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by 책방삼촌

이방인


아직 낯선 땅은 고요하다가
이내 세찬 비를 끌어내린다

주의, 금지 같은 날카로운 명령이
낮은 벽마다 새겨져
부릅뜬 눈으로 날 겨눈다

등이 배기는 자리에 기대어
젖어드는 책장을 넘기다
가만히 고개 들면
차가운 빗줄기의 음영 사이로
금빛 실이 휘영휘영 춤추며
우리의 시간을 휘감고 있다

나의 길은 여기에 머물지만
끝내 너에게로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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