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너무 빠르다.
회사에서도 시간이 빨리 흐르는데, 집에 있거나 쉬는 날이면 마치 시계 바늘에 부스터 달린 것처럼 미친 듯이 빨리 간다.
그렇다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건 절대 아니다.
현재 본가에 있는데, 아침 8시쯤 되면 시끄러워서 강제 기상 해야 한다.
부모님은 새벽 6시 반에 일어나서 수영장에 갔다오는 터라 돌아오면 이 시간이 된다.
그럼 나는 침대에서 뒤척거리다가 늦더라도 8시 30분까지는 집 밖을 나간다.
집이 시끄러워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 또한 수영장에 가는 것이다.
1km를 빡세게 돌고 오면 약 10시 정도 된다.
보통 오늘처럼 일요일 오전에는 집안 청소를 하는 터라 내 몫의 청소인 분리수거 쓰레기를 한꺼번에 들고 나갔다오면 된다.
살짝 잠이 부족한 상황에서 운동하니 살짝 잠이 와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오늘 점심은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보니 나간다고 대답을 들었다.
그럼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갈 줄 알았는데, 꽤 장거리 이동이 예정되어 있었다.
정확히는 친척들과의 식사 약속이 있었고, 50분을 들여 아산만으로 칼국수를 먹으러 간다고 한다.
나는 결정 내려야 했다.
편하게 혼자 집에서 밥을 차려먹을지, 시간을 들여 나가서 밥을 먹고 올지.
아버지 차를 타고 아산만에 가는 걸 택했다.
냉장고를 보니 먹을 게 없고, 그냥 밥 먹고 돌아올 예정이라 해서 라면 보다는 칼국수를 먹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였다.
덕분에 다양한 조개가 들어간 맛있는 칼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집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아산만 근처 친척집에 모여 이야기를 하니 여기서 1시간이 순삭되었다.
이제 진짜로 집에 가는 줄 알았는데, 가는 길에 식자재마트에 들러 장을 봤다.
일주일 동안 먹을 수 있게 재료가 필요한 것이었다.
이렇게 일정을 마무리하고 들어오니 거의 4시였다.
밥 먹으러 나간 시간이 11시 였는데 나갔다 들어오니 5시간이 날라가 있었다.
원래 오후 계획은 밥 먹고 2시 쯤 집에 들어오면 글을 좀 쓰려고 했는데 이 시간이 없어져버렸다.
그래도 저녁 식사 준비까지 1시간 정도 남았던터라 최대한 빨리 글을 썼고, 5시부터 저녁 식사 준비를 하려는데 어머니께서 파스타를 드시고 싶어 하셨다.
오랜만에 내가 실력발휘를 했는데 양파 + 새우 + 버터 + 우유를 이용해 기본 베이스를 만든 뒤 시판 소스를 넣으니 끝내주게 맛있는 파스타 소스가 만들어졌다.
여기에 적당히 삶은 파스타를 섞고 마무리하니 끝내주게 맛있었다.
이렇게 저녁을 먹고 주말 예능 프로그램들과 부모님을 따라 드라마를 보니 하루가 끝났다.
바쁘게 살려고 노력하는 내게 여유로운 일요일이었고, 다음 주를 힘내게 할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