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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미 Mar 22. 2019

테슬라와 소뱅의 비전에 담긴 의미

Written by 클래미

모든 기업은 비전이 있다. 그리고 이 비전대로 전략을 세우고 제품을 기획하며 더 많이 팔고 벌기 위해 생산 및 운영 방식을 효율화시키는데 전력을 쏟는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테슬라와 소프트뱅크가 전략적으로 어떻게 다르고 비슷한지 알아보자.


3줄 요약

- 테슬라는 전기차 업계에서 선두주자이다. 이들의 비전은 럭셔리한 전기차를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비싼 차를 만들어 부자에게 판 돈으로 저렴한 차를 만들어 중산층에게 판 돈으로 더욱 저렴한 차를 만들어 서민층에게 팔아 최강전기차 회사가 되는거다.

- 소프트뱅크는 본인들이 1위가 되는 것이 아닌 히어로들이 모인 저스디스 리그를 만들길 꿈꾼다. 따라서 각 업계 중 가장 빠르고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들을 끌어들여 어마한 돈을 쌔려박고 1위로 만든다.

- 결국 비전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다. 중요한 것은 비전을 잘 세우고 잘 따르는 것..!


테슬라, 럭셔리 대중화 전략

테슬라는 전기차 업계의 pioneer이다. 초기에 테슬라는 부자만을 위한 자동차라는 언론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창업자이자 CEO인 엘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성장력을 증명하기 위해 다음의 보도자료를 공개한다 (일명 마스터 플랜..!). 이는 무려 13년 전(2006년)에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이며 테슬라의 뼈대와 같은 내용이다.


1) 스포츠카를 만든다 Build sports car

2) 이걸 판 돈으로 저렴한 스포츠카를 만든다 Use that money to build an affordable car

3) 이걸 판 돈으로 더욱 저렴한 스포츠카를 만든다 Use that money to build an even more affordable car 

4) 동시에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 전기기술을 도입한다 While doing above, also provide zero emission electric power generation options


1)을 위해 럭셔리 스포츠카 Roadster(약 2.5억 원)를 만들어 유명인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Roadster

2)를 위해 세단형 스포츠카 Model S와 SUV Model X(약 1억 원)를 만들었다.

Model S
Model X (국내 출시 X)

3)을 위해 보급형 Model 3(약 3-4천만 원)를 개발 중이다.

Model 3

4)를 위해 세계 최대의 리튬 배터리 생산 공장 Gigafactory를 건설하고, 태양광 발전시설 Solar City를 창립하고 인수했다. (참고로, 전기차는 배터리가 필수이기 때문에 적절한 가격으로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Gigafactory를 2020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Solar City은 가정이나 기업의 지붕 위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하고 이 전기로 당연히 전기차도 충전이 가능하다.)

미국 네바다 주에 위치한 테슬라 생산 공장 Gigafactory
태양열 전지판과 발전 시설을 개발하는 Solar City

1가구 1테슬라 보급 시대를 위해 머스크는 기꺼이 총대를 매고 테슬라를 그의 비전대로 발전시키고 있다. 사업 초기의 페이팔로 번 자금으로 투자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지만 아직 규모의 경제가 없는 상태에서 무엇을 만들든 비쌀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할리우드에는 첫 테슬라를 먼저 구입하고 싶은 돈 많고 호기심 많은 청년들이 줄 섰다. 물론 테슬라의 브랜드 파워 덕분에 가능한 이야기이며 혼다나 포드가 아무리 혁신적인 모델로 찾아와도 이 가격에 살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테슬라의 마스터플랜은 첫 번째 도미노가 넘어가면 나머지는 저절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이다. 심지어 그는 이 플랜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Power Wall이라는 거대 배터리를 만들고, 모든 사람들이 테슬라를 살 수 있도록 Giga Factory의 자동화 기술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고, 픽업트럭/세미트럭/버스 등 제품의 라인업을 늘리고 있으며, 앞으로 우버처럼 쉐어링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머스크는 SpaceX, Hyperloop, Neuralink 등을 동시에 다양한 업계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업성을 떠나 그의 비전은 미래이며 혁신 그 자체이다.


소프트뱅크, 최고들의 연합 전략

2017년 소뱅은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1조 달러(약 1,200조 원) 짜리 ‘비전 펀드’를 출범시켰다. 현재 비전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GPU 제조사 엔비디아,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툴 슬랙,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교육 게임 VR 업체 임프로바블 등 약 60개의 회사에 달한다. 그리고 알다시피 작년 11월에 쿠팡도 2조 3천억 원을 투자받았다. (전체 펀드의 0.2% 수준)


우리는 같은 목표를 가진 기업가들의 연합을 만들고 싶습니다.
We want to form a coalition of like-minded comrade entrepreneurs.
- 손정의, 소프트뱅크 -


손정의의 비전은 소뱅을 다음 세대의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로 키우는 것이 아니다. 그는 하나의 브랜드가 독단적으로 특이점을 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믿는다. 쉽게 말하면 혁명은 개인의 힘으로만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이다. 뛰어난 회사끼리 모아 각 회사의 가치를 합한 것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업계 최고들의 연합을 만들어, 소뱅 패밀리끼리 추가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제휴와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가게 서포트 한다.


참고로 비전 펀드의 투자 전략은 규모이다. 투자 대상은 시장 점유율이 50~80%에 달하면서 빠르고 글로벌한 성장을 할 수 있을 만큼 이미 투자를 충분히 받은 곳들이다. 이렇게 소뱅은 1등을 만드는 데 어마한 돈을 밀어 넣으며 승자독식의 방식을 실현시켜 나간다.  


투자자들이나 미국 회사들은 글로벌하게 생각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세계 어디에나 있습니다.
When you think about investment, when you look at most of the American firms, they don’t do global, very few of them do true global stuff. SoftBank, however, is everywhere.
- 데이비드 테베논, 소프트뱅크 -


2017년 기업가를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진행 중인 손정의

정리

테슬라와 소뱅의 공통점은? 비전은 엄연히 다르지만 둘 다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우고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도 마찬가지로 이들만의 전략이 짜고 새로운 라인업으로 영역을 확장하여 10년 후 먹거리를 찾는데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도 비전에 부합되지 않은 체 만들어진다면 한번 사용되고 끝난다. (단기적인 수익창출을 위해 무계획으로 재빨리 만들어진 신사업들..?) 결국 중요한 것은 비전을 ‘잘’ 세우고 ‘잘’ 운영하는 곳으로 이직..아니 꾸려나가야 하지 않을까?



참고:

1. 테슬라의 시크릿 마스터 플랜- The Secret Tesla Motors Master Plan (just between you and me)

https://www.tesla.com/blog/secret-tesla-motors-master-plan-just-between-you-and-me

2. 소프트뱅크는 세상을 어떻게 집어삼켰는가- How SoftBank ate the world

https://www.wired.co.uk/article/softbank-vision-f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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