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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미 Dec 07. 2023

[아크 브라우저] Slush 컨퍼런스 요약

Written by 클래미

The Browser Company의 CEO, Josh Miller가 Slush라는 핀란드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 '브라우저의 부활'이라는 주제로 약 25분간 대담을 나눴고, Q&A 내용을 모두 정리해 보았습니다.


**국내 아크 유저를 위한 "오픈채팅방"에 초대합니다!**

https://open.kakao.com/o/g7j4cBSf (비번 : arcuser)


그나저나 Josh가 Nothing의 Carl Pei를 자주 언급한 게 흥미롭네요. (Carl도 Slush에 참석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두 기업과 CEO 모두 결이 꽤 비슷한 것 같네요.

빅테크가 독점하고 있으나 혁신이 크게 없는 시장에서, 뭔가 해보려는 스타트업

감성과 브랜딩에도 크게 신경쓰는 모습

CEO가 SNS로 자주 소통하는 모습 (Nothing도 유튜브를 엄청 잘합니다)


컨퍼런스 핵심 요약

1. VC에서 일했을 때, 당시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데스크톱 웹 앱'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션, 피그마, 깃헙 같은 회사들이요. 그 순간 저는 플랫폼 시장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며, 그것은 웹 브라우저라는 걸요.


2. 결국 우리는 제품을 만드는 시장에 있습니다. 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방법은 고객에게 어떤 감성을 느끼게 해 주고, 브랜드와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마치 제가 신고 있는 나이키 신발이나 듣고 있는 에어팟처럼요. 그들은 무언가를 대변하고 있고, 무언가를 느끼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3. AI를 활용한 '5-second preview'라는 기능이 요즘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개념은 매우 간단합니다. 구글 검색을 하고 링크 위에 마우스 커서를 올려두면, 불릿 포인트 형식으로 내용을 요약해 주는 거죠. 예를 들어 레스토랑 리뷰를 찾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페이지에 접속하지 않고 여러 리뷰를 빠르게 훑어볼 수 있죠. 이렇게 작은 기능 하나가 그동안 변하지 않았던 인터넷의 사용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4.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빅테크 회사와 경쟁하는 것은 두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목적은 '드림팀'을 만드는 거였어요. 과거에 우리가 에너지를 받았던 순간을 기억해 보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때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똑똑하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은 다음 세대 아이폰과 같은 야망적이고 용기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경쟁이 두렵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로 인해 지금과 같은 도전적인 '드림팀'과 열성적인 '유저'들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5. 빅테크 회사들이 우리를 그냥 카피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돈 때문에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검색 광고로 돈을 벌며, 그래서 여러분들이 최대한 많은 검색을 하길 원합니다. 16년간 크롬에서 일한 직원이 우리 회사에 합류했는데, 구글은 검색 광고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지 스스로도 알고 있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 마다 검색량, 즉 매출이 줄어들 것을 알고 있습니다.


6. 예전에 제 멘토가 한 번 말씀해 주셨죠. 작은 아이디어를 성공시키는 것은 큰 아이디어를 성공시키는 것만큼 어렵다고요. 그러니까 "그냥 해보라"는 겁니다. 제가 특별히 리더십이 뛰어난지는 모르겠지만, 최소 서로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음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The Arc of Computing — Revival of Browsers | Josh Miller (The Browser Company) & Anna Song (Slush)

Q1. The Browser Company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웹 브라우저는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제품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두가 한 개 이상 사용하고 있으며, 거의 매일같이 사용하는 제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중요한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제품에 주목했습니다. 마치 신발이 그저 신발이었고, 이어폰이 그저 이어폰이었을 때, 나이키와 에어팟 덕분에 신발과 이어폰을 더욱 사랑하게 된 것처럼요. 처음에는 이렇게 큰 비전이 없었지만, 하다 보니 꿈이 더 커지게 된 것 같습니다.


Q2. 초기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리게 됐나요?


사실 보통의 스타트업과는 달리,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관찰에서 약 50개 정도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이리저리 실험해 보고, 7~8개월 후에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거죠. 예를 들어, 화면이 보통 가로로 기니까 탭을 왼쪽에 배치하면 더 보기 좋을 것 같고, 색을 좀 더 첨가하면 더 예쁘지 않을까 싶은 것처럼요.


Q3. 단순 브라우저 회사가 아닌 '인터넷 컴퓨터'로 회사의 비전을 정의하셨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아주 간단합니다. 여러분이 아이폰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모든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클라우드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고, 애플스토어에서 새로운 아이폰을 구매하면 다시 복구할 수 있습니다.

꽤 혁신적인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미래의 컴퓨터'는 클라우드를 통해 어느 디바이스에서도 데이터를 쉽게 끌어오는 형태를 뜻합니다.


Q4. 이 비전은 창업하기 전부터 갖고 있었나요?


창업을 하게 된 동기인 것은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약 2년간 근무했었는데, OS와 플랫폼과 같은 기술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거대한 페이스북 마저 애플이 프라이버시 제도를 강화한다고 하면 찍소리도 못 내고 주저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플랫폼의 힘은 굉장히 강합니다. 따라서 그냥 앱을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떡해서든 인터넷과 기술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VC에서 일했을 때, 당시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데스크톱 웹 앱'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션, 피그마, 깃헙 같은 회사들이요. 그 순간 저는 플랫폼 시장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며, 그것은 웹 브라우저라는 걸요.


Q5. 지표보다 감성에 좀 더 치중된 접근법을 지향하신다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다른 회사에서 지표를 최적화시킨다고 할 때, 우리는 감성을 최적화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듣기에 굉장히 로맨틱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굉장히 일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표는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숫자일 뿐입니다.

결국 우리는 제품을 만드는 시장에 있습니다. 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방법은 고객에게 어떤 감성을 느끼게 해 주고, 브랜드와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마치 제가 신고 있는 나이키 신발이나 듣고 있는 에어팟처럼요. 그들은 무언가를 대변하고 있고, 무언가를 느끼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디즈니랜드를 만들면서 그들은 무엇에 집중했을까요? 지표, 숫자, KPI에 신경 썼을까요? 에어조던을 만든 나이키 직원들은 무엇을 생각하면서 제품을 개발했을까요? 숫자만을 생각하진 않았을 겁니다. 애플을 설립한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어떠한 감정을 느끼게 해 주자는 철학은 꽤 전통적인 브랜드 빌딩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속한 업계에서는 이러한 소울을 좀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저 그래프만 최적화시키자고 하는 접근법 때문에 길을 많이 잃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개발한 ‘온보딩 플로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영화 예고편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무언가에 몰입하기 전에 예열해 주죠. 우리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면 고객들이 첫 몇 초 동안 무엇을 느끼길 원할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크롬과 사파리를 몇 년 동안 사용해 온 사람들에게 우리는 강한 인상을 주길 원했거든요. 온보딩 플로우를 도입하고 나서 신규 유저 수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숫자를 무시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너무 숫자에 집착하면 길을 잃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Q6. 이렇게 유니크한 접근법을 도입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우선 모든 접근법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접근법이 모든 사람에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최소한 우리 비즈니스와 시장에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가장 큰 어려움은 스스로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감에 치중해서 의사결정을 하다 보니 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감이 틀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럴 때는 왜 사람들이 지표에 그렇게 목숨을 거는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Q7. 최근에 AI Extension(Arc Max)를 런칭했는데, AI를 도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사실 내부적으로는 AI의 퀄리티, 비용,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지만, 유저들이 굉장히 원했기 때문에 빠르게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도입한 5가지 AI 기능은 다소 사소해 보이지만, 잘 사용하면 생각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아껴줄 수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또한, 앞으로 AI는 아크의 중심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AI를 활용한 '5-second preview'라는 기능이 요즘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개념은 매우 간단합니다. 구글 검색을 하고 링크 위에 마우스 커서를 올려두면, 불릿 포인트 형식으로 내용을 요약해 주는 거죠. 예를 들어 레스토랑 리뷰를 찾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페이지에 접속하지 않고 여러 리뷰를 빠르게 훑어볼 수 있죠.


이렇게 작은 기능 하나가 그동안 변하지 않았던 인터넷의 사용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비용입니다. 아직 초기 단계라서 이런 기능을 도입하려면 비용이 크게 들기 때문에, 유료화를 도입할지 비용을 줄일 방법이 있을지 등 고민 중에 있습니다.


Q8. 빅테크 회사와 어떻게 경쟁하려고 하나요?


물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빅테크 회사와 경쟁하는 것은 두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목적은 '드림팀'을 만드는 거였어요. 과거에 우리가 에너지를 받았던 순간을 기억해 보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때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똑똑하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은 다음 세대 아이폰과 같은 야망적이고 용기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경쟁이 두렵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로 인해 지금과 같은 도전적인 '드림팀'과 열성적인 '유저'들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빅테크 회사들이 우리를 그냥 카피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돈 때문에 쉽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크롬이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파리, 파이어폭스, 엣지 모두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검색 광고로 돈을 벌며, 그래서 여러분들이 최대한 많은 검색을 하길 원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브라우저 시장에 큰 변화가 없었기도 했고요. 그들은 검색창 이외의 기능에는 관심이 없으며, 모든 사람이 검색창을 더 많이 사용하기 원합니다. 16년간 크롬에서 일한 직원이 우리 회사에 합류했는데, 구글은 검색 광고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지 스스로도 알고 있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검색량, 즉 매출이 줄어들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소 몇 년 동안은 빅 브라우저 회사들이 우리처럼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는 것은 돈 때문에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매우 힘들겠지만, 반대로 우리를 더욱 열정적으로 만들기도 하죠.


Q9. 수많은 의구심과 걱정 속에서 어떻게 회사를 이끌어가나요?


어제 Nothing을 창업한 Carl Pei를 만났는데, 그들의 야망과 창의력에 큰 영감을 얻었습니다. 예전에 제 멘토가 한 번 말씀해 주셨죠. 작은 아이디어를 성공시키는 것은 큰 아이디어를 성공시키는 것만큼 어렵다고요. 그러니까 "그냥 해보라"는 겁니다. 어젯밤에 Carl과 얘기하면서 이 사실을 다시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특별히 리더십이 뛰어난지는 모르겠지만, 최소 서로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음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테크 외에도 패션, 영화, 자동차 등 다양한 업계에서 영감을 받으려고 노력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Josh가 Nothing의 창업자 Carl Pei를 여러 번 언급했다는 것입니다. 두 기업은 꽤 공통점이 많습니다.
(1) 빅테크가 독점하고 있으나 혁신이 크게 없었던 시장에서, 뭔가 해보려는 스타트업
(2) 감성과 브랜딩도 크게 신경 쓰는 모습
(3) CEO가 SNS로 자주 소통하는 모습 (Nothing도 유튜브를 엄청 잘합니다)


Q10. AI를 도입하려는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이 있을까요?


첫째, AI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더 개선시킬 수 있을지에서부터 시작하세요.


둘째, 사소한 기능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5-second preview 기능은 처음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요약된 문단을 bullet-point 형식으로 바꾸고, 점을 내용에 맞춰 이모지로 변환시키면 어떨지라는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통해 사용자 경험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디테일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인터렉션에 집중하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한번 갖고 놀아보세요. 아직까지 아무도 AI를 가지고 어떻게 잘 사용할지 모릅니다. 우리 모두 미래의 컴퓨터 세대로 넘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누구나 API를 활용해 자기만의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좀 더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Chat GPT-4의 함수 호출(Function Calling)을 잘 사용해 보세요. 이는 2024년에 큰 변화를 만들어올 것 같습니다.


Q11. 끝으로 몇 가지 작은 질문들이 있습니다.


(1) 창업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
- Be more ambitious, Be more ambitious, Be more ambitious!


(2) 요즘 가장 영감이 된 게 무엇인가요?
- 최근에 파리로 이사를 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도시죠. 특히 Maison이라는 프랑스 패션 하우스에 대해 관심이 생겼는데요. LVMH나 케링 그룹과 같은 거대 기업 아래 다양한 패션 브랜드가 서로 어떻게 차별화를 유지하면서 운영되는지가 궁금합니다.


(3) 3) The Browser Company의 10년 후 미래는 어떨까요?
- Slush에 다시 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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