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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드디어 아파트를 샀다.

근데 완벽한 내 집은 아니다.

by 은궐


첫 번째로 본 곳은 서울이었다.

부동산에 관심 많은 지인에게 물어보니 시드가 충분하다면 서울에 진입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거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수도이면서 특별시 중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모여 있는 곳으로, 직장 잡을 때도 다른 도시 보다는 서울이 수월하여 공급과 수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동네다.


문제는 돈이었다.

내가 가진 시드와 앞으로 벌어들일 돈을 계산해보니 서울의 아파트를 매수하기 어려웠다. 정말 서울을 고집해서 들어가야 한다면 서울 외곽의 노후화 된 작은 아파트를 매수할 정도여서 포기했다.


두 번째로 본 곳은 직장 주변인 이천, 용인 지역이었다.

용인은 대출을 무리해서 끌어오면 충분히 진입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천은 용인 보단 시세가 약간 낮지만 생활에 필요한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전에 언급했던 대로 회사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고 당장 입주할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월세 혹은 전세를 받아 대출금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면 어떻게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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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파트 매매 계획을 세우고 있던 중 근처에 있는 용인 고진역 힐스테이트 아파트 청약 정보가 떴다.

호재로는 세종 고속도로 & 제2외곽순환도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국제물류유통단지가 있었다.


워낙 인프라가 잘 동네라고 생각하고 임장도 가 봤는데, 아직 개발이 많이 필요한 동네였다.

아직 들어서지 않은 건물들이 많았고 차가 있어야 주변 인프라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추후 개발 여지가 많고, 많은 인구가 유입될 가능성도 많아보였다.

문제는 돈이었다.


당시 가지고 있던 시드로 가장 작은 평수로 청약을 넣고 분양을 받았을 때 계약금 내고, 중도금을 치루는 동안 정말 거지가 될 판이었다.


정말 좋은 기회이긴 했으나 돈 문제로 청약을 포기했다.

이 글을 쓰면서 한 번 고진역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찾아보니 예상대로 분양가보다 가격이 올랐고 대장 아파트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선전할 것 같다.




내가 가진 자금으로 어느 지역에서 분양을 받아야 할까?


이 최대의 난제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가 시선을 둔 곳이 평택의 고덕국제신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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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파트를 분양 받는 과정에서 실거주의 목적은 지웠다.

지금 1년 뒤의 미래도 모르고, 앞으로 거주지가 어떻게 될 지 모르기에 실거주를 생각하면 어떤 아파트이든 매수가 어렵다는 판단에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고덕국제신도시에서 관심 있게 살펴본 지역은 에듀타운이었다.

일단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품고 있고 국제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더불어 주변 상가에 학원들과 상권 형성이 이루어지면 나중에 아파트 가격이 손해보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점점 학령 인구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생각하면 에듀타운 주변의 아파트의 수요는 있을 거라 판단했다.


아파트 주변에 몇몇 악재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결 될 거라 생각했고 조금 무리를 하는 감이 있지만 내가 가진 금액적으로도 괜찮아 청약 통장으로 분양을 넣었다.


운이 좋게도 아파트 청약이 당첨되었고, 괜찮은 동과 호수를 배정 받았다.

나중에 청약 결과를 보니 그 때 사람들이 악재들로 생각되는 점들이 꺼림칙하여 분양을 많이 넣지 않았다.


덕분에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계약금을 치루고, 중도금도 순차적으로 정산했는데 입주하기 전에 내야 할 잔금이 부족해 부족한 금액은 세입자의 전세금을 통해 일부 메꾸고, 남은 금액은 적금을 들어 은행에 넣어두었다.


어린 시절엔 집이 없어 할아버지 집에 얹쳐 살았었는데 이제는 내 집이 생겼다는 것에 안도감이 크다.

물론 순수하게 내 자본의 100%가 아닌 세입자의 돈이 일부 들어가 있고, 하루라도 빨리 이 돈을 메꿀 수 있게 알뜰살뜰 살아야 하지만 나중에 내 몸을 누울 공간이 생겼다는 것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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