건물주에 비유되고 한국은 열심히 일하는 셀러리맨에 비유된다. 일본은 자국 외에서 채권이나 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 중 하나로, 국내 경제가 일시적으로 어려워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한국의 미래 모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일본의 사례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우리 미래의 위기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3. 마지막으로, 미국의 트랙터 이야기가 있다.
1820년대에 최초의 트랙터가 발명되었다고 한다. 당시엔 쟁기를 말로 끌던 시절이었는데, 트랙터가 등장하면서 곧바로 시장을 휩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중화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기존에 말이 잘 쓰이고 있었고, 비로소 말이 죽어야지 트랙터가 자연스럽게 도입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비전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대의 흐름과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대중화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따라서 기술 개발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시대를 읽고, 적절한 타이밍에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트랙터는 초창기에는 실패했지만, 그 사이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며 준비한 덕분에 미국의 대표적인 농업기계 제조사인 존 디어(John Deere)는 약 178조 원의 시가총액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