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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미 Oct 27. 2023

<Why, YC> 북저널리즘 요약 (2018)

Written by 클래미

요즘 해외 인재에 대한 니즈가 더 많아진 것 같다. 예전에는 해외 사례가 국내 사업을 위한 벤치마크의 대상이었다면, 최근에는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가 실제로 많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말처럼 참 쉽지 않다. B2C의 경우 언어/문화/생활 습관/사회 시스템의 차이, B2B의 경우 비즈니스 규모/경영 생태계/Legal 이슈 등의 차이로 소비자의 페인포인트와 니즈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외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관계자들에 의하면 국내와 해외 사업의 시너지는 거의 미미하다고 한다. 그래서 스타트업 중 아예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는 'Flip(플립)' 혹은 처음부터 미국에서 사업체를 시작하는 시도가 많아지는 것 같다.


해외 진출이 꼭 필요할까? 대한민국은 GDP 10~12위를 왔다 갔다 하는 꽤 규모 있는 시장이다. 지금은 한국에서만 잘해도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펼칠 수 있었지만 모두가 잘 알다시피 한국은 전례 없는 출산율 극감을 겪고 있다. UN 인구자료에 의하면 2050년까지 한국의 인구는 4,577만 명으로 약 12% 감소하고, 이중 피부양인구는 약 45% 증가하고 생산가능인구는 약 35% 감소한다고 예상한다. 시장 규모뿐만 아니라 한국의 유일한 자원인 Human Resource(인적 자원)이 줄고 있는 상황에 앞으로 해외 진출은 살아남기 위해 옵션이 아닌 필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Y Combinator라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가 있다. 이미 잘 알려진 기관이지만 IT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게 아니다 보니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 진출에 대한 니즈가 점점 생기고 있다 보니 관심을 갖고 알아보기로 했다.


마침 북저널리즘에서 YC에 합격한 국내 스타트업 CEO의 인터뷰 묶음을 2018년에 발간했다. 좀 된 내용이지만 YC가 생각하는 성공하는 글로벌 스타트업의 모델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YC의 변천사>

- 폴 그레이엄이 시작했을 때 순수한 마음으로 초기 창업자를 도와주는 부티크 회사였다.

- 샘 알트먼(Open AI의 창업자)이 이어받고 본격적으로 펀드 규모를 키우고 시스템화하였다.


<YC의 운영 방식>

- 고성장의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매년 2차례(여름/겨울) 선발한다. (합격률은 약 2%, 평균 나이는 30세)
- 모든 스타트업에게 12만 달러씩 투자하고 7%의 지분을 취득한다. 투자 의사결정의 복합성을 줄이기 위해 일률적인 투자 조건을 제시한다.
- 3개월간 멘토링/네트워킹을 제공한다. 마지막 날에 실리콘 밸리 최고의 투자자 대상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데모데이'를 갖는다.


<YC의 혜택>

- Closed Network : 북페이스라는 YC의 페이스북 같은 커뮤니티에 조인한다. 조 단위로 성장한 전 세계 YC 출신 기업과 언제든 연결 가능하다.
- 검증된 Reputation : 스타트업계의 하버드/스탠퍼드 같은 평판을 얻는다. 수백 개씩 탄생하는 신규 스타트업 사이 눈에 띌 수 있다.




#1 스탠퍼드, 하버드, 아니면 YC :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


- 나와 같이 있었던 동기 회사는 기업 가치가 1000억 원이었다. 사업한 지 18년이 된 유럽 회사였는데, 매출도 이미 몇백억 원씩 나왔다. YC에는 초기 스타트업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 도움을 받으려는 회사들도 온다.


- YC의 생각은 이렇다. 너희가 지금 두 명 밖에 없는 회사고 제품도 없지만, 일단 우리 네트워크에 들어왔으니 기업 가치가 최소 1000만 달러는 된다.


- 합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역시 트랙션이었던 것 같다. 창업 초기인 기업도 합격할 수 있지만, 프로토타입이 있고, 베타 서비스를 출시해 봤고, 수치로 증명할 트랙션이 있는 기업의 합격률이 가장 높다.


- 한국은 학벌과 나이를 보지만, YC는 제품을 잘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경험이나 실패 경험을 갖춘 팀원들로 구성되어 잇는지를 살피는 것 같다.


- 다른 사람들도 공감하도록 만드는 것이 비전이다. 상대는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는데 나 혼자 취해서 말하는 것은 비전이 될 수 없다. 미국 사람들은 시각적인 수치와 커뮤니케이션이 일치할 때 '사업을 잘한다'라고 여긴다. 


- 우리는 YC 배치를 시작하기 전, VC와 실리콘밸리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어느 정도 투자를 받아 놓은 상황이었다. YC에 합격했다니까 조금 뜸을 들이던 VC들도 서둘러 투자를 진행했다. 심지어 밸류에이션을 더 높게 준다는 곳도 있었다. 세계적인 엑셀러레이터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기폭제가 됐던 모양이다.


- 한국 VC는 돈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미국 VC는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한다.


- YC는 철저히 비즈니스에만 집중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돈 될 거 아니면 안 한다"는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로 보이기도 한다. 즉 세상을 바꿀 만한 스타트업을 찾겠다는 것에 가깝다. 오히려 투명하고 맑고 깨끗할 수 있다.
 

- 미국행은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콘텐츠나 미디어 쪽은 국내에서 사업하기 힘든 업종이다. 좋은 서비스를 내봤자 큰 기업들이 금방 카피해 버린다. 무엇보다 혁신적인 일을 하려면 일정 자본이 투입돼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자금 조달이 용이하지 않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활발히 투자해 주는 시장은 아직 미국밖에 없다.


- YC 동기 중에 우주선의 발사체 연료를 10분의 1로 절감하겠다는 창업자들이 있었다. 발사체 그림을 그려 가면서 배터리와 연료를 이렇게 잘라야 한다는 등 설명하는데, 좀 놀랐다. 내가 익히 알던 스타트업이 다루는 사업 아이템과 스케일 자체가 달랐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한계를 미리 정하고 겁을 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황돼 보일지라도 우선 부딪치는 게 중요하다.


#2 기밀과 신뢰의 네트워크 :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 땅에 두 발을 딱 붙인 용어, 오해의 여지가 없고 정확한 문장으로 설명해야 한다. 그러면 YC 파트너들은 이 스타트업이 정말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느낀다. YC는 뭐가 부족한지 확실히 알고 있는 팀을 좋아한다. 실적이 안 나오면 안 나오는 대로 적어도 상관없다.


- YC에 들어가면 "본질을 제외한 나머지 활동을 최대한 줄여라. 제품을 만드는 일 고객과 얘기하는 일, 이 두 가지만 하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다.


- 에반 스피겔이 엄청난 통찰이 있어서 스냅챗을 만든 게 아니다. 사회 정서나 시류와 맞아떨어지면서 이런 해석이 확신을 얻는 것이다. 반대로 B2B 기업은 문제를 먼저 정의하고 시장에 나온다. 고객의 문제를 확인하고 솔류션을 제시한 뒤 수요가 입증되면 가계약을 맺는다. 대부분의 B2C의 기업은 수익도 나중에 고민하지만, B2B 기업은 처음부터 문제 정의, 수익 모델, 초기 비용과 매출 총이익을 설정할 수 있다.


- 타깃 고객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위주에서 중견 기업과 대기업을 변했다. 자연히 시장으로 가는 전략도 완전히 달라졌다. 고객사가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월 5만 원을 내는 서비스 모델에서, 영업 사원을 통해 얘기하고 견적을 받아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것을 고 투 마켓(시장 진입)' 전략이라고 한다. YC가 아니었다면 반년은 더 삽질했을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반년은 평생이다. 


- 사업과 도박의 가장 큰 차이는 노력이라는 '인풋'과 함수를 결정하는 변수들에 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3 관계보다 성과에 집중하라 : 빅터칭 미소 대표


- 린 스타트업 전략의 전형이다. 시험 서비스를 먼저 내보고, 반응이 좋으면 본격적으로 론칭하고.


- YC에 합격한 기업을 보면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하나는 명확한 성과가 나와 있는 타입이다. 두 번째는 팀 구성이 제대로 갖춰진 제대로 갖춰진 타입이다. 우리 배치에 초음속 비행기를 만드는 붐 테크놀로지(Boom Technology)라는 회사가 있었다. 보통 비행기 하나를 만들려면 몇백, 몇천억 원이 든다. 스타트업이 뛰어들기에는 무리한 영역이다. 그런데 이 붐이라는 회사는 나사(NASA)와 보잉 (Boeing) 출신들로 이뤄져 있었다. 


- 제일 안전한 방법은 성과를 내는 것이다. 성과가 좋으면 관계는 만들어진다. 투자자에게 집중할수록 고객에게 덜 집중할 것이다. 투자자가 너를 찾아가게끔 만들어라.

- 홈조이라는 큰 실패 사례가 있어서 재방문율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줬다. 재방문 없이는 성장도, 흑자도 없다고 했다.


- 일, 잠, 밥, 운동. 네 가지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마라. 페이스북도 탈퇴해라. 친구들한테 이상한 종교에 빠져서 멀리 갔다고 말해라.


- "사장님인데 내일 늦게 출근하면 안 돼"라고 하더라. 정부에서 창업 지원금을 받아 사업하다가 잘 안되면 쉽게 포기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도. 쉽게 도전하고 쉽게 발을 떼기보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비즈니스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 시드 머니, 자문, 인맥 중 YC의 강점은 인맥이라고 생각한다. 시드 머니는 약 10만 달러 밖에 안된다. 적은 돈이다.


 - YC의 중요한 가르침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라(Make something people want)"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라(Make something you want)"가 아니다.


#4 스포츠 팀을 꾸려라 : 김로빈 브레이브모바일 대표


- 좋은 리더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목표를 설정하는(goal setting)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진짜 필요로 하는지 아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게 마이클의 생각이다.


- 고객들과 계속 만나서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YC는 프로덕트 마켓 핏(product market fit) 이전 단계라면 작고 유연한 조직을 유지하라고 한다.


- 모두 지속 가능성에 관한 것이었다. 고객 유입 비용(acquisition cost)을 줄이고, 기존 고객 유지 비율(retention)을 높이라는 것. 이 배움이 가장 값졌다.


- 내가 생각하는 YC는 스타트업들의 가치를 키우려고 노력하는 '회사'다. 엑셀러레이터는 가치를 만드는 스타트업을 키우고, 스타트업은 직접 가치 있는 존재가 되려고 한다. YC는 그 두 가지를 다 한다.


- 집중. 사업을 확장할 때는 비즈니스만, 돈이 필요할 때는 펀드레이징만 집중하자는 것이다. 섞어서 안 한다.


#5 고객과 대화하라 : 김윤하 심플 해빗 대표


- 명상 시장은 100억 달러짜리 마켓이다. 심플 해빗은 성장률이 높다는 것을 강조했다.


- 경쟁 업체인 헤드스페이스(Headspace)와 우리가 무엇이 다르냐고 묻더라. 굉장히 쉬운 질문이었다. "헤드스페이스는 명상 강사가 한 명이 있는데 그분이 창업자다. 심플 해빗은 플랫폼이다.


- 결국 시드 스테이지(seed stage)는 창업자 자신이다. 초기 투자를 결정짓는 첫 단추는 창업자 스스로 꿰어야 한다. 아이템에 대한 평가는 YC가 아니라 본인이 내리는 것이다. 유제품 사업을 들고 와도 트랙션, 즉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 얼마나 빨리 성장했는지, 성장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발표하면 된다.


- 론칭을 하고서는 "아무도 안 온다"라고 한다. 그럴 때 YC가 하는 말이 "이용자와 대화하라(Talk to your users)"이다.


- 성장률이다. 모든 슬라이드를 그래프로 채웠다.


- YC에 들어간다고 매출에 엄청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스탠퍼드에 들어갔다고 교수님 한 명이 학생의 인생을 바꿔 주지는 않지 않나. 다만 기초적인 조언을 종합해서 해주는 것, YC의 네트워크에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 그리고 YC라는 브랜드를 장점으로 꼽고 싶다. 특히 파이낸싱을 도와주는 브랜딩 파워가 엄청나다. 스타트업계의 하버드라는 말에 굉장히 공감한다. 이렇게 잘하는 다른 엑셀러레이터를 본 적이 없다.


#6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라 :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


- 향후 해외 확장도 국가가 아니라 언어 중심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해외로 빨리 나가 초기 성장은 더뎠지만, 몇 년 후부터는 글로벌 기반과 인적 다양성이 고속 성장을 가져오리라 믿는다.


- YC는 철저하게 팀을 선호하는 VC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회사지만 폴 그레이엄의 직감, 샘 알트먼의 직감을 믿는 것 같다.


- YC가 강조한 것은 딱 하나다. 성장. growth라는 단어 하나. 그 외에는 강조한 것이 없다.


- 스타트업은 문제 해결을 위해 존재한다.


- 폴 그레이엄은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예술가적인 사람이다. 엄청난 스토리텔러다. 입학식 때 마이크를 잡더니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가정이 가장 중요하다. 둘째가 운동이고, 셋째가 일인데, 일 중에서 콘퍼런스 다니는 것, 기사에 나오게 하는 것은 하나도 안 중요하다. 회사보다 가족이 중요하니까 잘 챙겨라. 입학식 때부터 그런 얘기를 하더라.


- 폴 그레이엄은 에세이를 쓰는 사람이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스토리를 잘 짜야한다고 강조했다. 처음 듣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투자자가 투자하고 싶어 지는지에 집중했다. 결국 듣는 사람 위주로 스토리를 구성해야 한다.


- YC를 떠나던 날, 폴 그레이엄이 갑자기 발표를 했다. "앞으로 샘 알트먼이 YC를 맡을 거야. 난 이 사람이 되게 잘할 거라고 믿어. 이 사람의 비전을 기다려 보자.


- YC가 대단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당연한 말인 것처럼 단순화하는 능력이다. 워낙 똑똑한 크루들이 모인 팀이라서 YC만큼 단순화할 수 있는 곳이 없다. 둘째로 그 단순한 말을 계속 상기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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