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상속이 발생한 뒤 남은 가족들이 재산을 나누는 '협의 분할'에 대해 다뤘습니다. 하지만 많은 CEO가 공감하시는 것처럼 가장 이상적인 승계는 상속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준비하여 가족 간의 분쟁과 세금 이슈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입니다.
특히 자산 규모가 크고 가족 구성원이 복잡할수록 시야를 아버지(2세대)를 넘어 손주(3세대)까지 넓혀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세금을 아끼기 위한 기술적인 접근이 아닙니다. 창업주(1세대)가 물러난 뒤에도 회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손주 세대까지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미리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하더라도, 위기 상황에서 회사의 방향을 결정할 '최종 권한'을 가진 주주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어야 기업이 오래갑니다. 3대 컨설팅은 바로 그 '준비된 주주'를 기르는 과정입니다.
80대 중반의 김 회장님은 시가 100억 원 상당의 알짜 상가 건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들(2세대)은 이미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자산가라 상속세가 오히려 부담인 상황입니다. 김 회장님의 진짜 고민은 갓 사회에 나온 20대 손주(3세대)에게 있습니다.
손주에게 이 건물을 덜컥 물려주자니 세금 낼 돈이 없어 건물을 팔아야 할 판이고,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 없이 현금만 쥐여주는 것은 독이 될까 염려스럽습니다. 김 회장님은 손주가 이 자산을 발판 삼아 회사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주주로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손주가 자연스럽게 자산 운용과 기업 구조를 익힐 수 있도록 가족법인을 활용한 플랜을 설계했습니다.
① 손주 중심의 법인 설립과 구조 설계
손주가 최대 주주가 되는 가족법인을 설립합니다. 이때 자본금은 할아버지가 증여해주지만, 이는 단순한 용돈이 아니라 법인의 '시드머니'가 됩니다. 손주는 법인의 주주로서 자본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세금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실무를 경험하게 됩니다.
② 부동산 매매를 통한 자산과 의무의 동시 이전
김 회장님은 건물을 손주의 법인에 '매각'합니다. 증여가 아닌 매매 형식을 취함으로써, 법인(손주)은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는 금융 의무를 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손주는 자산 관리의 무게감을 배우고, 할아버지는 건물 대신 현금을 확보하여 본인의 노후와 상속 재원을 마련합니다.
③ 우호 지분의 요새 구축
아들(2세대)을 건너뛰고 손주(3세대) 법인으로 자산이 이전됨으로써, 세금의 중복 부과를 막아 자산의 크기를 보존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법인이 향후 가업 승계 시 외부 공격을 방어할 우호 지분을 매입하는 자금줄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 컨설팅의 결과, 손주는 100억 원대 자산을 담은 법인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의 사유재산이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법인이라는 투명한 시스템 안에서 자산이 관리되고 재투자되는 구조를 만듦으로써, 손주는 자연스럽게 회사의 존속을 고민하는 오너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사람이 바뀌어도 시스템은 남습니다. 3대 컨설팅은 바로 그 '변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기업의 수명을 연장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시야를 조금 돌려, 가장 흔하면서도 효과적인 절세 기술인 '배우자에게 증여 후 양도, 양도소득세 절감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기업 경영과 승계에 대한 고민, 혼자 앓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비공개 제안 및 문의 : happysavi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