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Blue에서 Claude Bloom으로

Written by 클래미 & 클로드

by 클래미

*영국 IBM 개발자, 그리고 OO일보 기자님과의 인터뷰*


최근 Claude Blue(클로드 블루) 브런치 글 이후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커피챗 요청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사람들이 뭘로 알고.. 그저 평범한 직장인인데 말이다) 특히 가장 먼저 신청을 주신 곳은 뜬금없이 영국 IBM 오피스에서 근무하시는 개발자분이셨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안 그래도 AI 담당 부서에 있는데, 최근에 회사의 기조가 AI에서 퀀텀으로 넘어가면서 내부에 변화도 많이 생기고 본인의 커리어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고 한다. 요즘 GPT 전후로 나눠질 정도로 외국인 직원들과도 많이 푸념하는 과정에서 내 글을 보고 깊게 공감하셨다고. 심지어 미국인 동료에게도 내 브런치 글을 공유하면서 번역해서 보라고 했다. (번역이 잘 됐으려나?)


같은 날 오후에는 OO일보 기자님과 사무실에서 커피챗 취재를 했다. (주말에 카톡을 주셔서 바로 일정을 잡았다) 무려 23년차 시니어 기자님이시고, 사내 AI 부서를 이끄시는 분이었다. 본인이 평소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던 내용이라서 실제 현업에서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특히 개발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AI를 잘 쓰고 있는지 궁금하셔서 몇 가지 회사 사례를 말씀드리니, 이해를 더 돕고자 몇 번이고 되물으셨다. "아니 사람들이 그렇게 일한다고요?", "그게 실제로 돼요?". 내부에서 AI를 좀 진취적으로 푸시하는 입장이셨는데, 그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직도 내부에서는 AI 사용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다들 몰래 쓰고 있겠지만)


흥미로운 점은 개발자분들과 비개발자분들의 간격이 생각보다 극과 극이라는 것이다. 물론 비개발자분들도 이미 많은 판단력과 사고를 AI에게 의존하고 맡기고 있다. 대부분의 사무직 업무가 조사를 하고 데이터를 정제해서 보고서를 만드는 일인데, 요즘 사람들 중에 네이버나 구글에 들어가서 사람이 일일이 찾아보고 보고서를 온전히 다 쓰는 사람이 있는가? 이미 우리는 GPT나 제미나이의 사고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알게 모르게 AI native로 진화하고 있다. 근데 그 과정이 왜 개발자와 비개발자 사이에서 이렇게 큰지, 개발자분들은 정말 황홀감을 넘어 두려움으로 느끼고 있는데, 왜 비개발자분들은 다른 세상을 이야기하듯이 초기의 신기함에서 더 이상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아마 실제로 AI가 어느 정도 포텐셜이 있는지 체감하거나 들어보지 못해서일까?


이후 미국 스타트업에서 PM으로 일하는 지인과 통화를 했을 때 흥미로운 분석을 해줬다. 개발자들이 먼저 영향을 받은 이유가 단순히 코드를 AI가 잘 써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캐폴딩을 세우고 디테일을 채워나가는 방식, 즉 큰 구조를 먼저 잡고 세부를 반복적으로 쌓아가는 워크플로우가 LLM이 일하는 방식과 본질적으로 같다. 그래서 개발자들이 가장 먼저 AI의 위력을 체감했고, 동시에 가장 먼저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사무직들의 업무는 아직 그 구조화가 덜 되어 있어서 AI 도입이 느린 것이지, AI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구조화되는 순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아무튼 오늘 블로그의 목적은 Claude Blue를 먼저 마주했거나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각자의 다른 상황에서 어떻게 실제로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1. 영국에서 느끼는 미국과 AI 온도 차이

대화는 자연스럽게 영국의 테크 환경에서 시작했다. 런던은 금융이 핵심 산업이다 보니 핀테크 쪽에서는 강하지만, AI 프런티어는 확실히 미국이 중심이라고 했다. 물론 딥마인드가 영국에서 시작됐고, 산업혁명도 영국에서 시작됐지만, 영국이 시작하더라도 항상 미국으로 넘어가서 스케일업이 일어난다. 어쩔 수 없이 빅테크들의 헤드쿼터가 다 미국에 있다 보니, 중요한 일이나 프런티어에서 뭔가를 하는 것은 미국 팀들이 가져간다고.


나도 영국에서 일하시는 한국인 개발자분을 전에 만난 적이 있는데,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영국이 비자가 열려 있는 편이라 영미권 진출의 관문으로 가시는 분들이 꽤 있지만, 테크에서 커리어의 프런티어를 원한다면 결국 미국으로 가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아무리 원격 근무가 가능한 시대라고 해도, 그 커뮤니티 안에서 사람을 만나고 이너서클에서 캐주얼하게 교감하고 공유하는 정보는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은 패스트 팔로워라서 미국의 트렌드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공부하고 따라간다. 실제로 그래서 미국 사람보다 미국에 대해서 더 잘 아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책으로 늘 배운다) 하지만 머리만 맞댄다고 답이 나오는 건 아니라서 가끔은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는 경험의 가치가 더 유효한 경우가 많다.


그렇게 미국을 가고 싶은 꿈이 있지만, 요즘 미국 생활이 만만치 않은 것은 뉴스만 봐도 안다. 이민 정책이 워낙 불안정하고, ICE 이슈도 있고, 외국인이 비자로 산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시대다. 이 분도 O-1 비자를 통해 미국 스타트업으로 가는 길을 모색 중이라고 했는데, 고난이 너무 명확하게 보인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시대에 어디에 물리적으로 위치하느냐가 곧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고난을 감수할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2. 앱 인터페이스가 더 이상 필요 없는 세계

이 분의 미래상이 흥미로웠다. 인간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뭔가를 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구시대적이라는 것이다.


1년 반 전쯤 Cursor가 처음 나왔을 때는 "아, 내가 소프트웨어를 혼자서 다 만들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개인 에이전트가 내 데이터를 가지고 시각화도 해주고, 필요한 것을 먼저 제시해주는 세상이 온다면, 앱이라는 인터페이스 자체가 필요 없어진다. 보안 문제가 해결되고, 에이전트가 내 맥락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면, 내가 "운동해야겠다"라고 혼잣말을 하면 에이전트가 먼저 운동 프로그램을 제안해줄 수 있는 것이다.


"자비스 같은 거죠. 모두가 자비스를 대동하고 다닐 수 있는 시대. 나중에 핸드폰도 필요 없겠죠. 이어폰 하나 꽂고 다니면서."


개발자로서 느끼는 위기감이 더 구체적이었다. 사용자가 원할 때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것, 그 모든 기능을 에이전트가 대신해준다면 더 이상 그런 인터페이스가 필요 없어진다. 마치 영화 "Her"에서처럼 디바이스 하나만 있으면 되는 세상. 아니, 디바이스조차 필요 없을 수도 있다.


우리 회사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존에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제공하던 가치를 LLM이 직접 해결해주기 시작하면서 기존 고객사들이 "이거 우리가 내부적으로 만들어 볼게요"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작년 말만 해도 그냥 계약 연장을 안 하기 위한 변명 정도로 들었는데, 만약 실제로 서비스를 만들어서 팔 게 아니고 본인 입맛대로만 필요하다면, 그렇게 시도해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소프트웨어 분야라면, 법률이나 금융이나 의료처럼 법적 리스크가 높아서 LLM 기업들이 굳이 건드리기에 오히려 리스크가 큰 분야를 깊게 파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마치 우리 모두가 핵폭탄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버튼을 누를 사람은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같은 날 만난 또 다른 창업자도 흥미로운 사례를 보여줬다. 사주핑이라는 K-사주 AI 서비스를 만드는 분이었는데, 이분의 논리가 재밌었다. LLM 기업들이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AI가 미래를 예측해서 "당신은 이 미래를 선택해야 합니다"라고 했다가 틀리면, 그 법적 리스크는 LLM 기업들이 절대 지고 싶지 않은 종류의 것이다. 하지만 사주라는 프레임을 통해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주가 그렇게 나왔다는 하나의 필터가 있으니까. 게다가 K-컬처를 타고 글로벌로 갈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최근 디즈니플러스에서 한국 사주 예능이 나오면서 해외 유저가 급증했다고 한다. 큰 문제를 푸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되는 시대. 큰 문제는 LLM 기업들이 풀어주니까, 스타트업은 그들이 리스크 때문에 안 하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


3. 대체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이 개발자는 요즘 어디를 가든 직업의 대체 가능성을 머릿속으로 계산한다고 했다. 커피숍에 가면 바리스타를 보면서 "저 직업은 대체가 될까"를 생각하고, 교회를 지나가면 "목사님은 대체가 안 되겠지"를 생각한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는 결론이었다. 모두가 AI에게 대체되면 물리적인 일에 사람들이 몰릴 텐데, 만약 요가 선생님이나 배관공 같은 직종에 인력이 집중적으로 모이게 된다면, 오히려 경쟁 때문에 단가가 결국에는 확 떨어질 거라는 것이다. 요즘 한국에서는 배관공에 젊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서 40분에 35만 원씩 번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에 AI로 인해 모든 젊은 사람들이 다 배관공에 모이게 된다면? 이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물리적 노동의 희소성도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여기에 내 가설을 하나 덧붙였다. 예전에 블로그에서 육체 노동이 기술에 의해 대체되면서 지식 노동의 가치가 올라갔고, 이제 지식 노동이 LLM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면 그다음은 무엇인가를 고민한 적이 있다. 내 가설은 "대중 선동의 시대"였다. 많은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 방향성을 제시하는 능력, 어떤 권위를 가진 사람들. 연예인이거나 인플루언서처럼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존재가 유일하게 남는 분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개발자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동의해요. 저 요즘 '아, 유명해져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 전날 런던에서 소라 언니(틱톡과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의 강연에 다녀왔다고 했다. 우먼 파워,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 결론은 같았다. 뭘 해도 유명해져야 한다.


유명해져야 한다는 생각은 모두가 하지만 실제로 실행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 개발자도 링크드인 포스트 하나 쓰는 것조차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못 하겠다고 했다. 나도 사실 대기업에 다닐 때는 링크드인 활동을 전혀 안 했다. 회사에서 하는 일을 외부에 알리는 것도 꺼려졌고, 솔직히 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스타트업에 오니까 회사를 내가 직접 알려야 하는 상황이 됐고, 그렇게 글을 쓰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네트워크가 넓어졌다. 오늘 이 커피챗 자체도 블로그를 썼기 때문에 생긴 인연이다. 글이 사람을 데려오고, 사람이 인사이트를 데려온다. 내 동생이 한 말이 기억난다. "다들 유튜버가 개나소나 한다고 하지만, 오빠 친구 중에 유튜버 있어?" 없다. 아직은 블루오션인가?


흥미로운 것은, 같은 현상을 보고도 사람마다 반응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 스타트업에서 PM으로 일하는 지인은 전혀 다른 톤이었다.


"어제 마크 저커버그도 오픈클로(OpenClaw)를 돌리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럼 본인을 대체하는 거잖아요. 저커버그도 대체되는데 나라고 안 될까?"


그냥 당연한 흐름이라는 톤이었다. 결국, AI가 모든 것을 자동화하더라도 결국 남는 것은 판단력(judgment)과 감각(taste)뿐이라는 것. 그래서, 제프 베조스가 말한 "변하지 않을 것에 투자하라"는 원칙을 언급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의식주처럼 펀더멘탈한 분야에 시간을 쏟고 있다고도 했다.


이 PM은 실제로 AI를 업무 깊숙이 쓰고 있었다. 퍼플렉시티의 Model Counsel 기능을 즐겨 쓰는데, 같은 질문을 GPT, 클로드, 제미나이 세 모델에 동시에 돌려서 교차 검증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모델이 주는 답을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세 개의 답을 비교하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본인이 판단하는 것이다. AI를 마구자비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thinking partner로 쓴다. 보고서를 만들 때도 AI가 first step을 깔아주면 본인이 보완하고 다듬는 방식으로 일한다고 했다. 사고의 출발점은 AI에게 맡기되 판단은 본인이 하는 구조였다.


또한 음악을 전공했다가 사업 쪽으로 넘어온 케이스를 예시로 언급하면서, "인생은 원래 선형적이지 않다"고 했다. 음악을 하면서 배운 창의성과 감각이 나중에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결국 과거의 경험이 낭비되는 것은 없고, 다 어딘가에서 연결된다고. AI 시대에 직업이 바뀌고 커리어가 전환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맥락이었다.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전혀 다른 형태로 가치를 발휘할 수 있으니까.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것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파도 앞에서 어떤 사람은 실존적 위기를 느끼고, 어떤 사람은 담담하게 서핑 보드를 꺼낸다. 어떤 사람은 배관 기술을 배우러 가겠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유명해져야 한다고 한다. 각자의 경험과 성향에 따라 대응이 이렇게 달라진다는 것 자체가 이 시대의 흥미로운 단면이다. -> 솔직히 이 문장은 너무 AI스러운데, 그래도 비유가 마음에 들어서 남겨둔다 ㅎㅎ


4. 트리거가 있어야 움직인다

스타트업에게는 매일 생존 자체가 트리거다. 새로운 도구가 나오면 닥치는 대로 써본다. 우리 회사에서도 그랬다. 한 명이 AI를 활용해서 원래 10명이 붙어야 하는 대형 엔터프라이즈 프로젝트를 혼자 쳐냈다. AI가 24시간 돌아가고 결과물이 계속 나오니까,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었다. 결국 4주 만에 번아웃으로 쓰러져서 일주일을 쉬어야 했다. AI는 되지만 인간이 병목이라는 현실. 1인 AI 오퍼레이션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인간의 체력과 정신력이 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과도기적 문제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아마 앞으로 계속해서 보완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게 될 것 같다.


반면 대기업은 트리거가 없다. 리소스가 충분하고, 이미 인간 에이전트가 많고,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 다만 최근에 재미있는 사례를 들었다. 한 언론사에서 오래 일하신 기자님이 본인이 신뢰하던 국장님의 퇴사를 경험한 뒤, 그 국장님의 편집 스타일과 검열 기준을 학습시킨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냐고 물어왔다고 한다. 자기를 감독해주던 필터가 사라지니까, 그제야 AI 에이전트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이것이 트리거다. 개인적으로 직접 맞닥뜨려야 비로소 움직이는 것.


개발자들은 이미 트리거를 매일같이 느끼고 있다. 나의 주된 업무였던 코드 작성을 AI가 더 잘 쓰는 현실을 매일 목격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인터뷰를 해왔던 대부분의 사무직들에게는 아직 그 트리거를 못 느끼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괴리감이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문제는, 만약 이 트리거를 내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더 크게 느끼게 된다면, 우리는 준비가 되었을까?


5. 큰 시련 이후의 선택

대화 막바지에 이 개발자가 조심스럽게 꺼낸 이야기가 있었다. "스트레인저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서. 1년 반 전에 암에 걸리면서 인생에 큰 시련을 겪었다고 했다. 힘든 투병을 거쳐 지금은 나아진 상황이지만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대신에 투병 과정에서 투명하게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큰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한다.


"무서운 거 많아요. 그걸 이겨냈는데도 다른 것도 여전히 무서워요."


이 한마디가 오래 남았다. 삶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겪어본 사람이, AI 시대의 불확실성 앞에서 느끼는 감정의 결은 다를 수밖에 없다. 더 큰 것을 이겨냈지만, 여전히 무섭다고 말할 수 있는 솔직함. 중요한 것은 두려움의 유무가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이 대화를 마치고 하루를 돌아보니, 한 가지가 선명해졌다. Claude Blue에 공감하고 연락을 주시는 분들은 전부 개발자이거나, 이미 AI를 깊게 쓰고 있는 얼리어답터였다. 안타깝게도 사무직 분들에게서는 반응이 거의 없었다. OO일보 기자님도 AI 부서를 이끄시면서 직접 취재까지 나오셨지만, 개발자들이 설명하는 AI 워크플로우가 아직 피부에 와닿지 않으시는 듯했다.


영국에서 온 이 개발자도, 뉴욕의 대기업 PM도, 실리콘밸리의 메타 엔지니어도,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국경을 넘어, 직군을 넘어, 모두가 같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 불안을 느끼는 사람과 느끼지 못하는 사람 사이의 간극이, 이 시대에서 가장 위험한 격차가 되고 있다.


앞으로도 현장의 사람들을 계속 만나려고 한다. 특히 AI를 가장 깊게 쓰고 있는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인사이트를 비개발자의 언어로 치환해서 전달하고 싶다.


Claude Blue에서 멈출 생각은 없다. 우리는 Blue를 넘어 Bloom으로 가야 한다.




AI 전문가는 아니지만 늘 커피챗에 열려있습니다. 본인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시다면, 다른 분들의 경험을 더 자세히 듣고 싶으시다면 링크드인으로 DM 혹은 이메일(pahan@umich.edu)로 주세요.


*Claude Bloom이란, Claude Blue를 넘어 AI 시대에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적응해가는 흐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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