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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미 Mar 26. 2019

상대방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법

Written by 클래미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정치 성향이 아닌 지역감정으로 투표를 하는 것 같다. 지역색에 따라 선택한 정당이 거듭 실망을 주더라도 막상 선거철이 되면 우리는 같은 선택을 반복한다. 왜 사람들은 자기 이익에 따르지 않고 이러한 '프레임'에 얽매여 행동할까?


3줄 요약

- 프레임이란 특정 개념과 결부된 사고를 뜻한다 (예. 1978년 맥도날드 지렁이 패티 괴담)

- 상대방이 만든 프레임에 갇히면 망한다 (예. "우리 햄버거에는 지렁이가 들어가지 않아요!"라는 반박 행위는 오히려 '맥도날드 = 지렁기 패티'를 연상시킴)

- 프레임의 덫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내 할 얘기만 하는 것 (예. 새로운 밀크셰이크, 감자튀김 홍보에 집중)


내가 갑철수입니까?

3차 대선후보 수많은 하이라이트 대사 중 하나

2017년 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열렸다. 당시 안철수 후보가 인터넷 상 '갑철수', 'MB 아바타'라는 공격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따라서 3차 대선 토론 때 문재인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제가 MB아바타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문재인 후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을 했다. 하지만 TV를 시청하던 시청자들은 달랐다.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던 유권자들의 머릿속에는 '갑철수'와 'MB아바타'라는 말이 깊이 박혀 버렸고, 다음날 온라인 포털의 검색 상위권은 '갑철수'와 'MB아바타'가 차지했다.

스스로의 프레임에 걸린 안찰스

한때 지지율 1위를 차지했던 안철수 후보는 자신이 '갑철수' 혹은 'MB아바타'가 아니라고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했고 스스로 만든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지지도가 급격히 하락하여 대선에서 패배한다. 19대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가 저지른 가장 치명적인 실수였다.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방법

정치비평 도서인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Don't Think of an Elephant>의 저자이자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제목 단 한 줄로 프레임의 특징을 설명한다. 만약 언쟁 중 '코끼리'가 주제가 되어 있고, 나는 코끼리에 대한 주제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때, '코끼리에 대해서 생각하지 마'라고 얘기하는 것은 오히려 더욱 코끼리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코끼리가 하나의 프레임이 되어서 모든 담론이 코끼리를 중심으로 찬성, 반대의 입장을 가지게 되면 내가 원하는 얘기는 할 수 없다. 이 때는 아예 코끼리를 언급조차 하지 않고 다른 주제를 꺼내야 한다. 이것이 프레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1992년 당시 미국의 대통령은 공화당의 아버지 부시였고 재선을 노리고 있었다. 그는 재임 기간 중에 걸프전을 이끌며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은 미국 뿐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으며 한때 국민의 지지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전쟁은 언제나 국민들을 보수화시키는 경향이 있고 보수당인 공화당의 재선 대통령 후보인 부시가 4년의 임기를 연장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 부시의 경쟁자는 아칸소 주지사 출신인 빌 클린턴. 미국 사회는 보수주의자들이 만들어 놓은 담론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빌 클린턴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구호로 부시 행정부가 놓치고 있었던 경제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재선을 노리던 부시를 물리치고 미국의 제42대 대통령이 되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는 미국의 선거 역사상 가장 멋진 구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보수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을 진보의 프레임으로 바꾸어 놓은 성공적인 정치 캠페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정리

클린턴 후보는 효과적으로 프레임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안철수 후보는 자신에게 불리한 프레임 속으로 스스로 뛰어드는 꼴이 되었다. 상대방이 제기한 이슈에 그게 맞니 틀리니, 옳으니 그르니를 따지고 그 공방이 주거니 받거니를 계속하게 되면 이미 그들의 프레임에 들어가 버리게 된다. 그러면 그 프레임을 제기한 쪽이 이기는 것이다. 어떤 내용의 공방이 오고 가든 이슈를 제기한 쪽이 그 공방에서 참패하지 않는 한 싸움이 벌어지는 동안은 그 이슈 자체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싸움의 양상의 어떻게 되든 상대방이 던진 주제의 범주 안에서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담론 중 항상 우리의 프레임을 재점검 해보자. 핵심은 상대방의 이슈에 끌려가지 않는 것..!


참고

1.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

2. 네이버 블로그(한담)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5832291&memberNo=3378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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