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는,
중력이 벚꽃 잎을
찬란히 흩어 끌어내리던 봄날
홀로 울어본 적이 있습니까?
- 네
피고는,
텅 빈 회색 광장에서
몸 하나 겨우 숨길 수 있는 투명한 구덩이에
덩그마니 앉아
하염없이 울어본 적이 있습니까?
- 네
그럼에도,
그 울고 있는 어깨를
누군가에게 기대어 내어 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습니까?
- 네
실컷 울고 싶었던 날,
찾아갈 곳이
그 외로운 곳 밖에 없었나요?
어깨 토닥여 줄
뭉툭한 손 하나 없었나요?
- 네
그대는,
넘치도록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자기 자신을
대책 없이 방치하였습니다.
이는
중대한 자기방임의 고의에 해당합니다.
알고 있었습니까?
- 몰랐습니다.
그대...
지금, 뒤를 돌아보세요.
무언가 보입니까?
- 네...
... 합의는 불가능합니다.
그 어깨에 기대어, 지내며 반성하세요.
대신
감싸는 목소리는 부드럽고
토닥이는 손길은 섬세할 겁니다.
그대를...
무기한 책방 연금형에 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