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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미 Feb 05. 2023

리더로 거듭나기 - 조우성 변호사

Written by 클래미

10개월 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자동차 컬처 브랜드 스타트업에 합류하기로 했다 (링크).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꽤 많은 책임감과 리더십이 필요한 자리로 제의를 받았는데, 설레면서도 걱정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럼에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믿고 한번 배팅해 보기로 했다!


사실 당시 여러 회사를 두고 고민했었는데 무엇보다 이전과는 다른 삶과 미래를 꿈꾸고 싶은 생각이 컸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홀가분하고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대표님께 확답을 드리고 지금은 그동안 못 만났던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며 열심히(?) 지내고 있다. 그리고 슬슬 출근일이 다가오자 내가 무엇을 미리 준비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실무적인 것이야 회사에서 직접 부딪히면서 배울 수 있을 테고 오히려 중간관리자로서 리더들과 끈끈하게 얼라인되면서 팀의 리소스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내가 담당하는 업무 영역을 넘어 여러 팀원들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역량도 필요한지라 한 단계 발전하는 새로운 도약일 될 것 같았다.


예전에는 실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서적과 유튜브 영상을 주로 봤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노하우를 찾아보았다. 그중 몇 년 전 영상 프로덕션을 직접 창업하고 운영하는 후배의 추천을 받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모티브였다는 조우성 변호사의 "리더는 하루에 백 번 싸운다"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실제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얻은 케이스와 중국의 고전서적 '한비자'를 접목시켜 쓴 책이다. 그래서인지 내용이 너무 무겁지도 않고 현실적인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너무 당연한 얘기 아닌가 하면서 빠르게 페이지를 넘겼겠지만 지금은 문장 하나하나가 뇌리에 박히곤 한다. 실제 팀을 이끌면서 마주하는 고민과는 다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최고의 지참서인 것 같다. 아래는 책을 읽으면서 메모한 인상 깊었던 문장들이며, 처음 팀장이 되거나 조직을 이끌 사람이라면 목차만 읽어도 도움이 될 테니 읽어보길 추천한다.




제1장 법(法): 공평하고 엄격한 원칙의 힘


제1강: 리더는 외로운 존재라는 말 속에 담긴 진실

직장은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며 자기개발비를 크게 지원할 정도로 직원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사장은 어느 날 회사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몇 달간 급여 지급이 늦어지자 노동청에 고발을 당했다.


그동안 참 덕 없이 살았던 것 같다며 직원들에게 배신감을 느낀 그가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게 나약한 인간의 본성'이라는 점을 미리 알았다면 어땠을까? 현실적으로 우리 모두 이익이 배제된 체 순수한 존경과 사랑으로 리더와 직원의 관계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 리더라면 더욱더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지 자신의 권위를 공고하고 조직을 지켜낼 힘을 가질 수 있다.


제2강: 가장 중요한 제1원칙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이다

트렌드에 유독 관심이 많은 대표 때문에 직원들은 실효성을 배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점수를 따는데만 신경 쓰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비자에서는 구체적인 성과 없이 제안만 남발되는 현상을 공고하면서 '형명일치(形名一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즉, 말(名)과 행동(致)을 대조해 일치하는지 살피라는 뜻이다. 신하가 어떤 일을 하겠다고 말한 후 만일 그대로 성과가 일치하면 상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벌을 내리라는 가르침이다.


또한, '신하들의 간사한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서'도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직원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만약 신하들이 초과 달성이 훨씬 더 큰 평가를 받는다고 인식할 경우 일부러 보수적으로 목표를 설정하여 어떻게든 노력을 덜하고 더 많은 성과를 얻어낼 편법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는 직원뿐만 아니라 리더에게도 적용되며 리더는 결과를 냉정하게 평가할 능력 또한 반드시 갖춰야 한다.


제3강: 침묵을 찬성이라고 착각할 때 생기는 문제들

리더가 제안한 의견에 '침묵'하는 직원들이 그 의견에 모두 '찬성'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리더는 침묵을 '긍정'으로 이해하고 싶겠지만 '침묵'의 숨은 의미는 '긍정'만이 아닐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조직의 역량도 발휘된다. 의사결정의 궁극적인 책임은 리더에게 있다. 그렇다고 직원들은 뒷짐만 지고 서있어도 괜찮다는 말이 아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가 'CEO가 제안한 거니까'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직원들은 책임감 없이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당연히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도 없다. 결국 리더는 직원들의 최대 역량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제4강: 누가 당신을 미혹하는가

보이는 대로 믿지 말고 항상 의심해라. 한비자는 '신하의 말'과 일의 성과'가 일치하는지 정확하게 '검토'하지 않은 채 앞서 칭찬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만약 신하의 말만 믿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넘어가는 일이 반복된다면 신하가 군주를 속이는 데서 더 나아가 군주를 제압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비자는 왜 인간을 신뢰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의심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을까? 사실 한비자는 인간의 본성이 그리 선하지 않다고 보았다. 인간은 이익을 좋아하기에 외부의 적절한 통제가 없으면 어느 순간 자기 통제력을 잃어버리고 월건을 하게 된다고 보았고, 그것은 결국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렇기 때문에 군주는 법(法), 즉 원칙에 근거하여 끊임없이 신하를 통제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리더는 확인할 수 없는 말, 보이지 않는 성과로 현혹하는 직원을 경계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적당히 꾸며대는 직원은 리더의 판단을 흐리고 다른 직원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제5강: 발톱과 어금니를 함부로 내주지 마라

한비자는 군주가 신하를 다스릴 때 '형벌권과 포상권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군주가 형벌권과 포상권을 잃을 경우 그 권한을 물려받아 휘두르는 권신(權臣)들에게 권한이 집중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군주의 권세는 군주 자신에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상벌의 권한에서 나온다. 상과 벌의 권한은 리더의 본질적인 권한에 속하는 것이므로 이것을 위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권한이 위임될 경우 권력의 지형도에 변형이 오고, 이로써 리더의 지휘권은 표류하게 될 위험이 있다. 그리고 이는 회사의 존립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제6강: 상은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 같아야 한다

좋은 상은 적시에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다. 몇 달째 비가 오지 않는 가뭄이라고 생각해 보자.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시원한 빗줄기일 것이다. 때마침 비가 내린다면?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비를 내려주는 하늘에 고마워할 것이다. 한비자는 군주가 상(賞)을 내리고자 할 때는 시우(時雨), 즉 때맞춰 내리는 고마운 비처럼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무언가를 베풀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1) 다른 사람이 차별 대우로 느끼지 않도록 주는 내용을 공개하지 말고 개별적으로 주는 것이 좋다.

(2) 가장 아쉬울 때 가장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 좋다.

(3) 조금씩 간격을 두고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 좋다.


제7강: 예의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법이다

엄격함과 모욕을 주는 것은 분명 다르다. CEO가 직원들에게 무례하게 행동해서 그들로부터 반감을 사는 행위는 피해야 할 행동이다. 직원이 아무리 아랫사람이라고 해도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대해야 한다. 어떤 직원이 잘못을 해서 어쩔 수 없이 해고를 해야 하는 경우라고 우선 그 잘못에 대해 정확히 지적을 해주고, 왜 해고 사유가 되는지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회사를 위해 수고했다는 인사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직원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사의 결정에 수긍할 수 있다. 만약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버리고 인간적인 모욕까지 당한 처지라면 어떤 식으로든 되갚아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렇게 내부의 직원이 회사와 CEO를 대상으로 독한 마음을 먹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업무를 하면서 획득한 정보를 이용해 얼마든지 회사와 CEO를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직원이 회사의 주요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잘 알다시피 사람의 마음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가 없다. "백 번을 잘해줬어도 한 번 못 해준 것만 기억하는 게 사람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참으로 야속하고 무정한 인간의 심리를 담은 말인데, 사실 이 말에는 뇌과학에 바탕을 둔 근거가 숨어있다.


인간은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본증적으로 불안하고 위험한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도록 진화했다. 위험하고 불쾌한 기억들은 뇌의 변연계를 자극해서 오랫동안 기억 속에  존재하면서 또 다른 위험 상황에 대처하게 해 준다. 즉 나쁜 기억을 더 오래 기억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우리 뇌의 자연스럽고 거부할 수 없는 본능이다. 그러니 인연의 끝맺음은 부드럽고 원만해야 한다.


제8강: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다시 배신할 수 있다

"한 번 배신한 사람은 언제든 또다시 배신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배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요건이 충족되면 또 다른 배신도 가능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또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자체를 비난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음을 밝히며, 그로 인해 당신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식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손해를 끼치겠다는 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울 때는 그 제안을 듣는 사람도 그 '누군가'가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CEO의 경우에 회사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혹은 당장 직면한 경영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달콤한 제안을 받으면 그 제안에 숨겨진 위험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는 사리분별이 확실한 사람이라도 어느 순간 욕심이 지혜를 가려 어리석은 결정을 한다. 몸값을 올리기 위해 회사를 배신하고 경쟁사로 이직하는 것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직원의 이기심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에 앞서 사장의 불찰과 단견(短見)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눈앞의 큰 이익이 판단력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독배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익을 거래하는 사람은 끝까지 믿지 마라. 사실 어떤 면에서 보면 뻔뻔하게 자신의 이익을 요구하는 직원이 리더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더 편할 수 있다. 이를 역이용하면 직원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조직 입장에서도 원하는 바를 확실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일수록 조건만 충족되면 다시 신의를 저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때문에 여러 사람을 이끌고 조직을 운영해야 하는 리더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람의 본성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직원들의 말과 행동을 철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제9강: 리더의 피드백은 왜 중요한가

직원들의 역량은 리더의 피드백에 따라 성장한다. 중소기업에서는 시스템보다는 직원들 개개인의 역량이 회사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중소기업 CEO들은 직원들의 업무 역량 부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나는 CEO의 여러 역할 중 중요한 한 가지는 '제대로 된 피드백을 통해 직원들을 긴장하게 하고 성장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담당하는 업(業)에 대해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사람, 가장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은 바로 그 회사의 CEO다. 따라서 CEO는 직원들에게 어떤 지시를 내린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으면서 그에 대한 정확하고 예리한 피드백을 줘야 한다.


제대로 피드백하는 법

(1) 신하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단계

(2) 신하의 말을 깊이 생각하는 단계

(3) 신하의 말에 대해서 그 정도(程度)를 정하고 내용을 구분하는 단계


제10강: 인기에 영합하는 리더십은 위험하다

인자함과 자혜로움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군주 스스로 그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면 포상이 남발되고 신하의 잘못을 질책할 수 없어 결국 조직의 건강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 Il Principe>에서 통치자의 안이한 자비가 국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군주에게 잔인할 것을 권고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마키아벨리는 '사랑받고 존경받는 자애로운 군주'에 신경 쓰다 보면 군주가 지켜야 할 원칙이 흔들리고 냉정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때 우유부단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분별 있는 인자함'과 '인기 영합'은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리더도 사람인데 왜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가 신경 쓰이지 않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인기와 평가에 영합하는 순간 중심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리더로서 언제나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는 심적인 부담감은 내려놓자. 부드러움과 단호함을 균형 있게 사용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제2장 술(術): 인재를 지혜롭게 쓰는 기술


제11강: 하나의 유능함이 열의 지혜를 이길 수 없다

어느 회사를 막론하고 회사에 대한 지식과 애정이 CEO만큼 큰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뛰어난 참모들이 있다 하더라도 CEO 본인만큼 치열하게 고민했을 리가 없다. 나아가 CEO가 '능력'까지 출중하다면, 적어도 그 조직에선 CEO를 따라올 자가 없을 확률이 높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열정과 애정, 실력까지 최고인 CEO가 자신의 재주를 펼치면서 신나게 원맨쇼를 할 것인가, 아니면 때로는 힘들더라도 조직원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통해 여러 사람의 힘을 모으려 노력해야 하는가. 한비자의 가르침을 풀이하면, CEO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지 화려한 독주자가 아니다.


리더의 자만심은 조직을 망하게 한다. 유능한 리더들이 흔히 빠지는 또 다른 함정은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믿는 것이다. 어떤 조직이든 리더가 자신의 유능함을 믿고 우쭐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징조다. 훌륭한 지휘자는 굳이 연주를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탁월한 연주자들을 발탁해서 그들이 연주를 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고 이끌어주면 된다.


제12강: 리더의 경청이 직원을 일하게 한다

유 대표는 30대 후반의 2세 경영자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한 내공이 느껴진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장 강조하신 부분이 바로 임직원들의 말을 들을 때는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들이 하는 말 중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진지하게 자세를 취하면 임직원들이 신이 나서 자기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 임직원이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지 못하는 일이 생겼을 때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할 수 있으니 교육의 효과도 있고요"


신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라는 한비자의 주장에는 다음과 같은 싶은 뜻이 숨어 있다.

(1) 신하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신하의 속마음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만약 군주가 신하의 이야기를 잘라버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신하는 곧바로 군주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를 간파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군주의 뜻대로 발언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군주는 신하의 진심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신하의 지혜를 활용할 수도 없게 된다

(2) 군주는 신하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야 그의 뜻을 물어 정책을 시행하도록 할 수 있다. 만약 정책의 결과가 신하가 보고한 대로 되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책임까지 묻지 않더라도 교육의 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신하의 이야기를 중간에 잘라버리고 군주가 자신의 뜻을 밀어붙여 정책이 입안되었다면, 그 정책은 군주가 만든 정책이므로 신하의 책임감은 줄어들고 책임정치가 구현되지 않는다.

결국 한비자가 군주에게 신하의 말을 경청하라고 한 것은 그렇게 해야 신하의 지혜를 활용할 수 있고, 또한 신하로 하여금 책임지는 자세로 일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청이 중요한 또 한 가지 이유는 바로 경청이 피드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피드백을 잘하는 것'이다. 피드백을 잘하려면 직원의 진짜 속마음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상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결국 경청은 리더의 핵심 역량일 뿐만 아니라 다른 역량을 뒷받침해 주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제13강: 주변 평판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

CEO는 인재를 등용하거나 평가할 때에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중 하나로 '주위의 평판'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주위의 평판을 참고할 때는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평가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CEO의 영향력 밖에서 패거리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평판을 조작할 수 있는 위험은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다.


리더는 조직 내 누군가가 다른 조직원을 칭찬하거나 비난할 때 그 행간에 감춰진 진의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교묘한 말로 마음을 어지럽히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그들은 노력 없이 대가만 바라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스스로 직언을 잘 듣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직언을 들을 줄 알고 사사로운 칭찬을 절제할 수 있다면 리더의 곁에는 간신과 같은 직원들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제14강: 상대의 입장이 아닌 ‘심의’를 파악하라

설득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인데, 다른 것을 줄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설득의 관건은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데 있고, 여기에 맞추어 논리를 펴야만 설득이 된다.


설득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현대 경영 이론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 중 하나가 '협상'이다. '하버드 협상론'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테마 중의 하나가 바로 '입장(Position)'과 '욕구(Interest)'를 구분하는 것이다. 입장은 그 사람의 명시적인(눈에 보이는) 입장을 말하고, 욕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욕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느 손님이 편의점에 들어와서 "콜라 한 병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마침 이 편의점에 콜라가 다 팔리고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콜라를 달라'는 것은 그 손님의 명시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혹시 마음속 욕구는 '목이 마르니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음료가 필요하다'가 아닐까? 만약 편의점 주인이 손님의 마음속 욕구까지 생각할 수 있다면, 콜라를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음료를 권할 것이다. 그래서 하버드 협상론에서는 "상대방의 입장에 매몰되지 말고 그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라. 그것이 협상의 첫걸음이다"라고 강조한다.


설득도 결국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설득을 포함해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 이유는 상대방의 진짜 속마음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견(見) 하지 말고 관(觀)하라"는 가르침은 비즈니스 현장의 리더들에게도 귀중한 조언이다.


제15강: 리더의 말은 귀에 부드러워야 한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최대한 살려주고 자랑스러워하는 일은 계속 칭찬해 주되 굳이 기분을 상하게 할 말은 가려서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대방의 호감을 얻어야 비로소 지혜와 변설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한비자는 '지혜와 변설'보다 '호감'이 먼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관계론의 대가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역시 '논쟁'으로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비결이란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다.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이 일게 하는 것, 바로 이것이 비결이다. 어떻게 해야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것인가? 그들을 추어주어 스스로 중요한 인물이라고 느끼게 만들면 된다. 그뿐이다." 카네기가 말하는 상대를 '추어준다'는 것은 상대방 스스로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괜찮다고 위로해 주면서, 반대로 상대방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칭찬해 주는 방식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편하게 이끌어주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상대방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면서 자신의 의도를 그 속에 담는 것을 말한다.


한비자가 말하는 술(術), 즉 '군주가 신하를 부리는 술수'가 필요한데 이를 오늘날의 언어로 바꾸면 '통솔의 지혜'가 될 것이다. 한비자가 말한 '술'의 핵심을 현대 기업의 CEO 입장에서 재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CEO가 자신의 지위와 권력에만 기대지 않고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가지는 것,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추켜세우면서도 자신의 정확한 의도가 반영되도록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성공하는 CEO의 치밀한 리더십이라 할 것이다." 부하 직원의 마음을 열어야 자신이 의도한 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제16강: 새로운 인재를 들일 때 조심해야 할 것들

한비자는 '나라 박에서만 인재를 구하려 하면 나라가 망한다'라고 했다. 대략 다음의 두 가지로 그 이유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군주가 외부의 인재를 더 높게 대우하면 기존 세력들은 상실감과 패배감을 느끼고 자신이 가진 권한으로 나라의 이익이 아니라 자기 개인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를 하면 더 나라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2) 새로운 인재들이 과연 끝까지 충성을 다할지 장담할 수 없다. 그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러하면 외부 인재를 영입하려고 할 때 리더는 어떤 점들을 미리 점검해야 할까?

기존 인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주었는가?

기존 인력들에게 충분히 상황을 설명하고 납득시켰는가?

외부 인재와 기존 인재가 융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는가?


리더는 직원들 모두의 역량을 고르게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외부의 인재를 들이면서 기존 직원을 함께 돌아보아야 한다. 한번 조성된 위화감과 박탈감은 쉬이 없이 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이어져 기업 경영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제17강: 반대 의견이 없다는 것은 위험 신호다

경청은 리더에게 중요한 역량이며, 때로는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도 꺼리지 않고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오히려 모든 의견이 한 가지 방향으로 통일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한비자도 "간신은 반대 의견을 없앤다"라고 했다.


리더가 다양한 의견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임직원들이 모두 비슷비슷한 의견을 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반대 의견, 비판적인 의견도 눈치 보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

대다수 의견과는 다른 의견이 나왔을 때 그 의견이 옳든 그르든 주의 깊게 검토했는가?


리더는 직원들의 조언을 경청할 때 '완곡한 표현'에는 증폭기를 들이대고 들어야 한다. 부하 직원들은 리더에게 비판적인 이야기를 할 때 웬만해서는 직언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완곡하고도 미묘한 표현의 행간에 감춰져 있는 진의를 예리하게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18강: 내 몸에 맞지 않는 칼은 나를 다치게 할 수 있다

화려한 결과와 대안에 현혹되지 마라. 조직이 외부 컨설팅 결과에 쉽게 휘둘리는 경우, 나아가 조직의 리더가 조직 내부의 목소리보다는 컨설팅 결과를 맹신하게 될 경우에 조직원들이 나아갈 방향을 잃고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 외부의 조언은 조직 상황에 부합해야 가치가 있다.


외부 컨설팅을 좋아하는 CEO들에게 한 가지 더 조언하고 싶은 것은, 외부 조언을 듣기 전에 내부적으로 문제점을 진단해 보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노력을 먼저 기울여보라는 것이다. 어떤 문제의 경우에는 객관적인 관점보다 내부의 자각과 성찰에서 결정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제19강: 작은 지혜, 작은 충성에 매달리지 마라

눈앞의 작은 이익에만 집착하지 마라. 회사가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과 못지않게 중장기적인 성과도 중요하다.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분야가 앞으로도 계속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대문에 당장은 성과가 나기 어렵더라도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분야도 필요하다. 즉 다각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다양한 미래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리더는 시시각각 수많은 판단과 결정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때로는 눈앞의 작은 지혜와 작은 충성에 현혹되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면 소수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회사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더불어 당장은 이익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래의 이익을 갉아먹는 자층수가 되는 것은 아닌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제20강: 한비자가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사회심리학자 프리츠 하이더(Fritz Heider)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은 기본적으로 상대방과 나 사이의 감정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본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거나 존경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 감정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자연스레 갖게 된다. 또한 상대방이 양보를 하게 되면 그 마음의 빚으로 인해 나도 한 번은 양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컨대 어떤 이에게 호의를 베풀면 호의를 받은 사람은 이를 다시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 사람의 일반적인 마음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비자는 리더가 크게 베풀면 직원은 충성으로 보답한다고 설명한다.


CEO의 호의가 커다란 힘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리더라는 자리가 가진 위상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랫사람에게 호의를 베풀 때에도 그것이 개인이 아닌 리더로서 베푸는 호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제21강: 리더는 풀을 저절로 눕게 하는 바람이어야 한다

한비자는 "군주는 두 개의 눈으로 온 나라를 보고 있지만, 온 나라는 만 개의 눈으로 군주를 보고 있다"라는 문장을 남겼다. 원래 이 문장의 속뜻은 군주는 그만큼 노출되어 있는 존재이므로 항상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를 뒤집어 해석하면 신하와 백성은 항상 군주를 예의주시하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진다는 의미도 된다. 즉 군주가 "내 신하들은 이러했으면 좋겠다"라고 일일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언급하고 관심을 보이거나 칭찬을 함으로써 신하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통솔할 수 있다.




제3장 세(勢): 권한과 책임에 대한 통찰


제22강: 리더의 권한과 책임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한비자는 권한과 책임을 나눠줄 때 군주의 '본질적인 권한'만큼은 분산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즉 자신의 권한 중 본질적인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고, 그 본질을 '위임이나 분권'이라는 미명 아래 허투루 바깥으로 내돌려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조직의 운영에 있어 심각한 폐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잘못 넘겨버린 권한은 다시 가져오기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필연적으로 반발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23강: 리더가 가진 정보는 곧 힘이다

한비자는 군주가 여러 경로를 통해 취득한 정보를 신하들에게 누설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절대 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고의사결정권자인 CEO는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임직원들에게 100퍼센트 이해시켜야만 한다는 의무감이나 환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여러 임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나가야 할 일'과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CEO의 판단에 의해 추진해야만 할 일'을 구분해서 그에 따른 소통 범위와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임직원들이 회사의 미래를 보는 관점은 CEO와 절대 같지 않기 때문이다.


CEO는 자신에게 취합된 정보를 잘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이를 외부에 알려야 한다. 그러지 않고 정보의 공개 수준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임직원들은 CEO의 속마음을 간파하여 자신의 이해관계를 그에 맞추려 할 것이다. 나아가 리더는 더 이상 다양한 고급 정보를 얻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제24강: 사소한 월권행위도 방관해서는 안 되는 이유

'효율성이 최고의 미덕인 현대사회에서 고리타분하게 내 일, 네 일을 따지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자신의 권한과 책임의 영역이 정해져 있는데, 효율성 때문이든 아니면 CEO와의 친분 관계 때문이든 다른 이의 업무 영역에까지 간섭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어떤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발생할지 진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B가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A가 깊게 관여한 경우를 전제로 생각해 보자.

A의 관여로 그 일의 결과가 좋았다면 : 리더가 A를 칭찬하지 않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면 A는 '거봐, 내 말이 맞잖아. B의 업무 분야이긴 하지만 내 판단이 더 옳았다고. 내가 아니었으면 이런 결과는 나오기 힘들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그럼 B의 마음은 어떨까? 혹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다 된 밥상에 숟가락만 하나 얹어놓고 온갖 유세를 떠는 꼴이라니. 앞으로 저 친구는 더 날뛰겠구먼. 이거 원 더러워서 일할 맛이 안 나네.

A의 관여로 일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 A는 '내가 그렇게 도와줬는데 결국 B가 제대로 처리하기 못해서 일이 틀어지고 말았어'라면서 B의 탓을 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B는 어떻겠는가? '내가 잘하고 있는데 갑자기 A가 개입해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바람에 일이 이렇게 되고 말았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결국 리더도 잘못된 일에 대한 책임을 묻기도 어려워진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월권행위의 결과 일이 잘되든 못되든 조직 내부에서는 좋지 않은 영향력이 확산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잘된 일은 내 탓, 잘못된 일은 남 탓'을 하는 독특한 계산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비자는 바로 이와 같은 인간의 불완전하면서도 자기중심적인 속성을 꿰뚫고 있었기에 군주는 모름지기 월권하는 신하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한비자는 남이 하는 일에 눈을 돌리기 전에 우선 자신의 업무를 확실하게 수행하고 전력투구하기 위한 엄격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25강: 당신은 무슨 말이든 웃는 낯으로 들을 수 있는가

한비자는 뛰어난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신하들의 싫은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직원들의 직언을 잘 소화한 것에서 더 나아가 직원들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다는 점에서 리더로서 대단히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좋은 조언이 나오려면 참모의 우수성보다 군주의 탁월함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관점은 참으로 예리하다. 리더의 마음에 순응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간사한 직원을 옆에 둘지, 목숨을 걸고서라도 올바른 직언을 아끼지 않을 충직한 직원을 옆에 둘지는 오직 리더의 마음 자세에 달려 있다.


제26강: 리더는 두려움을 쉽게 내색해선 안 된다

리더의 심리 상태는 조직 전체로 빠르게 전파된다. 리더가 작은 두려움에 휩싸이면 조직은 공포에 떨게 되고, 난관을 만나도 리더가 용기와 투자를 불태우면 조직은 그런 리더를 보고 다시 힘을 얻는다.


CEO는 원하든 원치 않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존재다. 더더욱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회사가 위기 상황이 되면 리더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더 밝아지며, 임직원들은 모두 뚫어져라 그를 응시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진정한 리더의 내공은 위기 상황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리더는 정말 두려워도 그 두려움을 내색하지 못하는, 그 두려움을 속으로 삼키면서도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하는, 그런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리더의 자리는 이토록 어렵고 고독하다.


제27강: 세상에 영원한 충성, 조건 없는 충성은 없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버리면서까지 헌신하지 않는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리더와 직원은 서로 다른 이익을 계산하는 사람들이다. 리더에 대한 부하의 충성은 자신의 충성이 온전한 대가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하에서만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현실이다. 즉 충성이나 의리 따지기 전에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고 부하가 배신할 일을 만들지 말라는 이야기다.


현명한 리더라면 의리와 정에 호소하여 부하 직원의 충성을 이끌어내려고 하지 마라. 이는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자신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또한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를 떠나는 부하 직원들을 두고 속 끓이지 마라. 도리어 직원들의 반응과 선택이 리더인 자신의 부족함 내지 미숙함 때문은 아닌지 냉정하게 따져 볼 때 리더로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제28강: 조직 내 갈등은 반드시 독이 되어 돌아온다

현명한 리더라면 조직 내에서 임직원들이 서로의 이해관계를 다투면서 암투를 벌일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리더가 교통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중요한 일도 조직 내 파워 게임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부하 직원 간의 권력 싸움에 그치지 않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영향을 주고 회사 전체 분위기가 나빠지는 등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한비자의 지혜를 빌려, 문제가 발생함으로써 가장 먼저 혹은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따져보면 의외로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다.


리더는 조잡하게 얽혀 있는 조직 내 이해관계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주시해야 한다. 즉 누가 누구를 왜 어떻게 견제하는지, 각자 회사에서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명예를 중시하고, 어떤 사람이 돈을 중시하는지도 찬찬히 따져보라. 그러면 현재 당신이 고민하는 조직의 문제를 풀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제29강: 강하더라도 이길 수 없는 때가 있다

직원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불가피한 요인들로 인해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했다면, 과연 리더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인가? 한비자는 진정 뛰어난 군주라면 세상 만물의 이치를 따져보고, 때가 성숙치 않아서 일을 그리친 경우에는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노여워하는 기색을 얼굴에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진정한 리더는 일이 실패로 돌아간 경우에도 직원의 무능만 탓할 것이 아니라 '과연 상황과 때가 우리에게 적합했는가'를 따져보는 혜안과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리더는 '성과'를 얻는 것 못지않게 '직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했을 때마다 직원들의 탓으로만 돌린다면 정작 문제의 핵심은 해결되지 않은 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리더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이 누군가의 과오나 태만 때문인지, 혹은 아직 때와 조건이 무르익지 않은 때문인지 지극히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충심으로 일하던 직원들을 잃은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리더라면 다음 세 가지를 꼭 한번 점검해 보기 바란다.

(1)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결과가 실망스러웠을 때, 관련자들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고 그 원인을 차분하게 복기해 보았는가?

(2)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좌절됐을 때 정확한 원인을 따져보지도 않고 담당자들에게 화를 내거나 실망을 토로한 적은 없는가?

(3) 프로젝트의 실패를 이유로 징계를 내리거나 질타를 한 것 때문에 회사를 떠난 임원이나 직원은 없는가?


어떤 군주도 홀로 나라를 다스릴 수 없고, 어떤 CEO도 혼자서 회사를 경영할 수 없다. 리더십을 굳건하게 세우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은 이토록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법이다.


제30강: 작은 조짐을 꿰뚫어 보는 통찰의 힘

미국 보험사에서 사고 분석을 담당하던 윌리엄 하인리히(William Heinrich)는 노동재해 사건들을 대상으로, 사고가 어떤 방식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시행했다. 그리고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반드시 유사한 작은 사고와 사전 징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것을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하는데, 이 법칙은 보험 업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리스크 매니지먼트 분야에서도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즉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작은 변화나 징후 속에 숨겨진 것들을 예민하게 포착해야 한다.


제31강: 초심을 잃지 말고 끊임없이 노력하라

특히 작은 성공을 맛본 리더일수록 현재에 안주하려는 자만심이나 게으름을 경계해야 한다. 외부 여건이 힘들어질수록 변화와 발전의 원동력은 내부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발점은 바로 조직의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이 바꾸지 않음을 한탄하기 전에 리더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뜨거웠던 심장 소리를 다시 한번 들어보자. 과연 그때의 열정과 야성이 아직도 가슴속에 살아서 꿈틀거리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자. 초심을 잃지 말고 결연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어떤 위기가 닥쳐와도 단단한 내공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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