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클래미
엔터 업계에서 일하면서 느낀 바, 성공하는 브랜드들은 필연적으로 3단계 Rapstar(팬덤) → Popstar(대중) → Rockstar(아이콘)를 거치며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산업과 장르를 넘어 어느 브랜드에도 적용 가능하며, 세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을 개념이라 생각한다.
이를 팬덤 비즈니스라고 부르며, 콘크리트 지지층(팬덤)을 먼저 구축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대중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참고로, 처음부터 대중을 공략하는 접근은 마치 200M 높이를 한 번에 점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보다 쉽게 높이 뛰기 위해 내가 딛고 설 수 있는 받침대를 바닥에 먼저 까는 작업이 필요하며, 우리가 아는 성공한 브랜드인 애플/테슬라/파타고니아와 같은 브랜드들도 초반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먼저 섭렵하고 이를 중심으로 Hype을 만들어 대중 시장을 침투한 바 있다.
팬덤 비즈니스의 정석인 아이돌 그룹의 커리어를 기준으로 설명해보겠다.
1단계. Rapstar(팬덤)
특히 팬덤의 힘으로 크는 남성 아이돌 그룹의 경우 첫 몇 년 동안은 1단계인 콘크리트 지지층(팬덤) 구축을 위해 Rapstar가 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마치 생로랑이나 발렌시아가가 기존의 하이엔드 브랜드 사이에서 두각을 보여주지 못했을 때 과감하게 니치한 상품을 개발하여 패션계의 인싸가 된 것처럼, 데뷔 초반에는 확고한 취향을 가진 팬덤을 구축하기 위해 다소 난해하고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유니크한 컨셉안과 세계관을 구상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2단계. Popstar(대중)
이후, 브랜드 어느 정도 팬덤을 구축하였고 대중으로 나갈 힘을 얻었다면, 2단계인 팬덤 규모 확장을 위해 Popstar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론 타깃을 팬덤에서 대중으로 확장 과정에서 브랜드의 색깔/정체성이 변하기 때문에 일부 기존 팬덤의 이탈은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꼼데가르송이나 A.P.C 같은 브랜드들이 한 때 유니크한 철학과 디자인으로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으나, 어느새 대중들을 사로잡기 위해 로고 플레이와 콜라보로 떡칠하니 기존 팬들이 얼마나 실망하였겠는가. 더 이상 취향 없는 대중들과 섞이기 싫어서 또 다른 니치한 브랜드를 찾아 떠났을 것이다. 결국 브랜드도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흥망성쇠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보통 이럴 때는 마치 죽어가는 아이를 살리듯이 Creative Director를 갈아치우고 (마치 루이비통이 버질 아블로를 기용한 것처럼)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통해 생명력을 연장시킨다.
따라서, 小를 위해 大를 희생하는 일이 없도록 언제 Rapstar에서 Popstar로 확장해야 하는지 타이밍을 잘 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보통 시장 점유율을 대부분 확보하여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에 타 시장 공략을 고려한다.
3단계. Rockstar(아이콘)
마지막으로, 현시점 가장 대중적이고 브랜드로서의 인식을 얻어냈다면 3단계인 유행을 넘어 시대를 풍미하는 Rockstar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때부터 시대/인종/연령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공감하는 보편적인 주제를 가진 활동을 시작하는데, 예를 들어 대의적인 의미를 가진 인류 평화 및 환경 운동과 같은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난민과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Queen의 Live Aid 공연이나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UNICEF와 진행한 BTS의 Love Yourself 캠페인이 있다.
물론 브랜드별로 각자의 비전과 성향이 있기 때문에 결코 단언할 수 없지만, 우리가 아는 성공한 브랜드의 경우 대략 이러한 공식을 따라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느 지점에 도달하였는가? 위 framework가 당신의 브랜드를 위해 좋은 길잡이가 되었길 빈다.
끝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 신인 힙합/R&B 아티스트에게 적용한다면 러프하게 아래와 같은 중장기 브랜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