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블럭을 활용한 24시간 시간 관리 방법
엄마가 되고 나서, 그리고 워킹맘으로서 일에 치일수록 간절해지는 바람이 하나 있었어요.
'나도 내 시간 좀 갖고 싶다.'
분명 일하는 나도, 육아하는 나도 '나'일텐데 왠지 모르게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육아와 일하는 시간은 제가 주도적으로 선택한 시간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내 시간'의 정확한 의미는 '내가 선택한 시간'이었던 것이죠.
'24시간 중 내가 선택한 시간이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을 떠올려보니, 스스로도 나의 24시간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 하더라구요. 그냥 막연히 '회사-집' 뿐이었죠. 회사에 있는 시간 동안은 미팅, 보고자료 작성, 혼자 처리해야 할 실무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weekly와 시간블럭으로 계획하며 지내면서, 회사가 아닌 다른 시간은 계획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흘려보내고 있었던 것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회사일에만 활용하고 있던 시간블럭을 저의 24시간으로 확대해보았어요. 단순히 '회사-집'이 아니라, 시간을 채우고 있었던 것들을 쪼개서 관찰하기 시작한 거예요. 시간블럭으로 제 하루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니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1. 내게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다.
2. 반면, 흘려보내는 시간도 많다.
출근준비부터 이동시간, 회사, 퇴근, 그리고 퇴근 후 육아와 집안일 등 제가 컨트롤할 수 없는 시간을 그리고 나면 남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많지 않은 시간에 고작(?) 한다는 것이 '인스타그램 릴스 무한 돌리기'나 '유튜브 알고리즘에 나를 맡기기', 게임이더라구요. 내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 있었던 시간마저 흘려보내고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또 '한 달에 책 두 권 읽기'와 같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목표들도 저의 24시간의 상태로는 무리일 수도 있는 계획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시간블럭을 회사 업무뿐 아니라 저의 24시간에 모두 적용해지내보기로 했고,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시간 블럭을 24시간에 적용한 이후의 변화
1. 나의 하루가 단순히 '회사-집(육아)에서 훨씬 다채로워졌다. 하루를 바라보는 관점의 확장!
2. 회사에서만 계획적이던 내가, 24시간을 계획하게 됐다.
3. 일이 몰리는 시기에 허둥대지 않아도 할 일을 끝내고, 내 시간까지 가질 여유가 생겼다.
4. 틈새시간을 발견해 내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시간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하루 하루가 더 행복해지고 내일이 기대되는 마음이 너무 좋았고, 이 마음을 다른 워킹맘 분들도 같이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저의 시간블럭 방법을 적어봅니다. 시간관리 전문가는 아니지만, 오히려 평범한 워킹맘으로서 쉽게 시작해볼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내 평소 하루를 시간단위로 적어봅니다.
'회사-집'으로 대강 생각하는 나의 하루가 아니라, 정말 내가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그리고 어디에 쓰는지를 객관적으로 보는 게 중요하더라구요. 평일 기준 나의 24시간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내가 맘대로 할 수 있는지 시간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고 동시에 허투루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없다. → 무리한 계획을 세우지 않을 수 있다.
▪️1번과 모순적이게도 허투루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다. → SNS알고리즘에 맡긴 시간도 모으면 크다.
나의 하루를 채운 것들을 비슷한 성격으로 묶고, 각 묶음에 시간의 이름과 색깔 정합니다. 1단계에서 썼던 내 평소 하루를 각 시간블럭의 색깔로 채워보는 거예요.
저는 총 6개의 시간블럭으로 제가 하는 일을 나누었는데요, 현재는 거의 갖고 있지 못 하지만 가지고 싶은 시간도 추가해서 넣었어요. 물리적으로 모든 블럭을 하루에 다 넣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놓치고 살지는 않도록 인지하고 싶었거든요.
▪️가족과의 시간 : 아이들 챙기고, 식사하고, 집안일 하며 가족을 위해 보내는 시간
▪️몰입의 시간 : 생산성을 내야 하는 업무, 일을 하는 시간
▪️충전의 시간 : 커피타임, 예능/OTT 보며 머리를 비우는 시간
▪️인풋의 시간 : 책이나 리포트, 경제매거진 등으로 머리를 채우는 시간
▪️기록의 시간 : 머릿 속이나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 내어 정리하는 시간
▪️교류의 시간 : 친구나 직장 동료와 만나는 시간
이렇게 정한 시간블럭에 각기 다른 색을 정해줍니다. 색깔로 지정해두고 하루의 시간블럭을 색칠하면, 내가 많이 쓰고 있는 시간블럭은 어떤 건지, 상대적으로 못 쓰고 있는 시간블럭은 어떤 건지 한 눈에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매일 아침마다 시간블럭으로 하루를 예상해보고, 부족하거나 채우고 싶은 색깔을 더 채우며 계획을 해봅니다. 벌써 2년 넘게 아침마다 플래닝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어요. 하루 플래닝할 때마다 회사와 육아에 바치는 시간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인지하게 되고, 그럼에도 회사 외에 내가 마음 먹기에 따라 활용할 시간도 많다는 것도 느낍니다.
시간블럭을 하기 전엔, 회사에서의 시간만 계획을 하며 보냈어요. 그런데 24시간에 시간블럭을 넣고 나니 아이들이 자고 난 시간, 또는 회사 가기 전 시간도 꽤나 만족스럽게 챙길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애들 다 재우고 나서 밤시간이 진짜 온전히 자유롭다고 느끼는 시간인데요, 이전엔 그냥 하릴없이 핸드폰 보며 보내면서 시간을 아쉽게 보낸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시간 블럭으로 하루를 계획하며, 꿀 같은 밤 시간에 제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독서, 글쓰기, 컬러링 등)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더불어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생각보다 시간이 없는 것도 현실이기 때문에 아침 잠을 조금씩 줄이면서 아침에 짧게라도 운동도 하고 혼자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물론! 수면 7시간은 꼭 사수하면서요!
하루가 계획대로 되지는 않지요. 그래서 자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며, 내 계획과 달리 못 챙긴 시간블럭은 없는지 혹은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 시간블럭이 있는지 확인해요.
"오늘은 생각보다 몰입의시간(일)이 너무 많았네. 내일은 시간 안에 끝내게 해봐야겠다."
"이번 주엔 인풋의시간(독서,신문,공부 등)이 너무 없다. 다음 주엔 꼭 챙겨야지."
"나를위한시간(글쓰기,산책 등)은 틈틈히 아주 잘 챙겼어! 내일도 오늘처럼만 내 시간 챙기자!"
이렇게 매일 나의 시간을 돌아보면 저에 대해서도 더 알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30분이면 끝낼 줄 알았던 일도 나한테는 1시간은 넉넉히 필요하다거나 10분만 산책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충분히 리프레시 되려면 30분은 있어야 한다는 것과 같이 나의 시간 씀씀이를 통해 내가 무얼 원하는지, 어떤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거든요.
많은 심리/정신과 전문가 분들이 공통적으로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하루 중 뇌가 비워지는 시간을 갖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도 시간블럭을 시작한 초반에는 제가 시간에 얽매이기도 하고, 계획을 지키려고 스스로를 시간에 가둬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 때 정말 필요한 것이 충전의 시간(휴식, 커피타임, 산책, 하늘 보기, 멍때리기)이었습니다. 하루 30분이라도 잠시 리프레시 하는 시간을 가지면 30분을 놓친 것 같지만, 사실 그 이후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낼 에너지를 얻게 되는 걸 체감했거든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간블럭의 목적은 시간의 주도성을 내가 되찾는 것이예요. 시간에 끌려다니고, 계획 밑에 나를 두는 게 아니라 내가 시간 위에 서서 나의 24시간의 진짜 주인이 되는 과정에서 좋은 툴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